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해져서 세상을 바꿀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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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해져서 세상을 바꿀 거야
  • 승인 2017.08.18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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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성진

황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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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읽기 | 노래로 쏘아 올린 기적


최근 한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선정된 가수들로 구성된 아이돌 그룹의 인기가 급상승 중이다. 한 때 오디션 공화국이라는 말까지 들을 정도로 여러 방송에서 오디션 프로그램이 주류를 이루었다가 최근에는 주춤하는 듯 했지만 새로운 스타를 발굴하는 오디션에 대한 매력은 여전한 것 같다. 이미 국내외적으로 오디션을 통해 인생역전한 사람들을 많이 봐왔기에 대중들에게 또 다른 기대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하기 때문인 것 같다. 그런데 이러한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한 사람의 인생뿐만 아니라 한 국가의 운명까지 바뀌게 할 수 있을까? 그 정답은 이번에 개봉하는 <노래로 쏘아 올린 기적>에서 찾아볼 수 있다.

감독 : 하니 아부 아사드
출연 : 타우픽 바롬, 카이스 아타라, 히바 아타라

팔레스타인 가자 난민 지구에 살고 있는 노래를 좋아하는 소년 아사프(카이스 아타라)는 누나(히바 아타라)와 친구들과 함께 밴드를 만들어 공연을 하면서 카이로의 오페라 하우스 무대에 서는 꿈을 꾸게 된다. 하지만 악기 하나 구하기 힘든 현실과 갑자기 불어 닥친 불행은 소년의 꿈을 송두리째 빼앗아 버린다. 몇 년 후, 전 세계 오디션 열풍을 몰고 온 ‘아랍 아이돌’ 예선 소식을 들은 아사프(타우픽 바롬)는 실낱 같은 희망으로 방송에 출연하기로 결심한다. 삼엄한 국경을 넘어 이집트로의 목숨 건 탈출을 감행한 아사프는 우여곡절 끝에 생방송 무대에 오르게 되고, 그의 노래는 전 세계에 생중계 된다.

<노래로 쏘아 올린 기적>은 돈도 없고, 악기도 없고 가진 건 오직 목소리 뿐인 팔레스타인 난민 소년의 사생결단 오디션 도전기를 그린 영화로 2013년 중동의 오디션 프로그램 ‘아랍 아이돌’에 출연해 팔레스타인 난민 최초로 우승을 거머쥔 무함마드 아사프의 실화를 다루고 있다. 사실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리는 오디션에 참가하기 위해 국경을 탈출하는 장면이 너무 영화적이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실제로 그의 오디션 참가기는 그 어떤 영화보다 더 스펙터클 했으며, 결승자를 발표하는 마지막 방송은 아랍 방송 역사 사상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했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높았다고 한다. 물론 아랍 문화권의 노래이다 보니 우리가 흔히 아는 노래와 창법 자체가 달라 낯설게 느껴지면서 감정이입하는데 약간 문제가 있을 수도 있지만 오디션을 통한 인생극장에 초점을 맞춘다면 쉽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영화의 배경이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이다보니 전쟁으로 다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과감 없이 보여주면서 관객들의 마음을 무겁게 한다. 하지만 영화의 내용은 꿈을 이루고자 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다룬 만큼 결코 무겁지 않으며, 오히려 자신의 재능으로 유명해져서 세상을 놀라게 해주겠다는 그의 꿈을 통해 희망이 무엇인지 얘기해주고 있다. 단, 전반적으로 뚝뚝 끊기는 편집으로 인해 영화의 흐름이 자연스럽지 않고, 마지막 오디션 장면에서는 실제 방송 화면과 영화 장면이 섞이면서 급작스럽게 주연배우가 변경되는 등 약간 당황스러운 부분들이 없지 않아 있지만 실제 영상을 통해 전해져 오는 팔레스타인 국민들의 열기를 보며 마치 월드컵 4강에 올랐을 때 우리나라의 모습을 생각나게 한다. 짧은 여름방학이 끝나고 새로운 2학기를 시작하는 청소년들에게 꿈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 번 일깨워줄 수 있는 영화이며, 실제 주인공의 오디션 참여 영상은 유튜브를 통해 감상할 수 있다. <상영 중>

황보성진 /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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