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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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 승인 2004.05.07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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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에 얽힌 욕망과 위선

‘강원도의 힘’ ‘오! 수정’에 이어 세 번째로 칸 영화제에 초청된 홍상수 감독의 다섯 번째 작품.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제목은 프랑스 시인 루이 아라공의 시구절에서 따온 것으로, 이번 작품은 경쟁부분에 초청돼 황금종려상까지 내다보고 있다.

이 작품의 주연급 배우 유지태는 먼저 출연, 개봉됐던 ‘올드보이’까지 나란히 칸의 경쟁부분에 초청됨으로써 주위의 시선을 끌고 있다.
‘여자는…’에서 ‘올드보이’보다 무려 25kg를 늘려 나타난 유지태의 외형도 깜짝 놀랄 만 하다.

홍상수 감독의 전작들은, 일상생활에 내재돼 있는 심리상태를 주목한다. 보통의 관객에게 익숙한 기승전결의 구조로 이야기를 꾸리는 대신, 일상의 여정 속에 살고 있는 캐릭터들의 상황이나 대사를 통해 욕망과 허위의식, 자의식의 과시, 허영심 등을 꼬집어 비튼다.

드러내고 싶지 않은 추한 모습이지만 나의 또다른 모습임을 부인할 수 없기에, 보는 이를 불편하게 하면서도 외면치 못하게 하는 것이 홍감독 작품들의 매력일 듯 싶다. 여기서도 감독의 논조는 동일하게 적용된다.

‘여자는…’은 대학 선후배인 헌준(김태우·영화감독)과 문호(유지태·대학교수)가 술기운에 7년 전 사랑했던 선화(성현아)를 찾아가는 1박2일의 여정을 담고 있다.
이 두 남자는 중국집에서 여종업원에게 각각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내세우며 비슷한 방식으로 여종업원을 찝쩍거린다.

애인이었던 헌준이 떠나버린 후, 헌준의 후배였던 문호가 선화의 애인이 된다. 문호가 다가오자 선화는 “남자들은 다 똑같애, 섹스만 원해”라고 신경질적으로 내뱉지만, 결국은 그렇고 그런 사이가 된다.

특히 이런 장면은 욕망위에 덧칠한 위선과 거짓말이 일상의 본질이라고 실감케 하는 대목이다.
헌준과 문호가 오랜만에 만나 낮부터 중국집에서 술잔을 기울이다가 선화를 떠올리고는 그녀를 찾아 나서기로 한다.

결국 세 사람이 한자리에 모이고, 두 남자는 옛 여자 선화에대해 경쟁적으로 욕심을 품게 되는데… (상영 중)

오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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