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약 한정적인 활용법에 아쉬움…외국인환자 유치 기반 만들어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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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약 한정적인 활용법에 아쉬움…외국인환자 유치 기반 만들어갈 것”
  • 승인 2021.10.07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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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숙현 기자

박숙현 기자

sh8789@mjmedi.com


▶인터뷰: 김정국 서울시한의사회 외국인 환자 유치 지원프로그램 중국 지원센터

외국인 환자 유치는 ‘한의약 브랜드’ 확장 연결고리…중의학과 다른 질환 접근방식이 강점

 

[민족의학신문=박숙현 기자] 한의약진흥원이 외국인 환자 유치 활성화를 위해 인접 국가 대상 맞춤형 한의 의료기관을 육성‧지원하고자 일본과 중국 지원센터를 선정해 운영하기 시작했다. 이 중 중국 지원센터로 활동하게 된 서울시한의사회 컨소시엄의 김정국 부회장에게 앞으로의 활동계획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한의약 외국인 환자 지원 프로그램에서 중국 지원센터로 선정되었다. 지원센터로 활동하고자 결심한 계기는 무엇이었으며, 준비과정은 어땠나.

한의약의 세계화 사업은 보건산업진흥원에서 진행이 되었다. 최근 한의와 관련한 외국인환자 유치 분야는 별도로 분리하여 한의약진흥원에서 담당을 하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2013년 외국인환자를 진료했던 경험을 시작으로 외국인환자 진료에 관심을 두게 되었고, 2015년부터 보건산업진흥원에서 추진하던 사업과제에 수차례 응모를 했었다. 아쉽게도 지원했던 프로그램에서는 탈락을 했지만, 자체적으로 외국인환자유치를 위해서 여러 방면으로 알아보고 노력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2019년, 중국의 사천성 이빈시 중의병원의 항노화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기관과 인연이 되어, 현지에서 의료인을 교육하고 실제 진료를 수행할 수 있는 행의면허를 취득하였다. 그러나 2020년 초 코로나로 모든 것이 중단이 되었다. 2021년 5월 강남구한의사회장으로 취임하면서 서울특별시한의사회의 부회장이 되었다. 그간 외국인환자유치를 위한 경험과 노력을 알고 있던 서울특별시한의사회 박성우 회장의 업무 지시로 외국인환자 유치지원센터 사업추진을 실무 이사와 함께 준비를 하게 되었으며, 6년여 가지고 있던 인프라를 활용해 유치지원센터 컨소시엄을 구성하였다.

한의약은 환자 진료와 치료에 있어 많은 강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활용 방안이 한정적이어서 강점을 어필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외국인환자유치도 개개의 의료기관의 노력으로 유치와 진출을 이루었지만, 한의계나 산업군 전체로 확산이 되지 못했다. 강남구한의사회장이 되어 해야 할 일로 ‘한의계 브랜딩’을 아젠다로 걸었는데, 외국인환자 유치는 이 브랜딩을 확장하는 연결 고리가 된다. 외국인 환자 유치를 성공적으로 수행을 한다는 것은 국내 한의약의 발전을 이룰 수 있다는 마음에 활동을 결심하게 되었다.

준비과정은 제4차 한의약 육성발전 종합계획의 ‘세계화 과제’를 검토하고, 한의약진흥원에서 제안하는 진행단계를 적절하게 풀어갈 수 있을지를 컨소시엄과 면밀히 검토를 하고, 전체적인 방향성이 우리가 추구하는 것과 합치하는지를 확인했다. 사업단 모두가 사업 성공을 위한 열망을 가지고 있어 준비 과정은 너무 즐거운 시간이었다.

 

▶지원센터로서 참가 의료기관에 앞으로 3년 간 중국 맞춤형 지원프로그램을 지원할 예정인데, 구체적으로 어떠한 역할을 할 것인지 궁금하다.

외국인 환자 유치는 국가적 과제이다. 한의약이 국내에만 머무르지 않고 세계로 뻗어가길 누구보다도 열망한다. 복지부, 한의약진흥원, 대한한의사협회, 서울특별시한의사회, 한의원/한방병원/대학 등 의료기관, 그리고 한의약 관련산업 종사자가 한의약 세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외국인이 국내에 왔을 때에 실제 한의약을 경험하고, 질병 치료를 수행하는 최전선에 의료기관이 있다. 과거 외국인환자 진료를 위해서 자체적으로 설문항을 개발하고, 번역 작업을 하고, 필요한 요건을 갖추는데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 홍보 등을 통해서 한의약이 알려지고 외국인이 방문을 하더라도, 실질적인 접촉을 하는 일선 의료기관들이 막상 이들을 맞기 위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모든 노력은 수포로 돌아갈 수 밖에 없다.

지원센터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서 국내에 방문한 외국인 환자를 일선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매뉴얼을 갖추는 역할을 하게 된다. 진료와 관련한 내용과 진료 외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예를 들어 언어의 장벽)까지 매뉴얼을 구축하는 것이다.

외국인 환자를 유치하고 진료를 하는 현 의료기관 뿐 아니라, 앞으로 외국인 환자 유치를 희망하는 의료기관들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역할을 지원센터가 하게 된다.

 

▶아직까지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은 상황에서 해외사업을 운영하기 위한 대응책이 있나.

코로나19가 종식되기를 기다렸다가 외국인이 방문을 하면 그때부터 사업을 수행하는 수동진 자세를 넘어서, 코로나19 상황에도 불구하고 사업을 위해서 어떠한 노력을 할 것인지 능동적인 관점으로 업무를 추진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로 구분을 할 정도로 이번 코로나19는 각계 전반으로 엄청난 파급효과를 만들고 있다. 대면이 필요한 분야에서 대면을 하지 않고도 사업을 할 수 있는 인프라가 빠르게 구축이 되고,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전환이 되었다. 보수적으로 접근을 하는 의료분야 역시 온라인 상담을 시범적으로 수행을 하고 있으며, 전환의 속도는 이전보다 훨씬 빠를 것이다.

지원센터에서 중국인을 대상으로 한 한의약 프로그램을 선정을 할 때에도 이 부분을 고심하였다. 지원센터에서는 중국인 3000여명의 설문을 통해서 수요질환을 도출하였다. 한의약 체질진단, 근골격계 질환 치료, 비만, 피부질환, 여성질환(월경통)을 선정을 하였는데, 중국쪽의 요구가 높은 것과 비대면 진료이나 온라인 상담이 가능한 질환을 고려하여 수요질환을 선정하였다.

온라인 상담을 위한 플랫폼도 컨소시엄 내에서 별도로 준비를 하고 있다.

 

▶일본과 중국에서의 사업대상질환은 현지 한의약 수요조사에 따라 다르게 선정되었다. 중국은 근골격계 통증치료와 아토피피부염 등 피부질환에 대한 선호가 높았는데, 이러한 질환에 대한 선호가 높은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중국 설문 결과시 치료 서비스를 확대한다면, 원인불명의 통증질환(21%), 암 및 후유증 관리(21%), 척추질환 (14%) 등의 조사 결과가 있었다. 그를 기반으로 근골격계 통증치료를 선정하였다. 우리나라에서도 원인불명의 통증과 근골격계통의 질환에 대하여 한의약의 강점이 있으며, 이러한 강점을 극대화 하는 전략이다.

항노화 등 미용에 관심이 있는 경우 한국 방문 의향이 97%로 대단히 높다. 중국인들은 INNER BEAUTY에 관심이 많다. 기기와 도구를 이용한 미용분야도 있으나 아토피성 피부염 등 내부 균형을 조율해서 피부가 개선되도록 하는 것이 한의약의 강점이다. 수요자가 원하는 것과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종합해서 수요질환을 선택하였다.

 

▶중국은 이미 중의학이 대중적으로 퍼져있는데, 이들이 한의 치료를 선택하게끔 할 수 있는 한의학의 강점과 전략이 궁금하다.

중국에 중의학이 대중적으로 퍼져 있는 것이, 장점이 될 수도 있고 단점이 될 수도 있다. 인프라가 전혀 없는 곳에 한국의 전통의학을 홍보하는 것이 경쟁력이 있을지, 혹은 자국의 전통의학이 활성화가 되어 있는 곳에 한의약을 홍보하는 것이 경쟁력이 있을지는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한의학의 강점은 인체의 균형을 조율하는 것이다. 몸의 내적 균형, 몸과 마음의 균형에 깊게 관여하고 있다. 중의학과 한의학이 치료 도구에서는 유사할 수 있으나, 질환의 접근 방식은 간극이 크다. 중의학은 동일 질환에 대해서 서의학적 치료 도구를 대체할 수 있는 중의학 도구를 사용한다면, 한의학은 동일 질환에 대해서 접근 방식을 달리 가는 것이다. 한의학의 강점을 극대화 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고심하고 있다.

 

▶성공적인 외국인 환자 유치를 위해 한의 의료기관이 가장 유의해야 할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우리가 외국에 방문을 한다면, 우리가 외국에 있는 의료기관을 이용한다면, 어떤 것을 중점적으로 생각할 것인가를 역으로 적용을 해 보면 된다. 중국과 일본의 설문 결과 공통적으로 중시하는 것이 해외 의료 서비스에 대한 불안함이다. 의료기관을 방문할 때에 언어 소통 등 불편함에 대한 걱정, 외국인 의사에게 치료를 받는 것에 대한 불안함이 넘어야 할 장벽이다.

질환 치료를 잘 하는 것을 강점으로 내세워 외국인 환자를 유치하는 것은 홍보 역량이 충분한 의료기관이 아니라면 어렵다.

외국인환자유치를 추진하는 의료기관을 직접 지원하는 방식을 탈피해, 유치 지원센터를 구성하여 지원하는 방식으로 바뀐 것도 개별 의료기관의 단독 노력으로는 쉽지 않다는 현실을 인정하고 방향을 바꾼 것이라 생각한다.

 

▶지원프로그램 참여를 고민하고 있는 의료기관 등에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외국인 환자 유치를 하기 위한 각계의 열망은 있으나 아직 한의계 전체로 볼 때에 기반이 없다. 유치 지원센터는 기반을 조성하려고 한다. 이제 시작하는 지원 센터의 프로그램에 참여를 해서 함께 기반을 조성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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