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개원 10주 맞은 이형주 한국한의학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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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개원 10주 맞은 이형주 한국한의학연구원장
  • 승인 2004.10.08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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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거점 연구기관으로 도약할 터”

지난해 10월에 취임한 이형주 한국한의학연구원장(54)은 취임당시 “소규모 연구원을 명실상부한 연구원으로 육성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연구원 개원 10주년이 되는 금년에 연구원은 대전청사로 이전하고, ‘한의지식정보자원 디지털화 사업’이라는 한의계 최대 규모의 수탁용역과제를 받았다. 또한 인력 및 예산액도 증가하는 면모를 보이고 있다.
이형주 원장은 급변하는 국제 조류 속에서 위기감과 책임감의 복합적인 압박을 느끼고 있었다.
“중국·미국 등이 전통의학에 투자하는 연구비의 규모를 보면 한의학의 위상이 어떻게 변할지 향후 5년도 예측하기 힘들 정도”라면서 “우선적으로 국책연구기관에 걸맞는 연구기관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인력과 예산을 지금의 3배로 키워야 하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외국과 경쟁해야 하는 현실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한의학이 과학화 및 경쟁력 향상을 위해 우선적으로 풀어야 할 과제는 무엇이며, 연구원은 어떤 역할을 수행해야 하나?

□한의학 관련 연구개발에 대한 국가적 투자 증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한의학이 기존의 형태대로 경험적, 직관적 의료로서 존재한다면 재현성, 객관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으며 이 경우 사회 각 부문의 정보가 공유되는 사회에서 한의학은 신뢰를 잃고 쇠퇴하게 될 것이다.
한의학연구원은 국가연구기관으로서 한의학 연구개발의 중장기적 방향을 기획하고 조정하면서 민간에서 담당하기 어려운 기반연구를 담당하는 거점 연구기관으로서 역할을 가져야 할 것이다. 연구원은 한의계와 정부의 심부름꾼이다. 정책에 따라 필요한 연구를 수행하는 곳이다.
하지만 정작 한의계는 어떤 방향으로 나가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명쾌한 요구내용이 없다는 점이 연구원이 일을 찾아가는데 근본적인 어려움을 주고 있다. 한의계 스스로 방향을 설정하고 정책결정권을 확대시켜 갈 때 한의학의 발전과 더불어 연구원이 성장할 수 있는 길이 될 것이다.

선진시스템 구축 운영

■지난 10년간 연구원의 성과와 취약점, 한계는 무엇인가?

□연구원은 불모지였던 한의학 연구개발분야를 개척해왔다. 한의과대학에서도 연구가 이루어지기는 했지만 연구기획에 따라 특정한 연구분야, 과제에 일정 규모 이상의 연구비가 지속적으로 사용된 경험이 거의 없었다.
지난 10년간 우리 연구원은 전통 의약문헌의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통한 지식정보화에 뚜렷한 성과를 내왔고, 한약의 표준화에 기반이 되는 감별기준 연구 등에서 성과를 쌓아왔다. 또한 한약을 응용한 다양한 치료제개발의 성과를 갖고 있다.
침구경락 연구부문이 그동안 다소 취약한 측면이 있었지만 내년부터는 약 20억원 규모의 대형 과제를 수행함으로써 침구 경락연구의 새로운 장을 열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한편 연구원 발전을 저해하는 가장 큰 걸림돌은 연구원들 내부 시스템의 미성숙과 자신감 부족이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취임 직후부터 연구원의 기획, 관리 기능을 대폭 강화시키고 있다. 또한 올해 안으로 경영정보시스템의 구축을 완료하여 선진화된 시스템 운영을 구현할 예정이다. 올해 사업의 확장노력이 결실을 맺으면서 우리 연구원들도 노력만하면 뭔가 이룰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어가고 있다. 향후 1~2년간 한의학연구원은 분명히 달라진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이다.

■발전방안 전략과 주요 추진사업은 무엇인가?

□한의약 기반연구를 확대하고 연구분야의 선택과 집중화를 강화할 것이다. 무엇보다 사업규모와 인력규모 확대에 전력을 다함으로써 조기에 연구인력 100명, 연간 사업예산 300억원의 임계규모를 달성함으로써 명실상부한 우리나라의 대표적 한의학 연구기관으로서, 핵심 거점연구기관으로서 역할을 해나갈 것이다.
내년부터 경락-진단, 한약, 한의학정보의 세 부문에 사업을 집중하고, 기본사업도 이 구도에 맞게 과제 수를 줄이고 대형화할 것이다. 관련 대학, 연구기관, 산업체와의 네트워킹도 강화해야겠다.

안정적 사업규모 확보 아쉬워

■연구원 내년 예산 증액은 고무적이라 보여진다. 마지막으로 한의계에 당부할 것이 있다면?

□이 정도 사업규모 확대로는 부족하다. 대형 연구개발프로젝트 개발을 통한 안정적 사업규모를 확보하고 아울러 우수한 연구·행정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10년이면 한의계에서는 우수한 인재가 7천5백여명이 배출된다. 국제적으로 한의학은 변화무쌍한 소용돌이 속에 있다. 우수한 인재로 구성된 한의계가 새로운 트렌드를 장악할 수 있는 역량을 더욱 모아가길 희망한다.
한의학연구원의 설립부터 오늘의 성장이 있기까지 음으로 양의로 한의계 내외의 지원이 큰 힘이 되었다. 앞으로도 잘못된 연구방향에 대해서는 따끔한 질책과 발전적인 비판을 기탄없이 해주길 바란다.

대전 = 오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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