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1) 견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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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1) 견비통
  • 승인 2020.03.27 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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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승룡

염승룡

mjmedi@mjmedi.com


 

염승룡견비통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총괄연구책임자 원광대학교 교수
염승룡
견비통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총괄연구책임자, 
원광대학교 교수

견비통은 전 인구의 20∼40%가 일생에 한 번 이상 겪는 흔한 근골격계 통증입니다. KCD 상병으로 변경되기 이전인 2004∼2009년 심평원 통계연보에 따르면 한방 의료기관을 이용한 환자 중 요통 다음으로 많은 진료비를 지출한 다빈도 질환입니다. 국내에서 견비통 환자는 현재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에 있으며, 견비통의한방치료는 환자 선호도가 높을 뿐만 아니라 견비통의 수술적 접근이 최근 늘어나면서 수술 후 통증 조절 및 가동범위 향상을 위한 적극적인 한방치료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에 한의 임상 진료 현장에서 임상 한의사와 환자의 의사 결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진료지침을 제공하고, 최종적으로 한의 진료의 질 향상 및 국민 건강 증진에 이바지할 목적으로 보건복지부 한의약선도기술개발사업의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개발사업단 일반세부과제인 [견비통의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임상연구(HB16C0029)]의 일환으로 개발되었습니다. 진료지침의 개발에 있어서 재정후원단체의 의견이 진료지침의 내용에 영향을 주지 않았음을 밝힙니다. 또한 원인 질환이 어깨가 아닌 폐, 심장, 경추 등에서 기인한 견비통 및 골절, 탈구, 아탈구, 중풍 후, 척수손상 후, 수술 후 견비통 등은 견비통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의 적용 대상이 아님을 밝힙니다.

2015년 한국한의학연구원 주관으로 개발된 ‘견비통 한의임상진료지침’을 기반으로 신규 개발(de novo process) 방식이 아닌 하이브리드 개발(hybrid process) 방식으로 견비통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의 개발을 목표로 하였고, 이와 동시에 임상적 근거가 부족한 한방 치료에 대한 근거창출 임상진료지침 개발 목적으로 2017년부터 1세부 오십견에 대한 추나와 근건이완수기요법의 복합치료 임상연구, 2세부 만성 회전근개질환에 대한 매선침 임상연구를 수행하여 2018년 완료되었습니다. 2019년 임상연구 결과를 진료지침에 반영하여 견비통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이 최종 개발되었습니다.

근거창출 임상연구 결과를 진료지침에 반영하면서 동시에 추가적인 문헌검색을 통해 기존 근거들의 최신성을 보강하였고, 일반침, 전침, 온침, 화침, 도침, 매선침, 약침, 추나 및 수기요법, 뜸, 부항, 한약의 11개 한방치료에 대해 체계적 문헌고찰, 메타분석, 무작위 대조군 임상연구 등의 논문을 대상으로 검색을 하였습니다. MEDLINE, EMBASE, CENTRAL(The Cochrane Library)와 더불어 중국의 CNKI, 일본의 CiNii, 한국의 KMBASE, KISS, NDSL, OASIS의 총 9개의 데이터베이스에서 영어, 한국어, 중국어, 일본어로 검색하여 임상 근거를 추출하였습니다. 추출된 결과가 양적 분석이 가능한 경우 Review Manager 5.3 (The Cochrane Collaboration, 2014)을 이용하여 근거를 합성하고 메타분석을 하였습니다. 근거의 양은 충분하지만, 중재군과 비교군의 이질성으로 비일관성이 있는 경우 개발위원회의 방법론 전문가 및 임상 전문가와 논의를 통하여 하위그룹 분석(subgroup analysis)를 하였습니다.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GRADE(Grading of Recommendations Assessment, Development, and Evaluation) 방법을 사용하여 근거수준(level of evidence) 및 권고등급(Grade of recommendation) 평가가 이루어졌습니다. 근거수준은 AMSTAR, RoB, RoBANS을 이용하여 비뚤림 위험, 비일관성, 비직접성, 비정밀성 등을 평가하였고, 이를 종합하여 근거수준을 High, Moderate, Low, Very low로 평가하였습니다. 권고등급은 중재를 시행하였을 때 바람직한 이득과 바람직하지 않은 위해 사이의 차이, 임상 현장에서의 실제 적용 가능성 등에 대해 임상 전문가 의견을 고려하여 개발위원회에서 권고등급을 A, B, C, D로 부여하였습니다. 근거수준은 낮지만 임상적 이득이 명백하고 임상 현장에서 활용도가 높은 경우에는 임상 전문가들과의 합의하에 권고등급을 일부 상향 조정하였습니다. 만약 기성 한의서에는 기록이 있지만 현대적 연구방법론을 활용한 근거연구가 아직 수행되지 않은 경우에는 고전근거(Classical Text-based, CTB) 등급을 부여하였고, 서지학적 근거 또는 임상 현장 활용도를 기반으로 전문가 그룹의 합의에 근거하여 GPP(Good Practice Point)로 권고하였습니다.

동료검토 절차를 위해 한방재활의학과학회, 대한침구의학회, 척추신경추나의학회의 질환 전문가, 개원의 패널을 포함한 임상 전문가, 진료지침 방법론 전문가를 포함한 총 12명의 전문가 집단이 권고안 초안에 대해 공식적인 델파이(Delphi) 합의 방법으로 최종 권고안을 도출하였습니다. 이후 한방재활의학과학회, 대한침구의학회, 척추신경추나의학회의 공식적 인준 과정,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개발사업단 검토평가위원회의 AGREEⅡ 검토 및 평가 과정, 근거중심한의약추진위원회의 최종 인증 과정을 끝으로 견비통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으로 2020년 출판되었습니다. 이처럼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는 일련의 체계적인 과정의 연속을 통해 최종 개발 완료된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은 견비통을 호소하는 환자들의 경제적·시간적 부담을 줄이고,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본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에서는 수기 조작만으로 이루어지는 일반침(manual acupuncture), 전침(elecrtoacupuncture), 침병에 뜸을 결합시킨 온침(warm-needle acupuncture), 화침(fire-needle acupuncture), 도침(acupotomy)으로 침 치료를 세분화하여 권고안을 만들었고, 여기에 매선침(thread embedding acupuncture), 약침(pharmacopuncture), 추나, 부항, 뜸, 한약을 합하여 총 11개 한방치료에 대한 27개의 권고안과 8개의 임상적 고려사항으로 구성되었습니다.

견비통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이 임상 활용에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한의사들이 궁금해 하는 치료 원칙 위주로 개발되었습니다. 통증이 주가 되면 전침과 약침이 효과적이며, 관절가동범위 제한이 주가 되면 온침, 추나가 효과적이라는 근거를 제시하였습니다. 자침에 있어 어깨 주위의 근위 취혈보다는 근위 취혈과 원위 취혈을 병행할 때 효과적이라는 근거를 밝혔습니다. 원위 취혈의 경우 하지의 조구(ST38), 중평혈(Extra), 견통혈(Extra), 경추협척혈(Extra) 자침 및 조구(ST38)와 승산(BL57)의 투자가 효과적임을 밝혔습니다. 자침 후 침의 수기 자극 강도가 클수록 더 효과적이며, 일반적인 침치료에 비하여 자침 후 동기침법(動氣針法)을 시행하는 것이 다른 모든 대조군에 비하여 효과적이라는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였습니다. 아시혈 선혈에 있어서 효과적인 동유침법(動留針法), 아시혈의 해부학적 위치 및 자침 후 침병에 뜸을 꽂아 쓰는 온침의 효과에 대해서도 제시하였습니다.

한약 처방 중에서 대진교탕(大秦艽湯), 당귀사역탕(當歸四逆湯), 강활승습탕(羌活勝濕湯), 서근탕(舒筋湯), 계지가갈근탕(桂枝加葛根湯), 견서탕(肩舒湯) 등의 견비통 치료 효과에 대한 근거를 밝혔습니다. 구체적인 처방 약재 구성 및 용량을 권고안 아래에 제시하였고, 한국의 임상 진료현장에서 다용되는 처방에 대해서는 서지학적 근거 또는 임상현장 활용도를 기반으로 전문가 그룹의 합의에 근거하여 권고하였습니다.

견비통의 개요에서는 견비통의 진단 기준, 변증 분류, 질환 분류, 검사 방법, 감별 진단, 평가 척도 등을 제시하였습니다. 또한 한방·양방의 치료 방법, 예후, 환자 관리와 생활 지도 방법과 더불어 구체적인 운동법을 제시하였습니다. 임상에서 환자의 자가 운동 방법 교육을 위해 활용할 수 있는 스트레칭, 견갑골 안정화 운동, 회전근개 근력강화 운동을 일러스트한 그림으로 제공하였습니다.

견비통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의 한계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증례 보고나 비무작위 대조군 연구보다는 무작위 대조군 연구 위주로 진료지침이 개발되어, 견비통 치료에 사용되는 모든 한방 치료 방법을 포함하지 못한 부분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객관적인 평가척도 없이 치료율(cure rate)로만 효과를 평가한 논문을 배제하였습니다. 대부분의 권고안이 무작위 대조군 임상연구와 체계적 문헌고찰 위주로 근거가 선정되므로 절대적인 근거의 양(quantity of evidence)이 부족하였습니다. 또한 무작위 대조군 임상연구 연구가 활발하지 못한 한국 한의계의 현실상 중국 논문에 대한 의존이 심하였습니다. 중국 학술지는 많은 논문을 수록하기 위해 간략히 요약된 논문을 게재하는 특성으로 비뚤림 위험이 불명확한 경우가 많았고, 대상자 수가 적어 발생하는 비정밀성이 높아 근거 수준이 낮게 평가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견비통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을 임상 진료에 활용할 때 주의할 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인용된 논문들이 대부분 표준화된 치료가 적용된 근거들이어서 한의학의 치료 특징인 개체 특이성, 체질별 치료를 적용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진료지침을 참고하면서 개별 환자의 특성과 환경적 요인을 고려하여 치료하여야 할 것입니다. 견비통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은 임상 진료를 담당하는 한의사의 의료 행위를 제한하거나 건강보험 심사 기준으로 삼고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또한 특정한 임상적 상황에 처한 환자에 시행된 의료 행위의 법률적 판단을 하는 근거가 될 수 없음을 밝힙니다.

2018년 한의정보협동조합을 통한 한의사용 인포그래픽스, 일반인 대상 웹 홍보용 카드뉴스, 환자용 리플렛이 제작되었고, 보건복지부 산하 진료지침 개발과 확산을 위한 플랫폼(http://www.nckm.or.kr) 등을 통해서도 제공되고 있습니다. 향후 전공의 및 학생 교육에 활용하기 위해서 교과서 개정 작업에 견비통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의 권고안 내용이 반영될 것입니다.

본 견비통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개발은 엄격한 진료지침개발 절차에 의해 이루어졌고, 근거중심 의학적 방법론에 입각하여 체계적이고 과학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뿐만 아니라 한의학 치료방법들의 특성을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개발된 진료지침이라는 점에 의의를 두려고 합니다. 향후 견비통의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에서 사용한 분석 방법들을 통하여 보다 잘 디자인된 대규모의 무작위 대조군 연구와 다양한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들이 국내에서 연구되고 개발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견비통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이 개발되기까지 많은 도움을 주신 서지혜 연구원, 경희대 백용현 교수님과 박연철 교수님, 서울대 보건대학원 김선영 교수님, 대전대 이은정 교수님, 동신대 최진봉 교수님, 원광대 신희라·박경태·안성후 전공의 여러분께 감사 드립니다. 또한 서로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던 동신대 김재홍 교수님, 만주에서 독립 운동하는 심정으로 진료지침 개발에 힘써달라고 강조하셨던 정석희 단장님, 힘들 때마다 멘토가 되어준 아내 그리고 재롱둥이 세 아이 수·선·화 모두에게도 감사드립니다. 끝으로 코로나 19로 고생하는 국민 모두 힘내시길 바랍니다.


해당 지침은 국가한의임상정보포털(NCKM, http://www.nckm.or.kr) → 임상진료지침→ 진료지침 DB에서 ‘견비통’을 검색하신 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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