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계획은 빛의 계획이라고 고쳐 불러도 좋습니다. 안도다다오의 빛의 교회는 자연광을 실내에 극적으로 끌어드린 예로 인공조명에 의한 공간연출과 대비됩니다.
병원 디자인은 치료환경을 만드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감각적 표현은 일차적 목적이 이루어짐을 전제로 가능합니다.
일부, 인테리어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창문을 막아 인공조명만으로 실내를 연출하려 함은 조명계획의 무지이며 디자이너의 공간에 대한 고민 없는 기만행위라 할 수 있습니다.
■ 빛의 생물학적 중요성
자연조명이건 인공조명이건 빛은 신체의 기능을 조절하는 신경전달 물질의 생산에 영향을 줍니다. 빛은 치료로도 쓰입니다. 인간은 수백만 년에 걸쳐 자연광에 적응하며 진화해 왔습니다.
만약 입원실 환자가 자연채광이 없는 입원실에서 인공조명에 의지한 채 장기간 입원을 한다면 신체에 부정적인 반응이 일어날 것입니다. 가능한 한 자연광을 실내에 끌어들이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빛에 의한 표현에는 여러 가지 수법이 있고, 그에 따라 디자이너의 개성이 발휘되지만 항상 인간의 존재를 느끼는 것이 중요합니다. 인간에 대한 고려, 환자에 대한 고려 속에 인간의 생활에 연결된 사항을 하나 하나 쌓아올리는 데서 디자인이 시작됩니다.
디자이너는 자신이 갖고 있는 지식이 어떤 경우에도 최선이 되도록 노력할 의무가 있습니다.
■ 대상에 따른 조명계획
노인성질환을 주로 치료하는 병원의 경우, 고령자의 시(視)환경은 전체가 황색으로 보이고 청, 보라 등 한색계의 색을 보기 어렵습니다. 나이가 들면 시력이 떨어져 같은 시력을 얻는데 보다 높은 조도(젊은이의 3배)가 필요합니다. 노인성 질환을 주로 보는 병원에서는 조명계획 시 이를 고려해 좀더 밝은 조도를 유지하여 환자들의 심리를 밝게 만들어줄 필요가 있습니다.
미묘한 변화지만 치료실의 경우 대개 환자의 안정감을 위해 조도를 낮게 유지합니다. 치료실의 경우 간호사의 활동 동선이나 작업공간은 밝게 유지하나, 치료베드는 눈부심을 피해 조도를 낮게 유지합니다. 각 실을 이동할 때 순차적으로 조도를 낮춰 환자의 안정감과 순응능력을 키워주는 것도 필요합니다.
반면에 어린이 전용 한의원의 경우 지나친 밝음은 어린이의 집중력을 떨어트리고 산만해지고 활동성을 증가시킵니다. 이럴 경우 조도를 약간 낮춰 안정감을 주고 디자인 포인트에 스포트라이트를 사용, 집중력을 주며 전체 조도를 맞추는 조명계획을 세웁니다.
날씨와 시간대에 따라 자연광의 유입량은 변합니다. 그에 따라 적정 조도를 유지시켜주며 분위기를 바꿔주는 센스가 필요합니다. 병원근무자의 경우도 조도에 따라 조명에 변화를 주면, 작업능률의 저하를 막을 수 있습니다.
■ 공간별 조명계획(치료실)
한의원은 정확한 진단과 편안한 조건이 필요한 곳입니다. 이를 위해 광원의 색 표현이 충분해야 하고, 어느 시설보다도 인간 중심적인 환경이 되어야 합니다. 치료실 조명은 다양한 시간대에 걸쳐 다양한 사람들의 조명 요구를 효과적으로 만족시켜야 합니다.
그래서 치료실은 너무 강하거나 밝은 조명은 적합하지 않습니다. 주가 되는 조명은 실내 크기에 알맞게 설치하고, 부분적으로 천장 내부에 매입등을 만들거나 브라켓을 사용하면 필요공간을 밝게 하는데 효과적입니다.
일반적으로 침대와 침대 사이에 조명을 설치하면 눈부심을 막을 수 있고, 침대 사이에 있는 파티션에 브라켓을 설치하면 침구 치료 시 그늘지는 것을 방지하여 혈자리 찾는 일이 용이합니다. 조광기나 멀티 스위치로 환자가 직접 조명을 조절하게 하면 환자에게 맞는 조도를 유지할 수 있으므로 좋습니다.
조명계획의 요체는 효율적인 에너지시스템을 적용하면서 가장 자연에 가까운 색과 온도에 대한 인식과 요구를 반영할 수 있는 계획에 있습니다.
빛과 색이 우리 정서와 건강에 미치는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이제 조명계획은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맡고 있는 공간에 대한 책임 못지않게 중요한 영역이 되었습니다.
잘 이루어진 조명연출은 그 공간을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감동을 줍니다. 하나의 공간이 한 단계 고급스러워지거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조명연출이 맡는 몫은 분명합니다. <계속>
김 도 환
(주)아반프러스 대표 02)323-55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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