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순환구조론에 대하여(12·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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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 순환구조론에 대하여(12·끝)
  • 승인 2004.04.1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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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상자’의 베일 벗기는 순환구조론
현대의학과 한의학 사이의 벽을 허문다

이 학 로(한의사·충남 천안)

14. ‘본초문답’과 ‘한의학 순환구조론’을 공부하고 - 순환구조론 학습과정

긴 이야기를 끝낼 시간이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변변치 못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주신 독자 여러분과 지면을 허락해주신 민족의학신문사에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싣는 글은 한의학 순환구조론을 함께 토론했던 한 한의학도의 글입니다.

이제 막 한의학 순환구조론에서 매력을 발견하신 분들에게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공학을 전공한 입장에서 한의학은 매우 힘든 학문이었습니다.

순환구조론을 접하게 되면서 한의학을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고 이제 질병을 낚을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되었습니다.

순환구조론을 통해 접하게 된 나의 한의학적 사유방법과 공부과정을 이 글을 통해 간략히 소개하고자 합니다.

아래의 내용은 본인이 공부하고 생각하였던 순환구조론의 학습 과정입니다.

한의학과 순환구조론을 저와는 다른 시각에서 설명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다만 이 글을 순환구조론을 공부한 사람중의 또 다른 하나의 시각으로 보신다면 ‘한의학 순환구조론’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한의학을 시작한 初學子에게나 경험이 많은 臨床家에게나 인체는 밖으로 드러난 현상을 통해 안을 비쳐볼 수밖에 없는 ‘검은상자(black box)’라고 생각합니다.

인체를 이해하기 위하여 때로는 인체를 해부하거나 현미경과 각종 기구를 통해 우리는 인체를 관찰합니다.

때로는 어떤 증상을 통해 인체의 생리와 병리변화를 추측해보기도 합니다.

그리고 때로는 본초, 침구 등을 통해 소기의 인체병리변화를 유도함으로써 ‘검은상자’의 내부를 이해합니다.

또한 인체를 ‘검은상자’라고 한 이유는 현대 의학으로도 인체의 모든 현상을 설명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과학기술이 많은 진보를 거듭하였어도 인체는 영원한 ‘의문의 우주’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곧 게놈프로젝트가 완료된다고 합니다. 유전자지도가 밝혀진다면 인간을 아니 인체를 모두 다 이해할 수 있을까요?

현대의학은 축소론과 환원주의적 시각에서 인체를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 한의학은 정량화 및 언어 등에 미흡한 점이 있는 듯합니다.

이 두가지의 벽을 넘어가는 것이 ‘한의학 순환구조론’입니다.

어느 하나만을 취하자는 것도 아니고 두가지 모두가 전부라고 말하는 것도 아닙니다.

한의학의 전체론적 시각과 현대의학의 명확성을 취하고 아울러 가설연역법을 통해 ‘검은상자’를 비춰 보자는 것이 순환구조론의 시각입니다.

결국 醫學이란 인체라고 하는 ‘검은상자’를 이해하고 증상을 통해 병리변화를 살피고, 치료를 통해 인체의 변화를 유도하는 것이 아닐까요?

인체는 ‘검은상자’라고 앞에서 예시하였습니다.

‘검은상자’를 좀더 자세히 살펴봅시다. ‘검은상자’에는 입력과 출력단자가 외부로 나와 있습니다.

우리는 입력과 출력단자를 통해 ‘검은상자’를 배워 나갑니다.

입력되는 것에 의한 변화와 출력되는 것에 의한 변화를 통해 ‘검은상자’의 내부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한의학은 세 단계의 과정으로 분류하여 설명할 수 있습니다.

첫번째 과정은 ‘검은상자’를 이해하는 과정입니다. 의학에서는 곧 인체를 이해하는 과정입니다.

이 과정에서는 현대 해부학과 생리학을 공부하였습니다.

현재까지 밝혀진 인체의 구조와 기능에 관한 공부를 하였습니다.

두번째의 과정은 ‘검은상자’의 출력단자를 통해 나타나는 현상을 이해하는 과정이었습니다. 인체에서의 출력단자는 九竅와 피부와 그밖에 모든 것들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출력되는 신호는 곧 증상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상한론 등의 한의학 서적에서는 ‘증상’이라고 하는 외부로 출력된 신호만이 기술되어 있을 뿐이다.

이 과정에서는 증상을 통해 인체가 정상상태에서 이탈한 병리상태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합니다.

여기에서 순환구조론은 한의학에서 기술된 증상을 실제 인체에서의 병리상태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현대의학에 대한 공부는 인체의 많은 지식을 제공해 줍니다. 그리고 한의학 서적과 지식은 아이디어와 임상경험을 제공해 줍니다.

마지막 세번째의 단계는 입력단자에 입력신호를 보내는 것입니다.

의학에서는 인체와 약, 침, 뜸 등을 이용하여 치료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저의 경우 본초를 공부하고 이해하는 과정이었습니다. 본초약물이 ‘상중하’, ‘내외중’으로 인체의 변화를 유도하는 과정을 한의학 서적을 통해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그러한 기초를 근간으로 처방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이상으로 크게 세 단계의 과정으로 분류하여 설명하였습니다.

앞에서 설명한 세 단계의 모든 과정에는 다음과 같은 방법을 항상 기억해야 합니다.

첫번째로 인체를 바라볼 때는 현대의학의 인체를 바라보아야 합니다.

인체를 추상하지 말고 실제의 인체를 두고 학습해야 합니다.

두번째로 한의학 서적을 읽을 때에는 용어 등을 현대의학의 측면에서 실제의 인체를 대상으로 재 정의해야 합니다.

그 정의한 사실이 비로소 다른 문장에서도 통용되어 해석할 수 있을 때 비로소 그것을 취하고 다음의 문장으로 넘어가야 합니다.

이와 같은 용어의 올바른 정의는 古書를 공부할 때, 해석의 門을 여는 열쇠라고 생각합니다.

한의학에 나오는 각각의 용어에는 각각의 열쇠를 지니고 있어야 합니다.

그 의미는 한의학 용어에 대한 이해와 정의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의학에서는 동일한 용어가 여러 다른 의미로 사용된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는 한 개의 열쇠로 해석의 문을 열지 못합니다. 여러 개의 열쇠를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음양’을 예로 들면 어떤 경우에는 ‘음양’을 A라는 뜻으로 해석하기도 하고 또 다른 경우에는 ‘음양’을 B라고 해석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경우에 ‘음양’에 대한 해석의 열쇠를 여러 개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와 같은 공부방법이 처음에는 매우 힘들고 지루한 작업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이 누적되면 어느 순간 한의학 서적 속에 감춰진 옛 스승의 뜻을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것은 마치 한의학 서적의 문을 열 수 있는 마스터키를 가진 것으로 비유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순환구조론의 이해를 돕는 기초지식은 『한의학 순환구조론』의 뒷편에서 제시한 서적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 책이 한의학의 모든 것과 인체의 모든 것을 보여줄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고기를 잡는 방법은 얻을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저는 이제 막 낚시하는 방법을 배우고 시장에 달려가 낚싯대를 마련한 소박한 어부입니다. 그런 소박한 이의 글이 얼마나 독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인지 의문스럽습니다.

고기를 잡기에 안달하는 어부보다 어떻게 고기를 잡을 것인가 고민하는 즐거운 어부가 되시기를 기대합니다.

아울러 이 책을 읽게 된 독자들의 많은 학문적 성과를 기원합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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