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11번째 해외의료봉사 김창환 경희대한방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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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11번째 해외의료봉사 김창환 경희대한방병원장
  • 승인 2005.08.26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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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는 지갑도 비우고 마음도 비우는 일”

■ 29일 카자흐스탄 行 ■

“물방울이 힘으로서가 아니라 그 잦음으로 바위를 뚫듯이 평생 남을 배려하는 마음가짐과 삶이 고단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존재로 살고 싶습니다.”
김창환 경희대 부속 한방병원장(61)은 그가 이끄는 10명의 의료봉사팀과 함께 29일 카자흐스탄 우쉬토베시로 해외의료봉사를 떠났다.
카자흐스탄은 올 초 설 연휴에 있었던 의료봉사에 이어 두 번째 방문이다. 이번 방문은 지난 의료봉사에 감명받았던 카자흐스탄의 알마아타 고려문화중앙회와 램프라이트센터가 주선해 성사됐다.

김 병원장은 “지난 의료봉사때 보니 카자흐스탄 현지인들이 강제 이주해 온 고려인들에게 음식도 나눠주고 따뜻하게 반겨 줘 고려인들이 늘 고맙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더라”며 “이번 의료봉사땐 그동안 고생하며 살아온 고려인들과 그들을 따뜻하게 보듬어 준 카자흐스탄 현지인들에게 한방의술의 혜택을 나눠주는 의미있는 일정이 될 것 같다”고 기대했다.

개인적으로는 지난 1996년 베트남 호치민 이후 11번째 해외의료봉사를 떠나게 된 김창환 병원장은 출국에 앞서 “비록 5일간의 짧은 일정이지만 우리의 의료봉사가 어렵게 현지에 정착해 살아가는 고려인들에게 작은 사랑과 용기, 동포애를 느낄 수 있게 해주고, 서로의 훈훈한 情을 나눌 수 있는 뜻깊은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번 봉사에는 김 병원장이 지도하고 있는 경희대 한의대 본과 3학년 학생 8명으로 의료진을 꾸렸으며, 또 언제나 김 병원장에게는 든든한 후원자인 부인 김경옥(57) 여사가 봉사팀에 합류했다. 현지에서 의료진의 식사를 담당하고 잠자리를 보살펴 주기 위해서다.
김 병원장은 아내와는 애초에 봉사에 대한 뜻을 같이 해 결혼했지만 오랜 세월동안 늘 묵묵히 그의 뜻을 따라주는 아내를 보면 항상 미안한 마음과 고마움이 교차한다고 했다.

그는 “이번 의료봉사에서도 한방침술을 사용해 고혈압, 심장질환, 근골격계질환, 갑상선질환, 불면증, 화병 등 지난번 의료봉사때와 비슷한 내용으로 진료하게 될 것 같다”고 했다.
침술은 경락을 통해 깨어져버린 밸런스를 침을 통해 조화를 이루게 하고 평형을 맞춰주는 우수한 치료법으로 현지인들 질환진료에서도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김 병원장은 이번 의료봉사를 위해 엑기스한약, 한방파스, 침, 뜸 등 의료물품을 구비하는 데 약 4백만원 상당의 사비를 털었다. 또 우쉬토베시에 머무는 동안에도 의료진의 식사와 잠자리에 드는 비용을 모두 자체비용으로 충당키로 했다.
그의 의료봉사가 언제나 그렇듯 이번에도 자비를 털어 가는 봉사이건만 비어가는 건 인색해진 호주머니일 뿐 오히려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의료봉사를 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김 병원장의 마음은 충만한 듯 했다.

어느 덧 한의계에 몸담은 지도 33년의 세월이 흘렀다고 말하는 김 병원장. 그 세월안에 70년대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난지도 의료봉사를 비롯한 국내외 의료봉사는 그에게 있어 이미 빼 놓을 수 없는 부분으로 자리잡았다. 또 앞으로 남은 평생에 걸쳐 해나가야 할 몫이기도 하다.
지난해 초 병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휴가도 휴일도 없이 더욱 바빠진 진료업무에도 불구하고 그가 한결같이 의료봉사를 해나갈 수 있는 것은 남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 오히려 그를 지탱해 주는 힘의 원천이 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요즘 세상이 너무나 자기 중심적이고 남에 대한 생각을 안 하는 세태가 되어가는 게 안타깝다는 그는 “봉사는 그저 특별한 것이 아니라 지갑도 비우고 마음도 비우면 된다”고 말한다. 그것이 결국 자기 자신을 위하고, 건강을 지키며, 삶을 윤택하게 하는 활력소가 되는 것이라고.
한편 그는 향후 의료봉사와 문화계를 합친 NGO를 만들어 앞으로 계속될 의료봉사에 보탬이 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창환 병원장은 경희대 한의대 63학번으로 △경희의료원 한방병원 침구과장 및 진료부장 △대한침구학회장 △대한한의학회 이사장 등을 거쳐 지난해 2월 경희대 한의대 부속 한방병원장으로 취임했으며, 2남 1녀를 뒀다.

강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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