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20] 공사관리(3) - 가구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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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20] 공사관리(3) - 가구공사
  • 승인 2004.09.03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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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디자이너로서 이 글을 쓰는 목적은 디자인에 대한 이해와 공사에 대한 이해를 높여 인테리어에 대한 불신을 조금이라도 없앨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있습니다.

가구공사에서 대개는 무늬목붙이기와 칠공사가 시공 조건과 하자 발생 정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가구공사의 근본적인 하자는 목가구 재료 자체에 있습니다. 그러므로 목가구 재료 자체에서부터 세부적인 치장작업까지 두루 이해한다면 공기단축과 하자관리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앞에서 무리한 공기단축과 저가 덤핑공사는 결국 부실 공사를 유발해 화를 자초한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이번에는 가구공사와 관련한 시공조건을 알아보고 하자가 나는 이유와 대책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 가구용 원목재료 건조시간

가구를 만들려면 원목을 베어 밖에서 3년 정도 숙성시킨 다음 나무를 켜서 5년 이상을 말려야 합니다. 요컨대 8년이라는 세월을 기다려야 합니다. 가구 재목으로 쓰이기 위해서 원목은 그렇게 긴 시간을 기다려야 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야 나무가 수축이나 뒤틀림이 없는 목가구 재료로 다시 태어납니다.

이론적으로도 목재 수분함수율이 8~ 12% 이하를 유지해야 한다고 하나 현실적으로 이 조건을 만족시키는 각재는 구하기 어렵습니다. 더욱이 벽체틀을 구성하는 각재는 생목상태에서 현장에 투입되는데 그러면 반드시 벽체 이음부분은 수분이 빠져나가면서 뒤틀림과 수축현상이 일어나 벽체공사의 하자아닌 하자가 발생합니다. 몰딩(걸레받이)처리는 장식요소이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이런 현상을 눈에 뜨이지 않게 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 가구공사의 조건과 하자

무늬목붙이기에 대한 교과서적인 작업조건이 있습니다. 무늬목을 붙이기 위해서는 벽면 습도가 20% 이하여야 하고, 무늬목 붙이기 전후 6일간은 현장주변의 기상조건이 안정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시공에 알맞은 기온은 22도이고, 습도는 50% 정도입니다.

칠공사도 마찬가지입니다. 목가구에 대한 도포나 뿜칠을 할 때 기온은 섭씨 7도 이상이어야 하고, 비가 올 때는 도포작업을 중지해야 합니다. 도포나 뿜칠 횟수는 3회를 하는데, 다만 매회 도포나 뿜칠은 충분히 건조된 후에 다음 번 도포나 뿜칠을 해야만 합니다.

이 원칙을 지키려면 겨울이나 장마철에는 공사를 중지해야 합니다. 그리고 한여름처럼 지나치게 건조하면 무늬목이 갈라지게 되므로 또한 공사를 하지 말아야합니다. 공사하는 날은 봄 가을 날씨 좋을 때 해야만 하자없이 공사를 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제대로 된 무늬목시공이라면 무늬목을 붙이고 곧바로 다림질을 한 후 초벌칠을 해야 한다고 다들 말하고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방법은 현장 작업조건에서 나온 편법에 불과합니다. 곧바로 칠을 하면 무늬목에 남아있는 방균을 위해 바른 포르말린이 휘발하지 않고 남아 개원 후 한 달 내내 눈이 따가운 경우를 많이 보게 됩니다.

필자가 다반을 만들기 위해 가구공장에 주문해 바른 무늬목은 7년이 지난 지금도 칠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그대로 있습니다. 제대로 된 작업조건에서 시공이 이루어진다면 유해성분은 다 휘발할 것입니다.

설령 현장에서 작업이 이루어져 남아있다 해도 요즘 말하는 친환경 제품인 천연성분의 래커와 야자유 천연 시너를 사용하거나 광촉매코팅을 한다면 유해성분을 막을 수 있습니다. 그렇게 못하는 것이 아니라 단가 때문에 안 할 뿐이고 시간 때문에 못하는 것입니다.

■ 현실 조건을 관리하는 지혜

위와 같은 이상적 환경조건이 아닌 상황에서 하자요인을 최대한 줄이려는 것이 공사관리의 목적입니다. 현재는 교과서적인 기준에 맞는 자재도 없거니와 교과서적인 환경조건에서만 공사를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공기를 맞추기 위해서는 기상조건을 따져가며 일을 할 수 없어 무리인줄 알면서도 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러한 조건을 인공적으로 맞출 수 있는 곳은 공장조건이지 현장은 아닙니다. 공사관리가 그러한 조건을 최대한 맞추기 위한 것이라면, 공장이라는 조건과 현장이라는 조건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것을 보완하기 위해 나온 것이 인공재입니다. 가공판재인 MDF 원목도어를 대신한 MDF재질의 스킨도어, 무늬목을 대신한 인테리어필름 등을 대체재로 시공을 하는 경향이 점차 많아지고 있습니다.

하자나는 것이 당연하다는 변명을 위해 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미지나 전체적인 통일성을 고려해서 직접 현장작업이 이루어지는 인테리어시공 현실에서 건축법규에도 나와 있는 어느 정도의 허용오차에 대해서는 인정하는 풍토가 필요합니다.

무늬목이라해도 나무는 나무입니다. 나무는 결에 따라 휘고 뒤틀리고 수축하는 성질이 있습니다. 이러한 성질을 알고 지어지는 게 한옥입니다. 짜맞춤으로 지어지는 한옥은 못을 하나도 안 써도 일정 시간이 지나면 나무가 뒤틀어지며 서로를 물어 튼튼하게 됩니다. 콘크리트 건물이 50년을 못가 재건축한다 할 때 한옥은 몇 백년을 버티며 우리에게 문화유산으로 남아있습니다.

■ 공정의 단순화가 제일 경제적

저렴한 비용으로 공사를 하고 싶다면 무리하게 가격을 깎는 것보다는 차라리 공정을 줄이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공사비를 절감하는 방법 그리고 하자를 줄이는 방법으로 제일 좋은 것은 공정을 단순화시키는 것입니다.

기교가 들어간 공사를 위해 현장에서 가구를 짜면 기성제품과 비교할 때 비쌀 수밖에 없습니다. 목자재비에 목공 노임 그리고 칠하는 노임을 계산하면 아무리 싸게 원가를 잡아도 조그만 가구 하나에 몇 십 만원을 호가합니다.

그리고 현장작업은 가구공장에서 치공구에 맞춰 이루어지는 작업이 아닌 만큼 정확도가 떨어집니다. 의뢰인(원장)에게 항상 책상과 소파등 가구 집기는 기성제품을 살 것을 권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 이유는 더욱 저렴한 방법이기도 하거니와 현장에서 제작하는 가구는 재사용이 불가능하지만 기성품은 나중이라도 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공기와 공사비를 줄이는 방법은 되도록 불필요한 기교의 디자인 보다 심플한 디자인으로 공간을 구성하고 장식부분은 컨셉에 맞는 가구로 포인트를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 빈곳은 마음으로 채워라

공간 전체를 장식하기 보다는 공간을 비우는 여유로움이 필요합니다. 책장을 사과박스로 한 어떤 작가의 서재를 봤을 때 그의 마음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손때 묻은 나무 사과상자나 책갈피에 낀 손때에서 그의 정신세계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자신의 책장을 도자기로 칸을 맞춰 자연스러움을 연출한 화가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책장을 자신이 본 책들로 구성해 나간 연륜을 보여준 한의사도 있었습니다. 한의원은 채움보다는 비움이 어울리는 베품의 공간입니다. 그 비움에 어울리는 인테리어를 위해 현실적이면서도 마음이 담긴 공간설계를 생각하면서 공사관리에 대한 변을 달아보았습니다. <계속>

김 도 환
(주)아반프러스 대표
02)323-55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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