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한약 임상사례(80)-3세대 한의원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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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한약 임상사례(80)-3세대 한의원을 꿈꾸며
  • 승인 2014.04.18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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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우

이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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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 3세대 한의원
보험진료 영역과 의존도를 놓고 보면 한의원의 역사와 형태를 다음의 3단계로 나눠볼 수 있다.

▲ 1세대 한의원: 2000년도 이전에 보험진료에 의존하지 않고도 비보험 탕약만으로도 유지나갈 수 있었던 시절의 한의원. 즉 보험진료에 대한 의존도가 상당히 낮았다.

▲ 2세대 한의원: 2000년도 이후 신규 한의과대학 졸업생의 배출이 많아지면서 침치료를 위주로 한 보험진료 의존도가 높아지는 시절의 한의원. 주로 ‘침치료+탕약치료’의 진료형태를 가진다.

▲ 3세대 한의원: 최근 침치료시장도 포화가 되어 ‘침치료+보험한약치료’를 통해서 급성내과질환을 위시한 1차진료를 위주로 하는 한의원. EBM에 근거한 진료표준화가 결합되어야 보다 시너지를 낼 수 있다.

3세대 한의원의 특징은 근골격계 위주의 보험진료에서 벗어나 급성내과질환을 비롯한 다양한 질환을 보험한약으로 진료하는 진료형태를 가진 한의원을 말한다. 3세대 한의원과 관련되 키워드로는 ‘보험한약, 급성내과질환, 진료표준화, EBM, 1차진료, 치료의학’ 등이라고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5년간의 보험한약 사용결과
보험한약 진료에 실망하는 목소리 중에서 가장 두드러진 것이 “보험한약 진료는 비용만 증가시키고 이득이 없다는 것”이다. 필자의 한의원은 2008년 말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보험한약 사용을 시작했으며, 지난 5년간의 조제건수와 보험한약 사용량에 대한 결과를 소개하여 보험한약 사용이 한의원에 도움이 될 수도 있음을 제시하고자 한다. 

그림1. 보험한약 조제건수와 사용량(일분)
우선 보험한약 조제건수의 경우, 2009년도에 1485건이었는데, 2010년도에는 1814건, 2011년도에는 2250건, 2012년도에는 3126건, 2013년도에는 3447건으로 늘었다. 보험한약 사용량의 경우도, 2009년도에는 3779일분이었는데, 2010년도에는 5187일분, 2011년도에는 6286일분, 2012년도에는 9092일분, 2013년도에는 9269일분을 사용하여 점점 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림 1 참조>
즉 보험한약 사용하기 이전인 2008년도에 비해서 2013년도에는 보험진료건수가 3447건 이상이 증가한 것이다.(보험한약을 처방한 3447건보다는 조금 더 증가한 것 같다.) 2013년도 보험한약 재료비가 1389만2413원으로 한달에 100만원 이상이었지만, 그로 인해서 증가한 진료비는 재료비를 상쇄하고도 남는 수치라고 생각된다. 그래서 “보험한약 진료는 비용만 증가시키고 이득이 없다”는 주장은 필자의 경우에는 해당되지 않는 것 같다.

2013년도 빈용 보험한약
2013년도에 가장 많이 사용한 보험한약은 반하사심탕으로 총 1291일분을 사용했다. 두 번째는 작약감초탕 임의처방이었는데 1277일분을 사용했다. 작약감초탕은 근골격계 질환에도 사용하지만 50% 정도는 반하사심탕과 함께 복통이나 식도염환자에게 처방하였다.
총 36가지(임의처방 3가지 포함) 보험한약 중에서 200일분 이상 사용한 처방은 12가지였으며 순서대로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그림2. 2013년도 다빈용 보험한약
①반하사심탕 1291일 ②작약감초탕임의처방 1277일 ③소청룡탕 1043일 ④형개연교탕 973일 ⑤불환금정기산 704일 ⑥자음강화탕 505일 ⑦연교패독산(491일) ⑧독활방풍탕 임의처방 471일 ⑨반하백출천마탕 390일 ⑩갈근해기탕 315일 ⑪삼소음 251일 ⑫평위산 218일 <그림 2 참조>
작약감초탕 임의처방 중 50% 정도와 독활방풍탕 임의처방은 주로 근골격계 질환에 사용했지만 다른 보험한약들은 대부분 감기 위장질환 피부질환 갱년기 등에 사용한 보험한약들이다. 즉 필자의 경우는 대부분 비근골계 질환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다스리는데 보험한약을 활용하였다.

보험한약을 잘 활용하기 위해
보험한약만 구비한다고 해서 보험한약 사용이 늘어날까? 전혀 그렇지 않을 것이다. 보험한약을 사용해서 급성내과질환을 치료하여 효과가 있어야 그런 환자들이 늘어서 보험한약 사용이 증가할 것임은 자명하다. 급성내과질환 환자가 늘고 보험한약 사용이 늘어날 수 있는 방법은 수없이 많겠지만, 필자가 기울였던 노력들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1차 진료를 위한 여건을 마련했던 것 같다. 감기 환자의 경우, 비내시경을 준비해서 비강과 귓속을 항상 확인하였다. 청진기를 양질의 제품으로 준비하여 필요시 청진을 적절히 시행하였다. 고막체온계를 수시로 활용하였으며, 설압자를 사용해서 편도를 항상 체크하였다. 본원에서 급성내과질환을 보험한약으로 치료한다는 원내광고를 하여, 환자들이 보험한약을 이용한 진료가 가능함을 충분히 공지하였다.
둘째, 가능한 평판이 좋은 보험한약 회사의 제품을 사용하도록 노력하였다. 한의사들 커뮤니티를 통해서 가장 평판이 좋은 회사를 두 군데 정도 선택하여 그 회사제품들을 활용해왔다.
셋째, 1차 진료에 도움이 되는 지식들을 꾸준히 준비하였다. 필자가 그동안 칼럼들을 쓰면서 인용했던 EBM서적이나 양방서적들을 진료에 필요할 때마다 참고하였으며, 틈틈이 지인들의 자문도 구하였다.

마지막으로
보험진료에 의존하지 않고 특화질환을 통해서 상당한 매출을 올리고 있는 1세대 한의원들도 여전히 많으며, 근골격계 질환을 잘 다스려서 침치료만으로도 100명씩 환자를 보는 2세대 한의원들도 상당수가 건재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처럼 고가의 한약을 권하는 것은 왠지 꺼려지고 근골격계 질환은 상대적으로 자신이 없는 선생님들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모든 한의원이 특화질환을 진료할 수는 없을 것이며, 근골격계 질환을 중심으로 침환자를 보는 한의원들도 포화상태에 이른 징후들이 여러 군데에서 나타나고 있다.
한의원마다 사정이 다르기 때문에 필자의 경험이나 의견이 어느 한의원에나 필요치는 않겠지만, 혹 보험한약 사용을 망설이는 선생님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이렇게 용기 내어 소개코자 한다.

이준우 / 경기 탑마을경희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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