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의 이민생활과 의료현실(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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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의 이민생활과 의료현실(中)
  • 승인 2004.04.19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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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가 의료비 전액 지급, 고소득은 보장 안 돼
의대 졸업 어렵고, 전문의는 더 힘들어
교육환경은 좋지만 취업은 제한 많아

염 진 일(캐나다 토론토 경희한의원)

사진설명-캐나다는 의사 되기가 매우 어려워 숫자도 적다. 사진은 토론토 의과대학 부속 재활병원.

캐나다는 선진국 중에 선진국에 해당된다. 사회주의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사회보장제도가 철저하다. 그러기에 노인들의 천국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젊은이들은 아주 힘든 생활을 할 수밖에 없다. 세금으로 그 노인들을 부양해야 하기 때문이다.

의료제도는 영국처럼 가정의 제도가 정착되어 있다. 모든 환자는 일단 가정의를 통해서 진찰 받고 치료를 받게 된다. 만약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전문의에게 인계되는데 여기서 문제가 발생된다.

전문의 만나는데 3개월

우수한 전문의들이 수입이 훨씬 좋은 미국으로 많이 빠져나가는 관계로 그 숫자가 턱없이 부족하다. 그래서 전문의에게 예약을 받으려면 3~6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게 다반사다. 일단 전문의에게 인계되어도 검사하고 그 결과에 따라 다음 처치를 받을 때까지는 또 많은 시간이 걸린다.

물론 큰 병원의 응급실로 바로 들어갈 수는 있다. 하지만 이 또한 병원에 오래 두지는 않는다. 환자가 많이 밀리기 때문이며 생명과 곧바로 직결되는 상태가 아니면 다시 가정의에게 되돌려 보낸다.

캐나다에 의사의 수가 부족한 이유는 민주사회의 위력이라 할 수 있는 돈과 연관이 있다. 일반적으로 가정의의 연 수입은 대략 25만불 수준이다. 여기서 세금으로 51%를 제하고 나면 한달 수입은 대략 만불수준이다. 그래도 그 정도면 캐나다에서의 생활은 아주 좋은 편이라 할 수 있다. 전문의의 경우는 가정의의 약 2배 정도다.

그래서 그런지 의대를 들어가기가 한국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아주 힘들다. 설사 의대에 진학하더라도 대충 성적만 유지하면 졸업하고 국가고시에 패스만 하면 의사가 되는 한국과는 달리 졸업하기도 무척 힘이 든다. 거의 대학생활은 초죽음의 연속이다. 매년 배출되는 의사수가 고정되어 있으며 그 숫자도 극히 적다. 전문의가 되는 것은 더더욱 힘들며 그렇게만 된다면 아주 성공한 케이스에 해당된다.

캐나다에서는 한국이나 미국과는 달리 의사들에게 국가에서 전액 돈을 지불하는 관계로 수입이 고정될 수밖에 없다. 아무리 많이 환자를 보더라도 일정액 이상은 지급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수입이 더 이상 보장되지 않는다며 환자를 기피할 수도 없다. 의사의 양식도 강요되고 의사 스스로도 절대 그렇게 행동하지는 않는다. 사고에 있어서도 직업에 대한 세계 최고의 의식수준을 가지고 있는 선진 국민이다.

의료재정 갈수록 고갈

캐나다의 의료재정에도 많은 문제가 속출되고 있다. 국민의 세금으로 충당하기에 아주 여유있지만은 않다. 그래서 의사의 숫자가 인구 분포에 비해 갈수록 적어지고 있다. 새로운 이민자들이 엄청나게 유입되기에 가정의조차 만나기 힘들다. 언어장벽으로 같은 말을 하는 같은 민족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이곳은 한국처럼 직업의 귀천이나 검은 돈이 없다. 나름대로 열심히 일한 대가를 받는 까닭에 경제적으로 그다지 풍요롭지 못하다. 한국 교민들의 대다수가 비교적 힘든 직종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연유로 생활은 고달프지만 그래도 교육비나 의료비에 대한 걱정은 별로 없다. 욕심을 부린다고 되지도 않겠지만 마음을 비우고 현실을 직시하고 나름대로 만족하며 생활을 계발한다면 그래도 편하다.

한국 생활 빨리 잊어라

그래서 이민 생활의 첫째가 가급적 빨리 한국에서의 생활을 잊어 버려야만 한다는 것이다. 한국에서의 자신의 위치나 생활과 자꾸 비교한다면 그 사람은 이곳 생활에 적응할 수 없을 뿐더러 삶에 비관적이 된다. 결국 다시 돌아가게 되는 것이다. 한국으로 역이민 숫자가 늘고 있단다. 부부 모두가 함께 활동해야만 하는 이곳 생활이기에 아이들에게 자칫 소홀해지기 쉽다. 애들도 영어가 수월하지 않아 학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이도 저도 아닌 상태로 방치될 수 있다.주위에는 못된 유혹이 끊이지 않는다. 교육제도는 좋지만 1.5세들의 적응 여부에 따라 잘못되는 수가 아주 많다는 뜻이다. 자녀교육에 대한 이민의 목적이 무산되며 삶 또한 고달프기만 하다.

설사 좋은 대학을 졸업해도 직장에 오래 버티기가 쉽지 않다. 인종적 그리고 민족적 특성이 혼재되어 동질 민족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단의 교육은 좋을지 몰라도 훗날의 보장이 어렵다. 이게 이민생활의 큰 약점이 되고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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