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부스(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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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부스(2002)
  • 승인 2003.09.05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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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 끊으면 죽어!’


높은 빌딩이 어지럽게 꽂혀있는 뉴욕의 거리. 휴대폰으로 통화를 하며 잰 발걸음으로 쫓기듯 걷는 뉴요커들 사이에 누가 사용할까 싶은 공중전화 부스가 서 있다.

하지만 두세대의 휴대폰을 번갈아가며 쉴새 없이 떠들어대는 홍보맨 스투(콜린 파렐)는 여자친구에게 전화를 걸 때는 꼭 이 공중전화를 사용한다. 아내가 통화내역을 확인하기 때문이다.

애인과의 통화를 끝내고 수화기를 내려놓는 순간, 공중전화에서 벨이 울린다. 무심코 들어올린 수화기에서 “전화를 끊으면 죽는다”라는 낯선남자의 경고(목소리:키퍼 서덜랜드)가 들려온다.

‘폰부스’는 공중전화 부스에 갇힌 남자가 죽음의 위협을 받는다는 내용이다. 따라서 카메라는 뉴욕 한복판에 있는 전화부스와 그 근처를 배회하고, 스투에게 총구를 겨누고 있을 어딘가의 건물을 의심의 눈초리로 지나칠 뿐이다. 80분 동안 스투와 살인자의 실랑이가 이 영화의 모든 것이다.

제한된 공간에서 두 인물의 긴장된 설전이라는 소재자체가 신선하고, 보여줄 거리를 묶어놓기 때문에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화면을 분할화면 등의 테크닉을 써서 생각보다 지루함이 크지는 않다.

살인자가 피해자 스투에게 자신이 부정한 사실을 스스로 고백하도록 강요하는 과정에서, 평범한 소시민 스투의 거짓된 실체가 폭로되는 과정은 마치 고해성사를 듣는 기분이다. 하지만 여기서 살인자가 왜 스투를 지목하고 총구를 겨누는지 명확한 설명이 없다는 점이 미완결된 이야기같은 느낌을 준다.

스투는 평소대로 공중전화로 팸(케이티 홈즈)을 유혹하는 통화를 마치고 돌아나오려는 순간 걸려온 전화를 받아들고 죽음의 협박을 받는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사이 공중전화 부스 옆에 있던 남자가 살인자의 총에 맞아 죽자, 곁에 있던 스투가 오히려 용의자로 지목되고, 몰려든 뉴욕경찰과 시민들은 스투를 미치광이 살인범으로 오해하는데…

오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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