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본초비담(本草秘談)」 작가 정철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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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본초비담(本草秘談)」 작가 정철 씨
  • 승인 2012.08.16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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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슬기 기자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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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초라는 소재 통해 세상의 인본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서사적 스토리와 더불어 붓만으로 100% 수작업으로 그려 한 컷 한 컷 수묵채색화를 연상시키는 작품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네이버 웹툰(web toon) 「본초비담(本草秘談·글/그림:정철, 감수:신미경)」. 특히 약초에 대한 설화를 재구성한 스토리텔링으로 한의학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내 숨겨진 한의학 홍보메신저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8일 서울 남산 아래 애니메이션센터 인근에서 정철(39) 작가를 만나 「본초비담」에 얽힌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약초’라는 소재 통해 인본 표현 
“약초는 꼭 다뤄봤으면 하는 소재였고, 스토리 속에서 근본적으로 세상의 인본(人本)에 대해 이야기하려 하는데 약초만큼 밀접하게 보여주는 게 없다고 생각했습니다.”그는 “사랑을 보여줄 수 있는 대개의 근본적인 소재들은 ‘힐링’으로, 사람 사이에서 힐링을 주는 것은 가장 단순하게 약이라고 생각했고 그것에 관심이 많았다”며, “‘약초’란 소재를 만났을 때 봇물 터지듯 상상력이 발휘됐다”고 말했다.
「본초비담(本草秘談)」은 약초에 숨은 전설이란 뜻으로 중국 유가 출판사의 「중의약적고사」 등의 설화나 민담이야기를 토대로 만들어졌다. 그럼 약초 관련 설화를 만날 수 있었던 계기는 무엇이었을까.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알고 지낸 신미경 원장의 오디한의원에 들렀다가 약초에 관한 재미있는 설화들을 듣고 구상하게 되었다고 한다. 
“제가 스토리를 구성하고 캐릭터의 상황과 병증을 설명하면 신 원장님이 다양한 치료방법을 소개해주고 다시 수정과 검토과정이 이루어지는데, 신 원장님과는 스토리텔링 단계부터 함께 작업합니다.”
그는 책과 자료를 토대로 6개월 이상을 공부했으며, 원고 및 그림 등 8개월이 넘는 준비과정을 통해 「본초비담」을 탄생시켰고, 평균적으로 주 6일 하루 14시간씩 그려 매주 화요일 네이버 웹툰에 작품을 연재를 하고 있다.  

웹툰 「본초비담」 제2부 9화 악사의 한 장면.
설화를 재구성한 스토리텔링으로 약초 키워드 언급
「본초비담」은 지난 2011년 9월부터 현재 ‘제1부: 형제와 호랑이’와 ‘제2부: 패수에 흘린 눈물’을 합쳐 총 49회가 연재 중이다.
그는 “제1부는 인삼설화를 바탕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재구성 한 것으로 인삼설화에 원래 호랑이는 안 나온다”며, “한약이 써서 싫다하면 당귀나 감초 등을 섞어서 조제하듯이, 스토리텔링 전략으로 호랑이는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해 이야기를 읽어줄 수 있는 문턱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한의학, 본초에 관한 전문적인 소재를 활용해 어떤 기준으로 작품이 전개되는지 묻자 “제2부의 경우 설화 10개 정도로 이야기의 맥을 잡아놓았다”며, “제2부는 다치는 사람이 많아 치료해야 하는 경우도 많아 약초의 종류가 더 많다”며 웃는다.   
이어 “약초는 키워드는 한 두 개만 노출을 하며 자문을 받으므로 객관적으로 검증이 되었으나, 시대배경을 고조선으로 정해두고 작업하기 때문에 복장이나 도구, 가옥 등은 고증이 매우 어렵고, 현대의 치료법과 안 맞는 부분도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약초가 궁금하면 찾아볼 수 있는 경로가 넘쳐나기 때문에 약초는 굳이 학습만화처럼 자세하게 설명하지 않는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본초비담」은 약초와 관련된 테마공원
주 독자층은 20대가 가장 많지만 독자층의 스펙트럼은 다양하다.
“한의대생의 경우 본초 관련한 리포트를 보내주고, 약초 재배자의 경우 동네 약초 설화를 보내주며 소재로 활용해 달라는 등 도와주겠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그는 석·박사학위 논문에서 나온 것을 여러 방법을 통해 검증한 후 스토리에 반영할 만큼 탄탄한 작업을 한다.   
작품을 연재하면서 보람을 느낄 때를 묻자 “테마는 힐링입니다. 「본초비담」에 놀러 오시는 관광객들한테 제 만화는 어떻게 보면 자연과 약초와 관련된 테마공원으로서, 웃거나 울거나 답답한 스트레스를 푸는 좋은 관광지 같은 곳입니다. 사람들이 삶 속에서 얻는 거대한 스트레스를 환기하고 힐링해서 없애주는 소중한 존재라고 확신합니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성인이 되어서 만화를 보는 것을 주저하는 분들이 많은데, 요즘은 만화를 보기 참 편한 세상이 되었고 다양한 장르의 만화가 있어서 자신이 어떤 장르의 만화를 즐기고 좋아하는지 발견한다면 굉장히 즐거울 것”이라며, 더불어 “약초를 소재로 한 만화를 통해 한의학을 친근하게 접근하듯이, 한의계에서도 한의학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알리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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