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겨웠던 200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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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겨웠던 2004년
  • 승인 2004.12.17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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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란 편리하게 이용하고자 인간이 만들어놓은 개념에 불과해 1년의 시작과 끝이 어디라고 단정할 것이야 없지만 일정기간 지나온 세월을 한번쯤 되돌아보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1년이란 시간 설정은 그런 대로 의미 있게 다가온다.

한의계의 지난 1년도 한의계의 의지와 관계없이 시련에 부딪히고 튕겨나가 여기저기 생채기로 얼룩진 한해가 아니었나 여겨진다. 경기에 영향을 강하게 받는 한의업계는 내수경기 침체로 내원환자수가 격감해 서울이나 지방 할 것 없이 전국의 모든 한방병·의원에 근무하는 한의사들을 시름에 젖게 하였다. 한의업계 종사자들의 맘고생도 이만저만이 아니었을 것으로 미루어 짐작된다.

내수부진으로 인한 경기둔화는 외부적 요인이라 보아 그런 대로 넘어갈 수 있다하더라도 시도 때도 없이 보도된 한의계 흠집내기식 보도에는 참을 수 없는 모욕으로 와 닿았다. 한의사가 한약재소비의 정상에 위치해 있어 도의적 책임이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마녀사냥 식으로 몰아가는 일부 언론과 사회단체의 편견에 찬 태도에 직면해서는 분노감을 억누룰 수 없었다.

외부의 한의학 무시, 침탈만이 우리를 어렵게 만든 것은 아니었다. 한의계 내부적인 계통이 서지 않은 것이 더 큰 문제로 부각된 한해였다. 과거에는 법적, 제도적 미비로 실정법에 위반되는 일이 있었지만 한의사다운 품위를 저버린 적이 거의 없었는데 올해는 의료인의 자세와 직결된 문제들이 종종 발생하였다. 의료 윤리를 스스로 저버리지 않았는지 옷깃을 여미고 반성해야 할 것이다.

가장 뼈아픈 일은 내부의 분열과 갈등이 심화되었다는 점일 것이다. 한의계는 아무리 어려울망정 외부의 한의학 침탈세력에 맞서 내부적으로 똘똘 뭉쳐 끈끈한 단결력을 발휘해왔다. 그러던 것이 최근 몇 년간 전문의제 개선방안을 둘러싸고 한의사간 불신의 골이 깊어졌다. 내부가 단합된 예전 같으면 쉽게 해결됐던 일이 올해 들어 대형사건으로 쉽게 비화되는 것도 따지고 보면 한의계 내부의 조직과 연대의 틀이 심하게 균열된 데서 오는 필연적인 현상이다.

물론 좋은 일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많은 성취가 있었다는 사실을 결코 부인하지는 않는다. 역사란 일시적 후퇴나 정체는 있을지언정 장기적으로 발전하게 마련이다. 바로 그 역사는 한의계 성원 한사람 한사람이 만들어 나간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갑신년 한해 열과 성을 다한 모든 한의계 성원들에게 박수를 보내며 내년은 보다 나은 한해가 되길 염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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