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회의 역할 더욱 신장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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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회의 역할 더욱 신장돼야 한다
  • 승인 2005.09.02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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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한의협집행부와 한의학회집행부 간 상견례가 열렸다. 엄종희 회장 취임 후 처음 열린 이날 행사에서 양측은 상호 협력의 필요성을 확인했다. 아직 시작에 불과해 뭐라 단정하기는 이르지만 시작이 반이라는 격언이 있듯이 뭔가 잘 되지 않겠느냐는 희망을 주고 있다.

한의협이 학회를 순치관계로 인식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었다. 역대 어떤 회장도 학회의 중요성을 간과하지 않았다. 한의협은 학회의 위상을 충분히 인정하고 그런 차원에서 접촉해왔다. 학회도 한의협이 인정하는 만큼 한의학행정을 하는 데 필요한 학술적 근거를 제공하는 역할을 어느 정도는 해왔다고 생각한다.

이렇듯 역대 집행부 모두 학회의 역할에 큰 기대를 건 것이 사실이지만 갈등의 요소도 적지 않았다. 한의협에서 학회의 독립, 전문의제를 둘러싼 갈등, 학회지원금의 적정선을 둘러싼 논란 등으로 양측은 보이지 않는 견제와 불신, 대립을 보여온 측면도 있었다. 양측의 갈등은 맏형인 한의협의 역할 부족에도 기인하지만 학회 스스로에게도 책임의 일단이 있다. 지원예산을 늘려달라고 요구하기 전에 학회 자체적으로 수입확보대책을 마련하려는 노력을 했어야 했다.

진정한 독립은 재정의 독립으로부터 온다는 사실에 비추어 산하 분과학회의 분담금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어야 했다. 이런 점에서 분과학회에 대한 중앙학회의 감사를 고려해볼 수 있다. 감사를 통해 엄격한 회원관리체계를 구축할 때 분과학회의 재정이 넉넉해지고, 분담금을 낼 여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대외적인 측면에서 학회는 학술적 근거의 제공 차원을 넘어서는 역할의 확대가 필요하다. 지난 5, 6월 소위 IMS문제로 한의협이 고군분투할 때 해당 학회는 얼마나 협회를 도와줬나 한번쯤 생각해봐야 한다. 양방 내과학회가 한의사를 고발하고, 인터넷신문의 논조를 좌지우지할 때 상대되는 한의 관련학회는 어떠했는지도 자문해볼 일이다. 또 사상체질을 응용한 한방의약품을 양약사가 사용한다고 할 때 학회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학회에 대한 비판적 시각에도 불구하고 대한한의학회는 임상계에 도움을 주고자 관련 조직을 신설하는 등 자기 역할을 신장하고자 부단히 애쓰고 있어 고무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회는 더욱더 역할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학회의 역량은 지금도 충분하다. 다만 그 능력을 개발하지 못해 발휘하지 못할 뿐이다. 학회가 노력할 때 학회에 대한 일선 한의사들의 인식도 바뀌고, 한의협의 태도도 근본적으로 바뀔 수 있다. 모든 것은 한의학회 하기에 달려 있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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