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고정훈·성은미 부부의 濠洲일기(3) - 교육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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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고정훈·성은미 부부의 濠洲일기(3) - 교육환경
  • 승인 2004.03.16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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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짜여진 교육 프로그램과 프로 선생님들
외국인 초등생 교육비 연간 900만원

사진설명-이민국인 호주에서는 각자 자기나라의 전통의상과 국기를 가져오는 행사를 가진다. 중앙의 태극기를 두른 아이가 장남 락영이.

처음 유치원에 적응하기

1년 전 이곳에 올 때만해도 락영이가 이곳에서 학교를 다니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었다. 여튼 처음에 이곳에 와서 락영이는 유치원에 다녔었다.

쉽게 상상하겠지만 영어라고는 한마디도 못하는 검은 머리 4살짜리(한국 나이 6살) 꼬마 락영이가 처음 유치원에 다니던 나날은 우리 가족에게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다.

락영이를 두고 나올 때면 아이의 얼굴에 그대로 드러나는 그 난감한 절망감이 한동안 우리 부부를 괴롭히곤 했다.

저녁 내내 집에서 내일 유치원 안가면 안되냐고 조르는 아이에게 우리가 과연 지금 잘 하고 있는지 근본적으로 회의가 들곤 했다.

아이를 데리러 유치원에 가면 락영이는 언제나 혼자였었다. 정말 우두커니 유치원 놀이터 담벼락에 기댄채 혼자 서 있곤 했다.

한번은 그런 아이를 먼 발치에서 10분 정도를 살펴 본 적이 있었다. 아이는 내도록 그렇게 담벼락에 기대서 먼지가 뽀얗게 앉도록 발로 흙장난만 하며 시무룩하게 있었다. 아… 그곳에서 우리 아이는 이방인 그 자체였다.

그 생활을 한달 정도 하다가 결국 우리는 유치원을 옮기기로 했다. 겨우 그나마 적응(?)이 된 그곳을 떠나서 다른 곳으로 옮기는 모험을 우리는 강행한 것이다.

탈로우드 유치원. 말 그대로 커다란 나무가 있는 유치원이었다. 아이가 그리로 옮기고는 모든 것이 급속도로 좋아졌다. 아이는 그곳에서는 다른 친구들과 어울리기 시작했다.

그곳에는 수잔과 베브 선생님이 있었다. 두고두고 우리는 이 오스트렐리안에게 진심으로 인간적인 감사와 전문 직업가로서의 존경을 보낸다.

그들은 프로중의 프로였다. 아이에게 사랑과 관심을 확인시켜 주었고 아이도 그곳에서 말이 안 통해 닫힌 마음을 열었던 것 같다.

나이 50대, 60대의 이 두 선생님은 가서 보면 아이들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자신의 일을 즐기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어느날 아이를 데리러 유치원에 갔는데 땀을 쫄쫄 내며 친구들과 신나게 뛰어다니는 아이를 발견한 그 기쁨과 안도감이라니…

학교에 간 락영이

올해 초에 그 유치원을 졸업하고 락영이는 지금의 학교로 옮겼다.

이 때 쯤의 락영이는 ‘that’s mine!’ ‘one more please’ 정도의 영어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학교에 잘 적응해 갔다.

약 20~25명 정도의 아이들에 담임 선생님 1명과 보조교사 2명이 따라 붙는다. 이야기 선생님, 체육 선생님, 레크리에이션 선생님 등 선생님이 시간마다 따로 있다.

그리고 이들은 프로 들이다. 이 말은 지난회에 소개한 가로등을 갈아 끼우는 시스템이랑 비슷하다. 그 선생님이 어떤 성격과 기호의 소유자건 간에 시스템 위에서 충실하게 움직인다. 모든 노동자들이 안전구를 철저히 착용하듯이 말이다.

결국 잘 짜여진 교육 시스템은 최악의 낙오자를 유발시키지 않는다는, 그런 느낌이 든다. 이곳에는 일반적으로 외국인 학생들을 위한 영어 교육 프로그램이 거의 무료로 운영된다. 내일부터는 락영이가 이 프로그램에 들어 가기로 돼 있다.

요즘 많은 부모들이 탈(脫)한국의 이유를 교육에서 꼽는다고 한다. 누구든 동의 하겠지만 교육은 분명 중요한 부분이고 우리는 부모들의 그러한 행동에 9시 뉴스식의 비난을 보내고자 하는 생각이 전혀 없다.

우리 역시 처음 학교를 이곳에서 보내게 된 지금의 현실에서, 이곳의 교육체제에 대해 만족하고 감사한다. 역시 지난 번 언급한 가로등과 비슷한 예이지만…

락영이가 에이 비 씨를 배운지가 이제 거의 8달이 돼 간다.하지만 아직도 에이 비 씨를 다 모른다. 늘 에이 비 씨가 많이 헷갈리는 락영이는 이곳 아이들의 평균이다. 에이 비 씨를 8달을 배우고도 헷갈리는 느린 교육에 대해 우리는 아주 만족한다. 예의 그 가로등적인 정서에서 말이다.

과외교육

락영이는 평소 3시 정도에 학교를 마치면 월요일은 테니스 강습을 받는다. 화요일과 목요일은 아들과 나의 자랑(!) 태권도를 배우러 간다. 한시간 정도 땀을 쫄쫄 내며 운동을 한다. 수요일은 학교에서 수영을 배운다. 유소년의 가장 큰 死因이 익사인 이곳에서 수영은 기호의 문제가 아닌 정부 규정의 학교 필수이다.

그리고 휴일인 토요일은 지난 주부터 이곳 한인회 주관의 한글 학교에 다닌다. 락영이는 가나다를 아직 모른다. 이럴 줄 알았으면 이곳 오기 전에 한국에서 전부들 했던 ‘영재(?) 한글교육’을 시킬걸 그랬다. 주변에서 정말 다들 했던 그 조기교육을 기를 쓰고 외면하며 학교 가서 배우면 된다고 배짱 부리다가, 아이고 외국 나와서 살 줄 누가 알았는가.

이중 태권도와 한글은 우리가 찾아서 시키는 것이고 수영과 테니스는 학교에 있는 과정이다. 이외에 원하면 음악(악기)과 골프 정도가 있고 학년이 올라가면 승마, 연극, 체스, 미술, 게임, 써핀등등에 대한 코스들이 있다고 들었다. <계속>

濠洲 근무 한의사 초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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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고 정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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