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IGN의 이해
인테리어를 통한 실내 환경의 합리적 구성이 그 중요성을 더해가고 있습니다. 같은 공간이라 할지라도 설계의 방향에 따라 완전히 다른 모습을 연출합니다. 거기에 어울리고 적절하게 설치된 SIGN은 보는 이들에게 적절한 정보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DECORATION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적절한 SIGN의 결과물을 찾아내기가 그렇게 쉬운 일만은 아닙니다. 실제 field에서 client를 만나서 협의를 진행하다 보면 많은 문제점이 발생하곤 합니다.
대부분의 client의 경우 처음에는 자신의 해외여행 길에서 인상깊게 보았던 유럽의 자그맣고 예쁜 SIGN들처럼 보여지는 결과물을 요구하지만 막상 설치하게 되는 건 대부분 커다랗고, 그래서 시각적으로는 잘 보이는 간판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눈에 잘 띄는 사인이 성공적인 경우도 있습니다. 아마도 ‘담배’가 그 예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잘 보이도록 커다란 글씨로 창문에 레스토랑이라고 표현했다면 데이트 중인 남녀의 발길을 잡아당길 수 있을까요? 때로 커다란 SIGN이어야만 할 때는 그렇게 해야겠지만 업종에 맞게 적절히 DESIGN된 SIGN이어야 합니다.
■ 좋은 SIGN은
첫째, 정보의 명확한 전달입니다. 의도적으로 명확성을 흐릿하게 하는 SIGN도 있지만 가독성과 가시성을 확보하면서 조악하지 않게 메시지 전달이 잘 되어야 합니다.
둘째, 조화 즉 어울림입니다. 해당 업종과의 조화, 설치되어야 할 주변과의 조화, 업종의 성격과 배치되지 않는 색채의 조화, 이에 걸맞은 제작소재의 선택, 인테리어의 컨셉에 어긋나지 않는 일체감 유지 등이 고려된 SIGN이 되어야 합니다.
셋째, 경제성입니다. 보통 공공의 SIGN을 제외한 모든 SIGN은 수익을 위한 SIGN일 것입니다. 투자 대비 효율성이 좋을 SIGN이어야 하겠습니다. 이 업종에 적절한 규모의 예산인가? 유지비(수명, 감가상각, 전기요금, A/S비용 등)는 감당할 만한 것인지 등을 생각해야 합니다.
누군가에게 받은 한 장의 명함은 대략적이나마 그의 많은 부분을 설명해 줍니다. 좋은 SIGN은 내 업종을 잘 표현해주는 SIGN인 것입니다.
■ SIGN에 관련된 시행착오의 예
<사진 1>은 이미 가지고 있던 CI에 의거해서 제작 시공이 완료된 형태를 보여 줍니다. 개원하자마자 철거되고 <사진 2>의 형태로 재 제작된 경우입니다.
<사진 1>이 보여주는 문제점은 첫째, CI의 적용이 부적절했습니다. 특히 체인형태를 갖춘 형태의 SIGN DESIGN에 있어서 정확한 APPLICATION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동일성이 유지되어야 합니다.
둘째, 주변환경을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현장의 주변은 보행자보다 차량의 통행이 많은 곳이었고 스쳐 지나가는 이들의 눈을 끌어 광고효과를 기대하기엔 절대크기가 너무 작습니다. 게다가 창문에 걸쳐 시공되어 보는 이로 하여금 불편함과 어색함을 주며 건물의 미관마저 해치고 있습니다.
셋째, 단순성이 무시되었습니다. 사람들의 눈은 기본적으로 복잡한 것에 피로감을 느끼게 되어 있습니다. 같은 내용의 광고물을 좌우로 나란히 놓는 것(중첩)은 SIGN에 있어 피해야 할 사항입니다.
넷째, 비용문제를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좌측엔 플랙스 사인 우측엔 네온사인을 중복 설치하여 많은 비용이 들었을 것으로 예상되나 앞서 언급한바와 같이 레이아웃에서도 성과를 거두지 못했고 비용대비 효과 면에서도 부적절한 SIGN이 되었습니다.
■ CI에 관하여
80년대에 도입된 CI는 국내에 체계적인 이론의 뒷받침이나 전문가가 없는 상태에서 기형적인 출발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CI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상태로 DECOMAS(Design Coordination as a Management Strategy)라는 일본용어가 CI로 대체되면서 시각디자인학과의 전공자들이 붐을 일으키기 시작하여, 시각적 통일화 VI(Visual Identity)가 CI의 모든 것인양 오인되어왔기 때문입니다.
(1) 올바른 CI 개념
CIP(corporate identity program, 병원의 경우 HIP라고도 함)는 직역하면 `기업의 자아 동일성`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단순히 아이덴티티의 차원을 넘어 기업의 조직과 경영문제에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습니다. 커뮤니케이션 문제일 뿐만 아니라 기업문화 창조와 서비스 정신을 조성하는 부가적 측면까지 포괄하는 기업경영전략의 실천으로 이해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CI란 기업이 갖고 있는 이미지를 시각적으로 체계화, 단일화한 것으로 기업의 실체를 확실하게 인식시키며 질서 있고 체계적인 관리를 통한 합리적인 경영에 그 목적이 있습니다.
(2) CIP의 3대 기본요소
VI(Visual Identity) : 기업의 시각적인 통일화
BI(Behavior Identity) : 기업과 사원의 행동의 통일화
MI(Mind Identity) : 기업의 주체성과 동일성
CI는 단순히 심볼마크, 로고, 서체들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문서서식, 양식 체계 등 기업경영 전반에 걸친 시스템 완성을 말합니다. 개성있는 CI는 일반대중에게 한의원을 기억하게 함과 동시에 타 한의원과의 차별성을 명확하게 해줍니다. 그러나 단지 외적인 디자인만 통일된다고 해서 한의원의 이미지가 상승되고 그에 따른 제반효과들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외형적 이미지가 시사하는 바도 무시할 수 없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각 이해당사자간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유지로 경영환경을 개선하는 일이며, CI는 경영목표 달성에 기여하고자 하는 전략적 구상이 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계속>
유 형 걸 (SI&C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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