贊化堂 藏書印에 대한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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贊化堂 藏書印에 대한 연구
  • 승인 2020.02.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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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춘, 서정철, 최순화

한기춘, 서정철, 최순화

mjmedi@mjmedi.com


임상 한의사 3인이 연구한 황도순-황도연(52)

Ⅰ. 서론

필자는 <醫宗損益> 판본을 연구하던 중 일본 杏雨書屋 소장본 <醫宗損益>1)의 裏題에서 커다란 원형의 藏書印을 발견하였다. 필자는 이를 계기로 이와 유사한 藏書印이 다른 고서에도 있는지 조사하게 되었고, 일본 동경대학 오구라문고 소장본 <규합춍셔>2)에서도 같은 藏書印을 발견하였다. 이에 그 연구 결과를 서술하고자 한다.

 

Ⅱ. 본론

1. 贊化堂 藏書印

일본 杏雨書屋 소장본 <醫宗損益>에는 흑색으로 찍힌 圓形의 贊化堂 藏書印이 있다. 일본 동경대학 오구라문고 소장본 <규합춍셔>에도 <醫宗損益>과 동일한 文樣의 藏書印이 색깔만 적색으로 바뀌어 圓形으로 찍혀 있고 藏書印의 위치도 거의 동일하다(그림 1).

 

2. 贊化堂藏板 藏書印

일본 杏雨書屋 소장본 <醫宗損益>에는 흑색으로 찍힌 方形의 贊化堂藏板 藏書印이 있다. 일본 동경대학 오구라문고 소장본 <규합춍셔>에도 <醫宗損益>과 동일한 文樣의 藏書印이 색깔만 바뀌어 적색으로 찍혀 있고 藏書印의 위치도 거의 동일하다(그림 2).

 

Ⅲ. 고찰

일본 杏雨書屋 소장본 <醫宗損益>에는 圓形의 贊化堂 藏書印과 方形의 贊化堂藏板 藏書印이 모두 찍혀 있다. 필자가 다른 소장처의 <醫宗損益>을 살펴보았으나 아직까지 이와 동일한 藏書印을 발견하지는 못하였다. ‘贊化堂藏板’ 藏書印의 경우 일반적으로 藏板은 판권지에 밝히거나 裏題 부분에 판각하는데, 일본 杏雨書屋 소장본 <醫宗損益>은 裏題에 ‘贊化堂藏板’이 판각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贊化堂藏板’ 藏書印을 또 찍은 것이 특이하다.

일본 동경대학 오구라문고 소장본 <규합춍셔>의 원문 이미지는 고려대학교 해외한국학자료센터에서 제공되고 있는데, 여기에는 <醫宗損益>과 동일한 크기와 모양의 藏書印이 찍혀 있고 藏書印의 위치도 거의 동일하다. 그런데 <醫宗損益>의 藏書印은 흑색이고 <규합춍셔>의 藏書印은 적색이다. 이와 같이 같은 藏書印의 색깔이 다르게 나타나는 이유는 <醫宗損益>의 藏書印을 찍을 때의 印朱가 <규합춍셔>의 藏書印을 찍을 때의 印朱와 달리 朱砂의 품질이 불량하기 때문에 흑색으로 변색된 것으로 생각되며 이는 古書에서 자주 발견되는 현상이다.

藏書印은 말 그대로 책을 소장한 사람이 자기 소유의 책이라는 것을 남기는 도장이다. 따라서 贊化堂 藏書印과 贊化堂藏板 藏書印이 찍힌 책은 贊化堂 소유라는 뜻이다. 즉 <醫宗損益>과 <규합춍셔>의 소장자는 모두 贊化堂의 소유주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일본 杏雨書屋 소장본 <醫宗損益>과 일본 동경대학 오구라문고 소장본 <규합춍셔>에서 이와 같이 동일한 藏書印이 찍힐 수 있었을까? 여기 몇 가지 가설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친화실은 贊化堂이 한글 서적 출판을 위해 만든 출판사가 아닌가 추측할 수 있다. 그 근거로는 친화실장판 <규합춍셔>는 贊化堂藏板의 <達道集註大全>3)(그림 3) 裏題와 괘선과 글자의 배치 등 판각 형식이 매우 유사하다. 더구나 <규합춍셔>의 刊記는 “동치긔사츈신간“으로 되어 있는데, <醫宗損益>의 刊記는 “同治戊辰新鎸”이라고 되어 있어 戊辰과 己巳는 1년 차이이다. 또한 친화실장판의 ‘친화’와 贊化堂藏板의 ‘찬화’는 발음이 유사하다. 이러한 점들로 미루어보아 친화실과 贊化堂은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둘째, 贊化堂藏板과 친화실장판은 동일한 소유주의 출판사로 보인다. 그 근거로 <규합춍셔>와 <醫宗損益>은 서로 다른 책인데 圓形과 方形의 藏書印 위치가 거의 동일한 것은 같은 사람이 습관적으로 藏書印을 찍었다고 설명하기에 충분하다. 이로 보아 <규합춍셔>를 펴낸 친화실 소유주와 <醫宗損益>을 펴낸 贊化堂 소유주가 동일인물일 수 있다는 추측을 할 수 있다.

현재까지 贊化堂 藏書印과 贊化堂藏板 藏書印이 찍힌 서적으로는 일본 杏雨書屋 소장본과 일본 동경대학 오구라문고 소장본만 발견되었다. 이 두 책은 해당 출판사에서 자기가 출판한 책을 소장용으로 보관하다가 오늘날까지 이른 것으로 보이며, 해당 출판사 藏書印이 찍힌 것으로는 유일본으로 추정된다. 향후 贊化堂과 贊化堂藏板 藏書印에 대한 추가 연구를 기대한다.

 

Ⅳ. 결론

<醫宗損益>의 印章을 연구한 결과 다음과 같은 결론을 도출하였다.

1. 일본 杏雨書屋 소장본 <醫宗損益>과 동경대학 오구라문고 소장본 <규합춍셔>의 裏題에는 동일한 위치에 흑색과 적색으로 된 圓形의 贊化堂 藏書印과 方形의 贊化堂藏板 藏書印이 찍혀 있다.

2. 藏書印의 위치와 모양이 같은 것으로 보아 贊化堂과 친화실은 동일한 소유주의 출판사라고 추측할 수 있다.

3. 친화실은 贊化堂에서 한글 서적 출판을 위해 만든 출판사라고 생각한다.

<참고문헌>

1. 惠庵, 醫宗損益, 일본 杏雨書屋 소장.

2. 憑虛閣李氏, 규합춍셔, 일본 동경대학 오구라문고 소장(고려대학교 해외한국학자료센터(http://kostma.korea.ac.kr/dir/list?uci=RIKS+CRMA+KSM-WZ.1869.0000-20160331.OGURA_062).

3. 黃泌秀, 達道集註大全, 국립중앙도서관 소장(청구기호: 한古朝17-1).

 

한기춘·서정철·최순화 / mc맥한의원·우리경희한의원·보광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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