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로 본 최근 한의계의 현실
상태바
통계로 본 최근 한의계의 현실
  • 승인 2015.08.27 09: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선동

이선동

mjmedi@http://


기고: ‘한의계의 현재와 앞으로의 발전 방안은?’ <1> 이선동 상지대 한의대 교수

한국 한의계가 어렵다. 환자가 치료를 위한 한방의료기관 방문을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외적으로 경제적 어려움도 있고 통계에 의하면 의과나 치과도 어렵다고 하지만 한의계는 상대적으로 더 힘들다. 왜 그런지 다 같이 생각해보고 이것을 이겨내기 위해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같이 고민해 보자.
이 글은 몇 편으로 나누어 싣고자 한다. 우선 서론으로 먼저 한의계의 통계 및 지표를 중심으로 본 현실, 환자가 한방의료기관을 외면하는 이유를 알아보겠다. 다음으로 “환자를 오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어떻게 하면 되는가” 등을 한의계가 할 수 있는 것을 중심으로 논의하려고 한다. 가능한 객관적 자료와 근거를 바탕으로 하며 저자의 개인적 의견도 제시하겠다.
논의의 내용이나 방향이 각자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한의사로서, 전체 한의계 발전을 위해서 잠시 자신의 생각을 내려놓고 남의 의견을 들어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다고 본다. <필자 주>


“치료전문성에 대한 불신·불만
높은 본인 부담금도 장애 요인
통증질환 편중, 새 시장 개척 필요”


한의계의 최근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하여 객관적인 진단이 중요하다. 선치(善治)하려면 선진(善診)해야하는 것처럼(善治者善診也). 이를 위해 대표적 통계가 있으면 좋은데 다행히 정부에서 한방정책을 위해 전국을 대상으로 2008년, 2011년, 2014년 3회에 걸쳐서 한방의료 실태를 조사해온 자료가 있다.

본 원고에서는 이 중에서 가장 최근에 조사된 2014년 자료를 주로 이용하려고 한다. 이외의 자료도 사용할 것이다. 국가가 전 국민을 대상으로 조사한 것이라 대표성과 신뢰할 만한 것임을 먼저 밝힌다. 통계의 의미와 가치를 생각해 보자.

한방의료 이용 실태

이 선 동
상지대 한의대 교수
최근 3개월 동안(조사 시점 기준) 한방 외래 이용률은 27.1%, 입원률은 0.8%, 진료횟수는 평균 4.2회이며 지출한 의료비는 1만원에서 5만원 미만이 37.2%로 가장 많았다. 외래이용 횟수는 연령이 높아질수록 증가하였으며 남자에 비해 여자가 높았고 연령별로는 50대에서 가장 높았다.

외래 이용 질병은 근골격계 질환(요통, 근육부상, 발목 삠, 관절염 등), 입원 이용은 뇌졸중, 디스크, 교통사고 순으로 이용하였다. 이러한 질병 치료 이외에도 보약, 체질개선, 다이어트 이용 등도 많았다.

주요 치료법은 침 치료(59.2%), 탕약(27.6%), 한약제제(4.9%), 한방 물리요법(4.6%) 순이었으며 질병이 있을 때 주로 치료하거나 상담하는 곳은 한방치료기관이 17.4%로 병의원 78.7%보다 매우 적었다. 특히 19세 이하의 한약 복용 이유는 보약, 체질개선, 키 성장, 허약 순이었다.

이의 시사점은 특히 입원이용률이 매우 낮으며 치료 질병도 전통적 통증 질환 및 뇌졸중 등이었다. 주요 치료법 중에서 특이한 것은 한약보다 침 치료가 배 이상으로 높아 한의사들이 침 치료 중심의 진료를 진행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특히 19세 이하의 진료내용은 일반적인 치료기관의 그것과는 매우 다름을 알 수 있다. 외래 진료의 만족도는 만족 이상이 66.9%, 입원은 82.8%이었으며 불만족 이유는 “치료효과가 없었다”에서 외래가 60.3%, 입원이 41.7%로 가장 높았고 다음이 “비싼 진료비”에서 외래가 28.2%, 입원이 25.0%였다.

한방 의료의 개선사항으로는 고가의료비(40.9%), 한약재 안전성(27.6%), 치료효과의 불확실성(15.5%), 전문성 제고(9.2%), 진료범위 확대(3.4%), 시설 장비의 개선(2.9%) 순이었다.

이의 시사점은 외래 및 입원의 한방 진료 만족도는 비교적 긍정적이나 더불어 불만족 및 개선사항도 많았다. 예를 들어 치료효과가 없거나 불확실한 점, 전문성의 의심 등 한의사의 진료 결과에 상당한 불만과 의심이었다.

상당수의 한방 의료 소비자들은 한의사의 진료수준 및 전문성을 의심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다른 조사에도 한방진료를 이용하지 않는 이유로 ‘한방진료를 받을 만한 질병에 걸리지 않아서’, ‘한방치료는 비효율적이고 효과가 없을 것 같아서’로 응답하고 있다. 그동안 한의계를 어렵게 하는 것들이 비아그라로 인한 보약시장이 무너지고 최근 건강기능식품 때문으로 보는 것과는 다른 부분이다.

이러한 요인이 영향을 안 주었다고 볼 수는 없지만 실제 주요 요인은 한의사의 치료전문성의 문제로 발생하는 소비자들의 불신과 불만으로 보인다.

또한 최근 한약 소비의 급격한 감소 이유도 한약 안전성에 대한 불안감이었다. 한약 소비 증가를 위해서는 한약 안전성의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한방 의료 기관 운영 실태

한방병원의 설립 주체는 2011년에 비해서 의료 법인과 학교 법인이 감소하고 개인이 운영하는 병원이 두드러지게 증가하였으며 한방병원과 한의원 모두 양방과의 협진이 감소하였고 한의원에서 프랜차이즈 가입이 소폭 증가하였다.

평균 매출액은 한방병원이 55억100만원이고 한의원이 7억500만원이며 진료비 수익은 한방병원이 26억7800만원, 한의원이 2억3900만원으로 나타났다.

진료비 수익 중 비 보험 수익 비율은 한방병원이 47.5%, 한의원이 37.5%이며 이 중 탕약의 비율은 각각 34.5%, 58.7%이며 평균 금액으로는 한방병원이 4억3900만원, 한의원이 5300만원이었다. 또한 평균 건강 보험 진료비(2013)는 한방 병원이 각 9억2000만원, 한의원이 1억4000만원이었다.

최근 3년간 한방 의료기관 이용 환자 수의 변화 추이는 한방병원이 연 평균 -0.2%, 한의원은 1.3% 증가였다. 한 제 당 한약 가격은 일반 치료제는 15만2000~29만3000원, 보약은 30만~48만원으로 가격이 계속 증가하였다.

위의 시사점은 한방병원의 설립 주체가 개인인 경우가 크게 증가하였으며 한의원 운영은 네트워크 한의원이 증가 추세에 있다는 것이다. 매출액이나 진료비 수익률은 일부 감소 중이며 이 중에 탕약 비율이 전에 비해 매우 적었다.

또한 건강 보험 진료비는 감소 또는 일부 증가하였으며 한약 가격은 점차 증가하였으나 가격의 차이가 제각각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시장 규모

한방 의료비 규모(2012년)는 4.3조원으로 국민 의료비(97.1조원)에 대비 4.5%, GDP대비 0.3%이었다. 비급여 본인부담률은 50.3%로 양방의 상급 종합병원이 26.3%, 종합병원이 22.1%, 의원 14.8%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우 높았다.

한의사 수는 2만3000명, 한방 의료 기관 수는 1만3312개(한방병원 212개, 한의원 1만3100개)로 의사 수는 11만5000명으로 한의사 수 보다 5배 많았고, 의료기관수는 3만1335개로 2.4배 많았다. 근육 골격 계통 및 결합조직 질환 수는 전체 환자 수의 58.4% 진료비는 53.0%를 차지하였다.

근골격계의 통증질환의 심각한 편중이용은 이미 다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한방의료를 이용하는 질병의 종류는 많지 않다. 통계에 잡히는 상위 질병으로는 위장장애, 감기, 화병, 고혈압, 피부미용, 당뇨병, 아토피 등 20여개 정도일 뿐이다. 이러한 대다수 질병은 난치성의 만성퇴행성질환들이다.

이러한 편중된 의료이용과 난치성 질병치료는 한의원 이용과 환자의 진료만족도 등의 지표에 나쁜 영향을 주며 동시에 실제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한방 의료 급여 외래 전체 환자 수는 45만명(2007년)에서 41만명(2013년)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하였으며 한방 자동차 보험 진료비는 643억으로 약 17%를 차지하였으며 이 중 외래 진료비 비중이 높았다.

위의 시사점은 의사 대 한의사 수에 비해 한방 의료비가 너무 적으며 본인 부담금도 양방에 비해 매우 높았다는 것이다. 이것이 한방 의료 기관 이용에 큰 장애 요소임을 알 수 있다.

특히 근 골격 계통 및 결합조직 질병을 가진 환자수와 진료비가 전체의 반 이상을 차지하여 한의사가 진료하는 질병이 통증질환에 너무 편중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기존 다빈도 이용질병의 전문성 제고와 한의우세병종 등 새로운 시장의 개척이 중요하다.

한의사의 공급과잉

한의사의 공급과잉도 큰 문제로 2013년 보건의료인력수급 중장기 추계결과(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전망에서 2030년 활동한의사는 2만9327명으로 현재보다 46.4%증가할 것이며, 이는 공급과잉이 될 것으로 예측하였다.

또한 이 연구는 인력공급과 수요를 종합적으로 추계한 결과 한국 전체 보건의료인력수급이 2030년 10만3596~12만6648명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한의사인력은 696~1776명의 공급과잉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면허한의사수는 매년 800명씩 증가하고 있으며 10년 내외로 공급과잉이 예측되는 3만명 시대를 맞이하게 된다. 앞으로 의사와 한의사, 한의사와 한의사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중요 한방 의료 관련 최근 통계를 알아보았다. 어느 정도 예상된 것이지만 좋아진 지표보다 나빠지거나 부정적인 지표가 많았다. 노인 인구의 증가와 소득 수준 향상, 건강에 대한 관심 증대로 한방 의료의 관심과 이용이 증가될 것으로 예상하였지만 그렇지 않다. 왜 그런가?  <계속>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