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과 간의 이해(2) - 지방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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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과 간의 이해(2) - 지방간
  • 승인 2012.06.28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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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

고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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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은 혈청학적 수치보다 임상증상에 근거해 사용

현재까지는 간질환하면 바이러스성 간염이 많지만, 최근에는 지방간의 빈도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임상에서 간수치가 높다고 하면 가장 먼저 의심할 것이 바이러스성 간염이고, 음주 기왕력이 있다면 술이 간 손상의 주된 원인일 것이다. 특별히 의심할만한 소인 없이 간수치가 높게 나타나면 비알콜성 지방간일 가능성이 높다.
지방간은 임상적으로 알콜성 지방간과 비알콜성 지방간으로 구분하고, 비알콜성 지방간은 최근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므로 향후 임상에서 자주 접하게 될 것이다. 비알콜성 지방간은 음주와 관계없이 간에 중성지방이 과도하게 축적되는 것으로 비만, 인슐린저항성 2형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을 특징으로 하는 대사증후군과 관련이 높다.

대사증후군과 관련이 높은 비알콜성 지방간

임상에서 비만과 지방간을 가지고 있는 경우, 간 기능검사 상 ALT가 80~120 IU/L 정도로 정상(<40)보다 2~3배 높게 유지하고 있는 환자들이 많은데, 대부분은 정기검진을 통하여 환자 본인이 이 사실을 알고 있다. 이때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이나 목적에 부합된 한약, 식습관 교정, 식이요법을 시행하면 간수치가 정상화될 수 있다.
ALT가 높고 肝膽濕熱과 연관된 증후가 있는 경우는 일반적인 補法으로 補氣升提하기 보다는 淸熱利濕하는 치법이 간 기능을 정상화시키고 환자의 증후를 개선한다. 濕證과 熱證이 명확히 없는데, 단순히 ALT가 높다고 淸熱利濕法을 사용하면 도리어 기운이 빠지고 무기력해지는 증상을 호소하는 것을 보게 된다.

개인적으로 간 기능 수치가 정상 범위보다 3배 이상 높지 않고 濕證과 熱證이 명확하지 않으면서 피로를 호소하는 경우 補氣升提하는 補中益氣湯 加減方을 주로 사용한다. 五味子와 垂盆草가 ALT를 낮추고 간세포 보호 작용이 있어서 민간에서 단일 약물을 음료처럼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五味子와 垂盆草를 단방으로 복용하면 비록 ALT가 낮아지더라도 복약을 중단하면 反騰作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환자의 증후에 맞추어 처방에서 대증약물로 첨가하여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40세는 陰氣自半하여 老化가 시작되고, 50세가 되면 五臟의 老化가 시작되는 연령이다. 40대와 50대에 생애 전환기 건강검진에서 내당능장애, 지방간, 비만, 고지혈증, 고혈압을 진단받는 경우가 많은데, 개인적으로 生肝健脾湯과 생활습관 교정을 통하여 모든 검사소견이 호전되는 것을 수차례 경험하였다.

비만인 경우는 비만을 조절해야 하는데 식생활습관을 조절하는 것에 중점을 둔다. 비만 뿐만 아니라, 편식, 불규칙한 식사패턴, 과식, 야식, 음주, 불규칙한 다이어트 등을 동반할 때는 食積에 근거하여 접근하여야 하고 개인적으로는 平陳健脾湯을 주로 사용한다.
혈청학적 검사를 통하여 간 기능 장애가 있어도 한약은 양약과 같이 수치를 근거로 처방하기보다는 항상 환자의 임상증상에 근거하여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혈청학적 검사소견도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의 하나이지 혈청학적 검사에 의존하여 專方專治的인 개념의 한약사용은 아직 명확하게 정립되지 않았다.

따라서 임상에서 간 기능 검사와 환자의 임상증상을 동시에 고려하여 환자에게 가장 적절한 방법을 제시하고 혈청검사를 추적 검사하여 정상화 되는 것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아동비만에서 간혹 간 기능 수치가 높은 경우를 경험할 수 있는데, 대부분 비만을 목적으로 내원한 것이 아니라 성장 등 다른 목적으로 내원하여 받은 기본검사에서 간 기능 수치의 이상을 발견하게 된다. 대개의 경우 추가적인 검사에서도 지방간 이외에 다른 증후가 없으며, 식이조절 후 정상으로 돌아왔다. 따라서 비만한 경우는 항상 간 기능 수치가 높을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여 임상증후를 파악해야 한다.

음주로 인한 지방간

음주로 인한 지방간에서는 개인차가 있음을 고려해야 하는데, 음주를 한 기간이나 양에 비하여 지방간이 없거나 정상인 경우도 있으며, 이와 반대로 음주기간이나 양에 비하여 지방간 정도가 심한 경우가 있다.
선천적인 자질의 차이에서 생기게 되므로 음주와 연관된 것을 살필 때도 음주의 정확한 양과 빈도, 좋아하는 술의 종류, 음주 후의 증후와 현재의 증상을 항상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음주여부를 묻고 본인은 적게 마신다고 하면서 구체적으로 질문하면 소주 1~2병이라고 말하는 경우를 자주 듣게 된다. 음주빈도에서도 본인은 일주일에 두세 번 조금씩 마신다고 하지만, 같이 온 가족은 거의 매일 마신다고 말하는 경우를 자주 본다. 따라서 음주여부를 물을 때는 빈도와 음주 양, 알콜 도수를 고려하여 꼼꼼하게 물어볼 필요가 있다.

음주를 많이 하여 지방간이 되고 간경변증이 될수록 복진에서 간이 딱딱하게 만져지는 경우가 많다. 酒積이라고 할 수 있는데, 酒傷證에 근거하여 치료한다. 개인적으로 對金飮子, 生肝健脾湯을 자주 사용하는데, 음주 후의 간 기능 개선이나 임상증상은 호전되었고, 심지어 일부 환자는 치료 후에는 술을 더 많이 먹을 수 있어서 좋다는 경우도 들었지만, 음주 욕구가 줄어드는 것은 경험하지 못하였다.

환자에게 음주욕구를 감소시키는 방법 중의 하나로 음주가 생각나는 시간에 약물을 복용시켜 술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경험방으로 술을 끊게 하는 방법 중에 자주 먹는 된장찌개에 조금씩 본인 모르게 술을 넣어 주게 되면, 나중에 술을 마실 때 된장냄새가 나서 술을 꺼리게 된다는 것이 있는데, 실제 유효성에 대해서는 확인해 보지 못했다. 음주 욕구를 감소시킬 수 있는 치료법 및 약물개발은 잠재시장이 대단히 크므로 향후 연구되어야 할 것이다.

고흥 / 세명대 한의대 내과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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