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서산책222] 要略
상태바
[고의서산책222] 要略
  • 승인 2004.11.05 13: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webmaster@http://


醫方類聚에 실려 전해온 敎人要略

몇 년 전 우연찮게 입수한 우리 옛 의학책으로 장부와 맥론을 결부하여 설명한 이론서의 성격을 띄우고 있다. 특별히 이 책을 소개하는 이유는 물론 다른 책에서 찾아보기 힘든 몇 가지 특색이 있기 때문이다. 우선 五臟論에서 五臟에 膽을 더하여 설명하고 六腑 중 다른 장기는 말하지 않은 점, 장부를 중심으로 맥과 병증을 파악하고 음양오행의 허실과 生剋 관계로 변증체계를 구성하여 설명한 점, 그리고 『醫方類聚』의 ‘五臟六腑圖’에서 보이는 도가적 색채가 농후한 점 등이 조선 후기의 다른 서적에서 볼 수 없는 특징을 갖고 있다.

1권1책으로 묶여진 필사 원고본으로 전체는 크게 보아 전반부의 오장론과 후반부의 二因擧要方으로 나뉘며, 앞쪽은 다시 藏府病, 藏府脈, 十二經表本으로 나뉘고, 뒤쪽은 傷寒, 內傷, 虛勞의 순서로 이루어져 있다. 장부맥은 또 五臟脈, 藏腑十二經脈, 陰陽六經脈, 陰陽虛實脈, 二十七脈綱領, 浮沈遲數, 外感六淫, 內傷七情, 四時脈, 六氣脈, 四時吉凶脈, 論脈轉變吉凶 등으로 세분하여 기술하고 있다. 十二經表本은 臟腑標本虛實脈藥摠方이라는 이름이 달려 있다.

내용 중 臟腑에 관한 명칭과 형상 등이 기술되어 있는데, 각 臟腑를 주관하는 神의 이름과 字, 形狀 등 道家 계열의 의학설이 포함되어 있다. 또한 臟腑病의 증상도 다른 의학문헌에서 찾아보기 힘든 내용이 담겨져 있는데, 『五臟六腑圖』와 같이 도가의 기공서적에서 그 원류를 찾아야 할 것이다. 『오장육부도』는 당나라 때 女道士인 胡음이 848년에 지었다고 알려진 것으로 현존 최대의 한의방서인 『의방유취』에 수록되어 그 내용이 전해진다.
‘藏府病’은 『오장육부도』의 내용과 각 장부의 뒤에 附記되어 있는 치료법으로 나눌 수가 있다. 『오장육부도』 중 장부병에 관련된 내용에 치료법이 더해지면서 장부치료의 체계가 완비되었음을 알 수 있다. 여기에 기술된 이러한 내용은 『의방유취』에 수록된 이후로 조선의 의학 관련문헌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데 어떠한 경로로 이 책에 포함되게 되었는지 매우 궁금하며, 차후 좀 더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장부맥’에는 心小腸, 肝膽, 腎膀胱, 肺大腸, 脾胃, 心包絡, 三焦등 12장부를 標本으로 나누어 전반적인 특징을 말하였다. 이것은 張元素의 『臟腑標本虛實寒熱用藥式』의 내용을 근간으로 氣血의 多少를 첨가한 것이다. 標病과 本病을 다시 脈의 浮沈遲數과 有力無力의 조합에 따라 나누었는데, 각 장부마다 本病은 沈數有力, 沈數無力, 沈遲有力, 沈遲無力의 4가지로 분류하고 標病은 浮數有力, 浮數無力, 浮遲有力, 浮遲無力의 4가지로 분류하여 병증과 처방을 『東醫寶鑑』의 내용을 위주로 설명하였고, 구체적인 처방내용은 생략하였다. 특히 여기서는 『臟腑標本虛實寒熱用藥式』에서 치법과 약물만 언급되어져 있던 것을 『동의보감』의 내용을 중심으로 十二臟腑와 脈象에 의해 새롭게 분류하여 臟腑를 중심으로 한 辨證論治의 체계가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변증체계의 발전에 기여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

‘二因擧要方’에서는 傷寒, 內傷, 虛勞로 세분되어 있다. 二因은 內傷七情과 外感六淫을 지칭하며, 전반적으로 『동의보감』의 내용이 축약되어 있으면서 처방의 약물구성에 대한 내용은 생략되어 있다. 이는 저자의 학문적 체계가 『동의보감』을 근간으로 기존의 三因說을 따르지 않고 二因이라는 새로운 관점으로 이론을 정리하고 기존 학설의 내용을 재편하는 과정을 거친 것으로 보인다.

序文의 말미에 “歲在蒼龍春三月下浣 白山下 松溪散人題”라는 명문이 있지만 갑인년 어느 해 봄에 松溪散人이 썼다는 것 이외에는 여전히 이 책의 유래를 알기 어렵다. 또 서문 중에는 “후학들에게 맥과 병증의 요체를 쉽게 이해시키고 논란의 없애기 위해 이 책을 써서 『敎人要略』이라 이름 지었다”라고 했으니 저자의 뜻만을 알 수 있을 뿐이다.

한국한의학연구원 안 상 우
(042)868-9442
answer@kiom.re.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