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비만인데 왜 교감신경의 활성이 증가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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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비만인데 왜 교감신경의 활성이 증가할까?
  • 승인 2023.04.14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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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우

이준우

mjmedi@mjmedi.com


비만과 고혈압 그리고 태음인 -두 번째 이야기-
이준우 탑마을경희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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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마을경희한의원

주지하다시피 부교감신경의 활성으로 동화작용이 활발해지면 살이 찌게 되고, 교감신경의 활성으로 이화작용이 활발해지면 살이 빠지게 된다. 숲에서 맹수를 만나면 교감신경이 흥분하고 이화작용이 활발해져서 에너지를 많이 쓰게 되고, 그 위협에서 완전히 벗어나 마음이 편안해지면 비로소 부교감신경이 흥분하고 식욕이 생길 것이다. 이 때 여분의 에너지를 과도하게 저장하다 보면 비만이 생기게 된다. 그렇다고 한다면 비만이 된다는 것은 결국 부교감신경이 과도하게 활성화되면서 생긴 결과인데, 오히려 비만 환자들은 왜 교감신경의 활성이 증가되어 있으며 고혈압이 잘 생길까?

부교감신경의 활성으로 음식을 많이 먹고 동화작용이 활발해진 것은 비만의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에 비만이 되고 난 이후에 교감신경의 활성이 증가한 것은 비만으로 인해서 생긴 결과물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지방세포에서 분비되는 렙틴이라는 호르몬은 비만을 억제하기 위해서 즉 negative feedback으로 분비되는 호르몬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 렙틴에 의해서 교감신경의 활성이 증가하게 된다. 다만 렙틴 분비로 인한 교감신경의 활성은 에너지 소비보다 노르에피네프린 농도의 증가가 위주이며, 말초저항을 증가시켜 고혈압을 일으키는 방식으로 작동하게 되기 때문에 비만을 개선하는 데는 한계가 있게 된다(노르에피네프린은 주로 α수용체를 흥분시키고 β수용체는 적게 흥분시키는 반면 에피네프린은 두 타입의 수용체를 거의 같게 흥분시킨다). 비만 환자에게서 렙틴의 저항성이 나타나는 것 역시 비만이 개선되는 것을 방해하게 된다.

부교감신경 활성 비만 교감신경 활성 고혈압

인슐린과 자율신경

물질대사에 관여하는 대표적인 호르몬인 인슐린의 분비 역시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음식물을 섭취하는 동안 발생하는 부교감신경의 활성화는 인슐린 분비를 자극해서 인슐린의 농도가 올라가게 되고, 반대로 공복이 오래되어 혈당이 낮아지면 교감신경이 흥분해서 인슐린 분비를 억제하고 글루카곤 분비를 자극해서 혈당이 올라가게 된다. 하지만 음식물 섭취 후 혈당이 올라가고 인슐린 농도가 증가하게 되면 이번에는 교감신경이 흥분하게 된다. 대사증후군에서 고혈압이 생기는 기전 역시도 이와 같다. 인슐린 저항성으로 인해서 혈중 인슐린 농도가 증가하게 되면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서 고혈압이 생기는 것이다.

부교감신경 활성 과식 인슐린 저항성으로 인한 인슐린 증가 교감신경 활성 고혈압

노인 고혈압과 비만 고혈압

편의상 본태성 고혈압을 노인 고혈압과 비만 고혈압(비만 고혈압이라는 표현은 편의상 표현이며 정식 표현은 아니다)의 둘로 나눠 본다면, 이 둘은 서로 특징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선 노인 고혈압은 노화에 의해 동맥경직도가 증가하면서 생기며 가장 뚜렷한 특징이 맥압이 증가된 수축기혈압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동맥경직도가 증가하게 되면 혈관 팽창성이 감소하게 되어 수축기압은 증가하고 이완기압은 감소하게 되어 수축기압과 이완기압의 차인 맥압이 증가하게 되는 것이다.

반면에 비만 고혈압은 심박출량이 증가하고 혈류가 증가하면서 생긴 고혈압이다. 비만은 전체 혈액량과 심박출량을 증가시키며 심부하를 가중시킨다. 전형적으로 비만환자는 같은 정도의 혈압 상태에서 더 높은 심박출량과 더 낮은 말초 저항을 나타낸다. 비만에서 나타나는 심박출량의 증가는 대부분 일회박출량의 증가에 기인하며 교감신경계의 활성화로 심박수도 약간의 증가를 보인다. 비만환자는 정상인에 비하여 고혈압이 되기 쉬우며 체중의 증가는 혈압의 증가와 흔히 연관된다. 과체중 또는 비만환자에서는 충만압(filling pressure)과 혈액량 증가에 따라 좌심실 확장이 자주 발생한다.

혈압은 저항과도 비례하지만 혈류량하고도 비례하기 때문에 노인 고혈압이 저항의 상승으로 인해서 생긴 고혈압이라면, 비만 고혈압은 혈류량 증가로 인해서 생긴 고혈압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비만 고혈압 역시도 처음에는 혈류량 증가로 인해서 고혈압이 생겼다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혈류량 증가는 점점 줄어들게 되고 오히려 말초저항이 늘어나면서 전부하는 줄어드는 대신 후부하가 늘어나는 결과를 가져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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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1) K Rahmouni, Lepin-Induced Sympathetic Nerve Activation, Curr Hypertens Rev, 2010. 2) 박창규, 비만과 심혈관 질환, 순환기, 1997. 3) 최경묵, 비만과 심혈관질환: 비만 역설, 대한내과학회지,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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