[호기심과학] 식혜의 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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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과학] 식혜의 원리
  • 승인 2003.04.21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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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낼 모레면 명절이다. 명절 음식 가운데 빠지지 않는 것이 식혜(지방에 따라 감주 또는 단술이라고도 한다)다. 식혜의 원리에 대해 알아보자.

식혜는 엿기름(맥아)이라고 하는 물질을 발효시켜 만든다. 미생물의 작용으로 엿기름이 엿당(maltose)으로 변화해 단맛을 내게 되는 것이다. 식혜의 단맛은 곧 엿당의 단맛이라 할 수 있다. 여기서 엿기름이란 엿으로 만든 기름이란 뜻이 아니라 맥아(麥芽), 즉 보리싹을 틔운 것을 말한다. 보리가 싹을 틔울 때는 씨 속에 들어있는 녹말을 아밀라아제로 분해시켜 맥아당을 만들어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그러면, 단맛이 나지 않던 엿기름이 왜 엿당이 되면 단맛이 나는 것일까? 그것은 ‘단당류’와 ‘다당류’의 차이 때문이다.

당은 탄소와 수소, 산소가 결합해 이루어진 탄수화물로 당 분자가 하나씩 떨어져 존재하면 ‘단당류’라고 하고, 단당 분자가 여럿 이어져서 큰 분자를 만든 경우에는 그것을 ‘다당류’라고 한다.

그런데, 단당류는 우리 혀에 닿으면 단맛을 내지만 이것이 여럿 모인 다당류는 단맛이 나지 않는다. 다당류가 화학적으로 분해되어 단당류가 되면 그때에 비로소 원래의 단맛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밥알을 입에 넣으면 처음에는 단맛이 나지 않지만, 오래 씹다 보면 단맛이 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쌀의 주성분은 녹말이라는 다당류인데, 이것을 입안에서 씹다보면 침 속에 섞인 ‘아밀라아제’라는 효소가 녹말을 분해하여 포도당과 같은 단당류로 분해시키게 되고 이것이 단맛을 내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다당류인 엿기름도 그 자체로는 단맛을 내지 못하지만 이것이 미생물과 효소의 작용에 의해 엿당으로 분해되면 비로소 단맛을 내는 것이다.

즉, 단 음료인 식혜가 만들어지려면 엿기름의 다당류가 단당류로 분해되어야 하는 것인데 이 분해 과정을 담당하는 것이 발효에 관계하는 미생물들이다.

참고로 식혜를 만드는 순서를 알아보자.

우선 껍질째 빻은 엿기름가루를 고운 체로 거른 다음, 미지근한 물을 부어놓으면 2시간쯤 지나 아래의 뿌연 물과 위의 맑은 물로 분리된다. 그런 다음 멥쌀밥을 되게 지어 항아리에 담고 엿기름의 맑은 물만을 붓는다. 그 뒤 4~5시간이 지나 밥알이 삭아 동동 떠오르면 조리로 건져 찬물에 헹군 뒤 다른 그릇에 담고 나머지 식혜 물을 끓인다.

아말라아제와 같은 효소는 생명체의 각종 화학반응에서 촉매역할을 한다. 그래서 식혜를 만들 때에는 화학반응이 일어날 만큼 따뜻하게 해줘야 하는데 섭씨 60~70도가 적당하다.

제공 : 한국과학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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