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관의 경우도 종합병원 환자 쏠림현상이 심화되면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의원을 비롯한 의원급의 신용카드 수수료율이 오히려 고가의 진료비를 받고 있는 종합병원급에 비해 훨씬 높아 의료기관별 형평성에 문제제기가 되고 있다.
현재 한의원을 포함한 의원급 의료기관의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은 역설적이게도 의료업 부문 중 가장 높은 2.5%~2.7% 수준(종합병원 1.5%, 일반병원 2~2.7%)이어서 의원급들의 경영난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이와 관련 최근 의협은 “100%에 이르는 신용카드 가맹률을 보이고 있는 의료기관의 환자 대부분이 신용카드로 진료비를 결제하는 상황에서, 경영난이 심각한 의원급 의료기관에 대한 과다한 신용카드 수수료율 또한 경영 압박을 가중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며 “수수료율을 1.5% 이하로 인하해 줄 것”을 청와대 국회 정부 등에 각각 요구했다.
현재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은 카드회사들이 독자적으로 사업체별 매출 및 수익성을 기준으로 책정하고 있어, 금융감독원의 권고 정도에 불과한 단순한 조정기능 이외에는 이를 중재하고 조정할 수 있는 정부기관이 없는 실정이다.
따라서 아무런 여론 수렴과정 없이 카드회사들이 가맹점 수수료율을 임의로 책정해도 가맹점은 이를 따를 수밖에 없으므로 신용카드 수수료율 조정과 관련된 가맹점의 의견은 철저히 배제되고 있다.
더욱이 현행법상 의원급을 대표해 가맹점 수수료 등 거래조건에 대한 계약을 체결·유지하기 위한 단체를 설립할 수 있는 근거조차 마련돼 있지 않다.
동작구에서 개원하고 있는 한 한의사는 “타 업종과 비교해 보았을 때 슈퍼마켓의 경우 신용카드 수수료율이 2.0%이고, 주유소의 경우도 1.50%인데, 국민들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공익적 성격을 띠고 있는 한의원의 카드수수료율이 이들 업종보다 더 높다는 것도 납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올해 국정감사에서 발표된 ‘최근 5년간 의료기관 폐업 현황’에 따르면, 한의원의 경우 2006년부터 2010년까지 5년간 4천11곳이 폐업했으며, 올해 상반기에만 515곳이 문을 닫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예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