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으로 건강 지킨다(22) - 갑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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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으로 건강 지킨다(22) - 갑상선
  • 승인 2005.11.18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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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단 □

갑상선기능항진증, 갑상선기능저하증, 갑상선종 등의 갑상선질환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목 앞부분의 갑상선 부위가 외형적으로 커지는 까닭에 한의학의 ‘영류(영瘤)’라는 병증의 범주에 속한다.
물론 인체의 열대사가 지나친 갑상선기능항진증의 경우에는 증상에 따라 가슴이 몹시 두근거리는 ‘정충경계(정충驚悸)’, 더위를 참지 못하고 목이 마르며 체중이 감소하는 ‘소갈(消渴)’, 눈을 부릅뜬 모습처럼 눈알이 튀어나오는 ‘돌기정고(突起睛高)’ 등의 병증도 참고해야 하며, 최근 필자의 주장처럼 몸에서 열이 나고 땀을 흘리며 더위를 참지 못하는 ‘양명병 외증(陽明病 外證)’ 등을 참조해야 한다.

또 갑상선기능저하증은 체내에 불필요한 노폐물이 쌓인 ‘습담(濕痰)’, 인체의 양기가 순환되지 못하고 묶인 까닭에 점액수종의 양상을 나타내는 ‘결양증(結陽證)’ 등의 병증과 비슷한데 임상증상을 고려하면 육경병증(六經病證) 중 ‘이허한(裏虛寒)’의 상태인 ‘태음증(太陰證)’ 혹은 ‘소음증(少陰證)’과 유사하다. 특히 크레틴병의 경우에는 소아의 말이 늦고 골격 등 신체발육의 성장이 더디다는 ‘어지(語遲)’나 ‘행지(行遲)’ 등의 범주에도 속한다.

□ 원인과 증상 □

갑상선이 요오드와 관련되어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610년에 쓰여진 『제병원후론(諸病源候論)』에서도 요오드 섭취가 부족할 수밖에 없는 깊은 산 속에서 오래 살게 되면 영류가 발생한다[諸山黑土中出泉水者 不可久居 傷飮食 令人作영病]고 밝혀놓았다. 그러나 김·미역·다시마 등 요오드가 함유된 식품을 충분히 섭취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요오드 결핍으로 인한 갑상선기능저하증 등은 거의 없다.
따라서 영류가 발생하는 것은 여러 의서에서 공통적으로 지적한 것처럼 전신의 기혈이 골고루 순환하지 못하고 응체(凝滯)되기 때문[人身氣血凝滯 結爲영瘤]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영류라는 한자에서도 그대로 드러나니, 영(영)은 병적으로(녁) 기혈이 얽혀 있다(영=絆)는 뜻이고, 류(瘤) 역시 병적으로(녁) 기혈이 정체되어 있다(留=停滯)는 의미이다. 編註 [녁=병들어 기댈 녁]

구체적인 발병인자와 병리기전에 대해서는 근심과 성냄이 지나쳐 인체의 심폐를 손상시키거나[憂에耗傷心肺], 과로와 욕심으로 인체가 허약해진 틈을 타서 사사로운 기운이 침범하기 때문[勞慾邪氣乘經之虛而住]이라 하였으니, 이는 서양의학에서 그레이브스병이나 하시모토 갑상선염이 스트레스 등과 유관한 자가면역질환일 것으로 추정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編註 [에=성낼 에]
영류의 주된 증상은 기혈의 응체가 목 앞부분에서 이루어진다[搏頸下而成之]고 하였으므로 갑상선 부위가 커지고 그에 따라 인후부가 답답해지는 것[咽喉中壅悶]을 우선적으로 들 수 있다. 이러한 갑상선의 종대(腫大)는 손으로 눌러보았을 때 매우 단단하고 움직이지 않는 것은 석영(石영)[堅硬不可移者 名曰石영], 기분에 따라 크기가 커졌다 작아졌다 하는 것은 기영(氣영)[隨憂愁消長 名曰氣영], 뭉친 것이 겉으로 불거져 나오는 근영(筋영)[筋脈露結 名曰筋영] 등 5~6가지로 다시 세분된다. 그러나 실제적으로 갑상선 질환을 치료함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갑상선의 종대보다는 환자가 호소하는 전신증상이다.

따라서 갑상선기능항진증의 경우는 대개 체내에 쌓인 불필요한 열에 의해 발생하는 다음의 병증, 즉 식욕은 왕성하면서도 체중은 줄고 목이 말라 물을 많이 들이키는[消穀善飢 渴而多飮] ‘소갈(消渴)’, 가슴이 몹시 두근두근거리고 편하지 않은[心躁動而不寧] ‘경계(驚悸)’, 가슴이 두근거리며 불안해하는[心中躁動不安] ‘정충(정충)’, 체내에 쌓인 열이 눈동자를 튀어나오게 하는[臟腑蘊熱衝於目 令眼珠子突出] ‘돌기정고(突起睛高)’ 등의 병증을 참고로 해야 한다. 아울러 필자의 주장처럼 그레이브스병의 임상증상은 몸에서 열이 나고 땀을 흘리며 더위를 참지 못하는[身熱·自汗出·不惡寒·反惡熱] 양명병 외증(陽明病 外證)과 가장 유사하다.
한편 갑상선기능저하증의 경우는 체내의 양기가 정상적으로 운행하지 못하여 몸이 푸석푸석 붓는[陽氣衰少 氣不宣通] ‘결양증(結陽證)’ 등의 양상도 나타내지만, 하시모토 갑상선염의 주된 임상증상은 육경병증(六經病證) 중 ‘이허한(裏虛寒)’의 상태인 ‘태음증(太陰證)’ 혹은 ‘소음증(少陰證)’과 가장 유사하다.

□ 약물치료 □

갑상선기능항진증의 경우는 체내에 쌓인 불필요한 열을 제거해야 하므로 청법(淸法)으로 처방을 구성해야 한다. 아울러 대부분 분노나 울화 등과 같은 과도한 스트레스로 기혈의 흐름이 순조롭지 못해 열이 쌓인 것이므로 ‘이기해울(理氣解鬱)’의 방법도 겸하는 것이 좋다.
한편 갑상선기능저하증은 체내의 수분대사를 주관하고 양기의 근원이 되는 비(脾)와 신(腎)의 기능이 저하된 까닭이니, 비신의 기능을 북돋아주는 ‘보양비신(補養脾腎)’의 방법이 유용하다.
마지막으로 단순 갑상선종이나 결절의 경우에는 기혈의 흐름이 정체되어 딱딱하게 뭉친 것이므로 부드럽게 풀어주는 ‘연견산결(軟堅散結)’의 방법을 응용해야 하는데, 최소 6개월 이상의 시간이 지나야 형태적인 변화가 나타날 수 있으므로 장기간 꾸준히 치료해야 한다.

□ 예방 □

영류는 근심이나 분노를 겉으로 드러내지 못하고 마음속으로 담고 살아야 하는 여자들에게 많다[婦人多有之 緣憂에有甚於男子也]고 한만큼 갑상선질환에는 스트레스 인자가 가장 중요하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살 수는 없지만 되도록 긍정적인 사고를 갖고 즐거운 마음을 지닐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 영류에는 ‘단후미(斷厚味)’라 하였으므로 기름지고 후탁한 고기류보다는 신선한 야채 위주의 채식이 좋다.
아울러 체내에 열이 많은 기능항진증의 경우에는 수박, 오이, 배, 메밀 등의 섭취가 권장되고, 체내의 열이 부족한 기능저하증은 인삼, 꿀, 생강 등이 도움이 된다.

□ 용어설명 □

▲영류 : 목의 앞 부분이 부어오르는 것을 지칭하는 병증의 명칭. 영이라고도 하고 류라고도 하며 합하여 영류라고도 한다.
▲그레이브스병 : 갑상선이 전반적으로 커지며 갑상선기능항진증을 보이는 경우를 말한다. 안구돌출증을 동반하기도 한다. 아일랜드 의사인 그레이브스(1796~1853)가 처음으로 기술했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갑상선기능항진증과 동일한 의미로 사용된다.
▲점액수종 : 갑상선기능저하증이 아주 심한 상태로 전신, 특히 얼굴이 붓는데 색깔이 누렇고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다. 손가락으로 눌러도 움푹 들어가지 않는 부종이 특징적이다.
▲크레틴병 : 신생아의 선천적 갑상선기능저하증으로 요오드결핍에 의해 갑상선종, 지능발육부전, 신체발육부전 및 단신, 부종, 농아 등의 증상을 보인다.
▲하시모토 갑상선염 : 만성 갑상선염과 동의어로 일본의 외과의사 하시모토(橋本策 1881~1934)가 처음으로 기술했다(1912년). 갑상선기능저하증의 가장 흔한 원인이다.

안세영
경희대 한의대 부속한방병원 신계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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