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24] 한의원 인테리어의 방향 정립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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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24] 한의원 인테리어의 방향 정립을 위하여
  • 승인 2004.10.22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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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인테리어에 관한 글을 쓰며 일관되게 주장되어온 이야기는 ‘왜? 한의원다운 인테리어를 해야 하는가’ 즉 한의원의 정체성(아이덴티티)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 긴 소회 짧은 결론

‘잘된 인테리어란 무엇인가’ 이 질문은 이 업에 종사하는 한 끊임없는 화두입니다. 인테리어는 예술이 아닙니다. 굳이 고상하게 표현하자면 상업예술입니다. 의뢰인의 요구에 복무하는 것 그리고 의뢰인의 가치와 이익을 대변할 수 있도록 공간을 꾸미는 것입니다.

간혹 필자는 디자이너들과 마찰을 빚는 경우가 있습니다. 디자이너들은 디자인에 대한 강박관념을 갖게 됩니다. 더 잘 표현하고자 하는, 더 멋있게 디자인 하고자하는 욕구는 디자이너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기본욕구입니다.

특히 인테리어 디자인에 입문해서 2~3년 지나 자신이 프로젝트를 맡게 되면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것을 표현하겠다는 과욕을 부리게 됩니다. 그 때 마다 욕심 부리지 말 것을 주문하며 해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인테리어를 의복쇼핑에 비유해 봅니다. 쇼핑하는 동안은 쇼핑 재미에 빠져 자신이 무엇을 사고 있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의욕이 넘쳐 처음엔 고급양복을 사고 개성있게 빨강양말을 사고 그리고 이것저것 사다보니 마지막엔 돈이 없어 절약을 하기 위해 재래시장에서 고무신을 삽니다. 그리고 집에 와서 입어보면?! 고급양복에 빨간 양말에 고무신입니다.

이것은 비단 인테리어 디자이너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인테리어를 의뢰하는 클라이언트에게서도 종종 보는 경우입니다. 비단이 아니라도 깨끗한 면 한복에, 흰 양말에, 흰 고무신을 신고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맑은 하늘을 보는 사람이 훨씬 아름다워 보입니다. 인테리어는 최종 마감재를 기준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 인테리어의 진정함

인테리어 의뢰를 받고 갔다 그냥 돌아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한의사의 얼굴과 너무나 닮은 인테리어, 그의 나이와 더불어 성숙해진 인테리어를 볼 때 발길을 돌리게 됩니다.

“왜 인테리어를 하시려고 하죠? 환자가 없어서인가요?”
“환자는 많어. 아들 녀석이 누추하다고 자꾸 바꾸라고 해서....”
“이 곳은 원장님의 얼굴과 너무나 닮아 있습니다. 인테리어는 자신의 얼굴입니다. 낡은 공간이라고 부셔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같이 늙어간다는 생각을 가지십시오.” 라고 당부를 하게 됩니다.
“원장님과 사모님이 꾸미신 살아있는 공간입니다.”
“동선도 편하고 환자도 이 곳이 편안하고 좋아 찾고 있지 않습니까.”
“제가 아니라도 다른 누구에게라도 인테리어를 맡기지 말고 그냥 두십시오. 인테리어를 안 하는 것이 인테리어를 하신 겁니다.”

너무나 이미지가 좋아 지나는 길에 들러 보았을 때 안타깝게도 그 한의원은 멋있게(?) 다시 바뀌어 있었습니다.

■ 가치를 창조하는 문화경영

기업은 저마다 나름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기업마다의 고유한 이미지는 긴 세월동안 형성된 기업만의 색깔이며 그 이미지를 통해 기업의 브랜드는 형성되고 소비자에게 인식됩니다.

최근 들어 기업경영의 핵심이 마케팅부서 위주로 재편되고 있는 것은 마케팅이 산업사회 속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기업은 다양한 수단을 사용하여 마케팅 활동을 합니다. 광고 홍보 영업 등의 기본적인 마케팅 활동들은 이제 CPR(소비자동향조사), CRM(고객관계관리) 등의 고차원적인 마케팅 툴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기업의 이미지 제고를 위한 마케팅 툴로 자주 사용되는 것이 기업의 문화마케팅입니다.

기업마다 브랜드 제고 전략으로서 기업의 아이덴티티를 확립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문화예술을 통해 기업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대표적인 국내사례는 포스코입니다. 포스코는 제철회사라는 차가운 기업이미지를 벗기 위해 클래식이라는 장르를 기업CF 및 프로모션에 도입하여 큰 효과를 거두었습니다. 클래식 현악기의 현은 철로 만들어졌지만 소비자는 클래식을 들으면서 그러한 사실을 인지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소리 없이 세상을 움직인다’는 포스코의 CF 카피는 소비자에게 철의 소중함과 그렇게 소중한 철을 제련하는 포스코란 기업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창출하였고, 결국 포스코의 대외인지도는 크게 향상되었습니다.

문화의 시대에 맞는 기업의 문화전략은 이제 ‘기업문화’에서 ‘문화기업’으로의 변신을 시도합니다. 문화기업으로서 좋은 이미지를 확립하게 된다면 대사회 및 대고객관계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으며 이는 결국 소비자의 신뢰회복을 통해 다시 기업의 이익으로 환원됩니다.

■ 한의원 인테리어의 정체성

개별 한의원의 이미지도 중요하지만 한의학이라는 이미지, 한의원이라는 이미지가 사라지면 자신의 정체성의 부정으로 비춰질 수 있습니다.
현재의 문화코드로서 웰빙에 가장 가까운 한의원이 오히려 그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경기침체로 한의원의 환자수요가 감소했다고 하지만 어느 때보다 건강에 대해 관심이 많고 웰빙 관련 상품이 범람하는데 한의원은 그에 대한 대처를 하고 있는지 반문을 하게 됩니다.
세계의 조류는 웰빙으로 표현되는 오리엔탈리즘으로 동양으로 오고 있는데 한의원 인테리어와 한의원의 대외 이미지는 오히려 자신을 잃어버리고 서양으로 가고 있습니다.

양방과 같은 인테리어를 추구해 카페 같은 화려한 인테리어를 하고 있습니다. 가장 편안하고 정감있는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낼 수 있는 인테리어와 거리가 먼 곳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어떤 도식이 뿌리 깊게 내려있습니다. “모름지기 의료공간은 양방처럼 서양식의 모던하고 세련된 것이어야 한다는 것. 한의학은 의학이기 때문에 과학이어야 하고 옛날 방식의 한의원은 낡은 것이라 사라져야 한다”는 따위는 모두가 편견입니다.

오히려 지금 강조되어야 할 것은 한의학은 민족의학이며 문화이고 정신이라는 생각이 강조되어야 하지 않을까 반문해 봅니다. 민족의학은 민족문화라는 민족자긍 정신이 있어야 성립할 수 있습니다.

한의학을 이해하고 찾아주는 일반대중이 있었기에 오늘의 한의학이 있습니다. 일반대중은 무지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들의 발걸음을 돌리게 하는 요인을 한의사 스스로가 제공하고 있지나 않은지 살펴봐야 할 것입니다.
기업의 브랜드 마케팅처럼, 포스코의 기업이미지 광고처럼, 한의원의 브랜드 이미지를 한층 상승시킬 수는 없을까 반문해 봅니다. <계속>

김 도 환
(주)아반프러스 대표
02)323-55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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