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락 교수가 쓰는 주의해야 할 한약재들(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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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락 교수가 쓰는 주의해야 할 한약재들(8)
  • 승인 2004.04.23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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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삼은 더덕이 아니라 잔대이다

■■■ 사 삼 ■■■

사삼은 폐열을 식히고 가래를 없애는 약재이다. 신농본초경에 처음 수록되었으며, 대한약전외한약(생약)규격집에서는 잔대 Adenophora triphylla var. japonica Hara 또는 기타 동속식물 (초롱꽃과 Campanulaceae)의 뿌리로 규정하고 중국약전, 일본약국방, 대만공정서에는 모두 잔대로 규정하지만, 북한약전에서만 더덕으로 기재되었다. <표>

◇ 사삼과 더덕 ◇

그럼에도 국내산은 거의 전부라 할 정도로 더덕이 유통되고 있다.
수입약의 경우에는 본인이 수입한약재관능검사를 시작한 이후 1년간 백방으로 노력한 결과 2002년 11월부터 생규의 규격대로 잔대를 합격시키고 더덕은 불합격처리하고 있다. 더덕을 주장하는 논리는 지금까지 평생 더덕을 사용하여왔고, 동의보감에 더덕이라 되어있으며, 지금에 와서 잔대로 한다면 오히려 혼란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의학이 생긴 근원은 한국이 아니라 중국이며, 본초서의 근간인 신농본초경은 동의보감보다도 훨씬 이전의 것이다. 그리고 동의보감에서 비록 沙參을 더덕이라 하였지만 사삼을 설명한 글은 역시 중국의 본초서를 인용했으며, 서술 내용에서 더덕이 아니라 잔대임을 짐작할 수가 있다.
이제 사삼이 잔대인 증거를 살펴보자.

A. 본초서에서의 증거

신농본초경에는 수록한 한약재 365종 어느 것도 기원에 대한 언급이 없다. 단지 약명과 기미와 효능만 수록하고 있다. 명의별록부터 기원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 졌다.

A-1. 줄기는 곧게 서고 한곳에서 가지가 4개 난다.
도경본초의 그림에 의하면 줄기가 곧게 서있고 한 곳에서 가지가 4개가 나 있다. 더덕은 덩굴성이므로 다른 식물에 기대어 감고 올라간다.

A-2. 꽃은 흰색 또는 보라색이다.
蜀本圖經에 꽃은 흰색이라 하였고, 圖經本草에서는 꽃이 보랏빛이라 하였으니, 사삼은 더덕이 아님을 보여준다. 더덕은 꽃이 녹색바탕에 흰 반점이 있다. <그림 1, 사진 1·2>

B. 동의보감자체에서의 증거

B-1. 약재설명은 중국본초서의 것이다.
동의보감의 원문은 沙參 더덕 性微寒味苦無毒. 補中益肺氣. 治疝氣, 下墜, 排膿, 消腫毒, 宣五藏風氣. ○處處皆有生山中, 葉似枸杞, 根白實者, 佳, 採苗及根,作菜茹, 食之良<本草>. ○二月八月採根, 暴乾<本草>라 하였다. 이는 사삼의 형태를 모두 중국본초서의 것으로 설명하고 있고 중국본초서에서는 더덕이 아니라 잔대이다.

B-2. 인용처방도 중국의 것이다.
동의보감에서 사삼이 든 처방은 모두 7개로 陰虛生內熱湯<入門>, 종斯丸<入門>, 眞珠母丸<本事>, 獨活湯<本事>, 換肌散<正傳>, 連翹散<回春>, 三疝湯<集成>이다. 의학입문과 본사방에서 각각 2개씩 인용하고 의학정전, 만병회춘, 의학집성에서 각각 1개씩 인용했다. 어느 것이든 중국서적으로 사삼은 잔대를 의미하고 있다. 이처럼 비록 동의보감에 사삼을 더덕이라 하였어도 성상을 묘사한 글에서나 인용한 처방에서는 모두 잔대를 의미한다.

C. 약성가

약성가의 더덕 ① 性微寒하다. ② 疝症과 오래된 咳嗽를 다스린다(本草). ③ “역로(易老)가 말하기를, 人蔘은 補陽하고 沙蔘은 補陰하니, 沙蔘과 人蔘을 對照한다면 相去가 먼 것이니라 하였다(景岳)”는 것에서 인용한 본초나 경악전서는 모두 중국의 것이다.

D. 잔대와 더덕 약재구분

잔대는 겉으로 보기에 주름이 가늘고 속이 갈라진 틈이 많고 가볍다. 더덕은 주름이 굵고, 속이 꽉 차있으며, 무겁고 자연산은 고유의 더덕냄새가 강하다. <사진 3>

◇ 사삼과 원방풍 ◇

현재 원방풍으로 유통되는 것은 기원식물이 해방풍이며 약효는 방풍의 解表가 아니라 사삼의 淸肺祛痰이라고 이미 말하였다.
중국약전에서는 원방풍을 한약명으로 北沙蔘이라 하고, 잔대를 남사삼이라 한다. 사삼을 남북으로 구분한 것은 本草逢源에서 부터이다.
남사삼(잔대)과 북사삼(해방풍)의 약효는 대동소이하며 다만 남사삼은 淸肺祛痰에 능하고, 남사삼은 養胃滋陰에 능하다.

◇ 사삼과 제니 ◇

제니는 생규에서 모시대 Adenophora remotiflorus Miquel (초롱꽃과 Campanulaceae)의 뿌리로 규정하고 있다. <사진 4>
동의보감에서는 ‘계로기’라 하였다. 하지만 중국약전이나 대만공정서, 일본약국방, 북한약전 어디에서도 이를 수록하지 않고 있다. 제니는 명의별록에 처음 수록되었다.

최근 도경본초에서는 潤州에서 가장 많이 난다 한 것과 윤주제니의 그림<그림 2>과 잎이 은행잎같다는 것, 그리고 本草逢源과 진南本草에서는 행엽사삼을 일명 제니라 한 것에 근거하여 屠鵬飛 등은 행엽사삼 Adenophora huanensis Nannf. 과 樺東행엽사삼 Adenophora huanensis subsp. huadungensis Hong 인 것으로 밝혔다. <그림 3>

이들은 비록 중국약전에는 수록하지 않았지만 사삼의 일종으로 사용되고 있다. 생규에서 개정이 필요한 사항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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