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으로 보는 세상(30) - 마지막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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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으로 보는 세상(30) - 마지막회
  • 승인 2012.08.02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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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연상

조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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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을 사랑하는 분들께 드리는 말씀

필자는 근 반년에 걸쳐 이 칼럼을 통하여 한의학의 가장 근본인 기의 흐름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글을 써왔다. 보는 이에 따라 무리라고 생각되는 부분도 있었겠지만, 필자가 논리를 전개하는데 비약은 있었어도 견강부회는 털끝만큼도 없었다는 것은 확인해 주고 싶다. 이제 칼럼을 마무리지면서 한의학의 현실과 미래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첫째, 한의업으로 먹고 살기 힘들다는 얘기에 관해 자성할 부분이다. 필자가 느끼기에도 한의사 개인별 수입이 예전에 비해 그런 경향은 분명하다. 그런데 현실은 수많은 건강식품업자들이 더욱 더 번성하고 있다.
예컨대 아무런 의료지식도 없는 자들이 본초 하나 들고 나와 마치 만병통치약으로 대중에 다가가 수익을 올리고 유행을 만들어 내는 것을 보면 결코 의료시장만을 탓할 수 없다.
오히려 한의사 집단은 그들보다도 더 많은 상품재료와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 그리고 제도적인 뒷받침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찌해서 위축되고 있는지에 대한 반성이 더 필요할 뿐이다.
둘째, 한의학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얻는 문제다. 의료사이비가 대중에게 인기가 있는 것은 단순히 대중의 무지 탓이라고 하는 것은 한의사들의 지나친 자만이다.
전문가로서의 지식과 기술을 바탕으로 의료사이비들의 시술이나 의론에서 그들의 생리와 병리의 잘못된 점을 정확하게 지적하고 홍보하는 과정자체가 한의학을 홍보하는 것이고 대중으로부터 신뢰를 얻는 일이다. 이와 더불어 일부 한의사들의 비상식적인 의료광고 역시 제한되어야 한다.
셋째, 의료소비자가 갈등을 겪을 수밖에 없는 한의학과 양의학이 부딪히는 부분에서 물러서지 말아야 한다. 이런 경우 한의학과 양의학의 장점과 단점을 정확하게 비교하여 환자의 선택적인 판단에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 권력에 밀려 질 때는 지더라도 처음부터 싸우지 않는 자는 언제나 무시당할 수밖에 없다. 피투성이가 되도록 싸워야 그 과정에서 한의학의 관점이 알려지게 되면 의료소비자도 만족하고 한의학도 입지가 굳어진다.
넷째, 많은 한의사들이 평소에 한의학에 대해 공부하고 있는지 의심이 갈 정도다. 전에 한의사들 모임 사이트에 젖먹이들의 아토피를 치료하는 방법으로 수유하는 엄마의 간을 치료하면 된다는 사례를 두 번이나 올린 적이 있었다. 필자의 과문 탓인지는 모르겠으나 이런 치료법은 동서를 통해서 지금까지 없었던 치료법이다.
그런데 조회 수를 보니 이런 새로운 치료법이자 실제로 한의학에 대한 대중의 신뢰뿐만 아니라 한의사의 수입이 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한의사들로부터 별로 관심을 끌지 못한 것에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다섯째, 한의학이 대중화가 되기 위해서는 대중이나 ‘귀족’들에게 한의학의 생리와 치료이치를 확실하게 알려 대중의 인증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 부분에서 한의학계 내부의 자료와 이론의 정리 그리고 전략적인 대중접근법에 대한 연구는 필수다.
여섯째, 미래산업으로서 의료업은 그 비중이 더 없이 크다. 그런데 모든 산업부문이 그렇듯이 규모가 커지면 결국은 세력집단 간의 패권경쟁으로 귀결된다. 의료적인 면을 떠나 경제적인 면에서 한의업이 서구 중심의 거대자본이 지원해주는 양의업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한의학적 치료를 중시하는 중국 인도 기타 중앙아시아지역과 공동의 이익을 위해 전문적이고 실천적인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 거대자본은 예컨대 약재 표준화 등을 핑계로 한의업 자체를 통제하려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

평소에 생각한 것을 두서없이 정리해보았다. 한의학의 미래를 위해 그리고 모든 사람들의 건강한 삶을 위해 정열과 패기에 찬 젊은 한의학도들이 뛰어주기를 기대해본다.


조연상
서울 강남할아버지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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