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서산책/ 1055> - 『漢醫學治療實際集』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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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서산책/ 1055> - 『漢醫學治療實際集』① 
  • 승인 2023.04.2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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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우

안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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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 동의보감사업단 단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동의보감사업단에서는 동의보감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고 이를 홍보하기 위한 사업을 진행해왔다. 최근기고: 고의서산책


國運 융성과 민족문화 창달

  광복 이후 한의학이 정규 제도권 의학으로 제자리를 잡아가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우여곡절과 간난신고를 겪어야 했다. 이번 호에 소개할 책은 한의학이 아직 채 학문적 위상을 확보하기 이전, 힘들게 자립의지를 키워가던 시기의 한 자료이다. 아직 자체 역량이 일천했기에 고전을 현토하는 방식으로 번역하는데 주력했으며, 한편으로 일본에서 도입한 근간 임상서를 참고하는 일이 잦았다.

◇ 『한의학치료실제집』

  이 책도 역시 이 시기 일본한방 임상계에서 정리한 경험을 우리말로 옮겨 펴낸 번역서이다. 서문의 첫 머리는 다음과 같이 시작한다. “우리 민족문화중 가장 중요한 부분의 하나인 동양의학은 우리 민족운명과 동일한 태세로 성쇠의 역사를 창조하야 왔다. 국운의 융성과 찬연한 문화발달을 齊來하였든 세종대왕시대에 저작인 향약집성방이며 허준선생저 동의보감, 이제마선생의 사상론 이와 같이 동양의학발전에 역사는 자타가 공인하는 바이었다.”라고 하며 자긍심을 느끼게 하는 우리 민족문화로 한의학을 손꼽았다.

  이어 “그러나 동의의 폐풍으로는 자기의 지식을 널니 소개하야 타인의 비판을 구하지 아니하고 오로지 死藏하려는 독단적폐풍이 침습된 환경에서 의학발전을 바람은 緣木求魚의 類이었고 또는 40여년 일제학정의 압박과 서양문화의 신흥세력으로 말미아마 동의전도는 참담하였으며 서양의학이 수입하게 되자 과거동양의학의 공적은 생각지도 않고 더퍼놓고 서양의학이래야만 된다는 듯 이 동양의학의 내포한 진리를 禦할 생각도 없이 비과학성을 지적하야 치료적우수성까지 全然沒却하고 학술적 무가치를 반복주장하며 한의를 侮言蔑視하는 듯한 현상이니 엇지 민족적 통탄할 일이 않이리요.”라고 하며 한의학을 무시하는 세태를 통박하였다.

  또 “동양의학이 아모리 비과학적이라하야도 실제진료에 있어 탁월한 효능을 가지고 있음에 어찌 이것을 부정할 수 있으며 이것을 현대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다면 아즉도 과학문명 그 자체가 이 영역에 도달치 못함을 한탄하고 가일층 과학의 발전을 염원하는 것이 양심적 학자의 취할 태도라고 생각하며 더구나 동양민족으로서는 동양문화 중요부문인 동양의학에 전심전력을 다하야 대발전에 노력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자신을 識者로 지칭한 작자(번역자)는 이 책을 번역하게 된 계기를 아래와 같이 피력했다. “글이하야 동방의학연구회에 일 회원이 되여 제선생문하에서 연구하고 있든 중 우연히 일본척식대학한방의학과 교수 大塚敬節, 矢數道明, 木村長久, 淸水藤太郞 4인 공저인 『한방진료의 실제』를 보게 되었든 것입니다.”라고 했다.

  그는 이 책이 서양의학적으로 각과병증을 설명하고 처방치료에는 동양의학으로 되여있음으로 한의약 연구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 관심을 가지고 있던 연구회의 蔡世鎔과 朱東鉉의 懇勸한 후원을 받게 되여 번역에 착수하기 시작하였다고 계기를 밝혔다.

  하지만 “웬일인지 구구절절이 훨씬 어려워 보였으며 동시에 이와 같은 중대사명이 …… 부하된다는 것을 생각할 적에 새삼스러히 커다란 한숨이 나도 모르게 쉬여졌습니다. 더구나 외국인의 저술임으로 言句에 조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러나 “다소 구절이 부합되지 못한 점은 諸賢에 양해를 求得키로하고 譯記한 것이온니 중한 과오를 천만사죄하며 일후라도 간절한 애호와 편달을 다시 바랍니다.”라며 출간의 변을 밝혔다. 서문 작성시기는 檀紀4282년으로 기재되어있으니 서기로 환산하면 1949년임을 알 수 있으며, 역자는 李碩泰란 이로 되어 있다.

 

안상우 / 한국한의학연구원 동의보감사업단

안상우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 동의보감사업단 단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동의보감사업단에서는 동의보감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고 이를 홍보하기 위한 사업을 진행해왔다. 최근기고: 고의서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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