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의사 침 사용 대책 속수무책
상태바
양의사 침 사용 대책 속수무책
  • 승인 2005.12.02 15: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webmaster@http://


실손형 민간의보 확대 적용시 한의사 가격경쟁력 상실
“다양한 침 홍보대책 등 획기적 대책 나설 때” 여론

양의계의 침 사용이 심각한 양상으로 번지고 있는 가운데 한의계의 대책도 획기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점차 높아가고 있다.
침에 대한 일선한의사들의 인식이 점차 바뀌는 것은 6개월전 한의계를 흔들어놓았던 IMS문제가 전혀 해결되기는커녕 침의 방어선이 갈수록 허물어지는 상황에서 과거와 같이 집단적 저항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런 인식은 수십년간에 걸친 무면허업자와의 싸움이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데다 양의계마저 너도나도 침을 사용하고 있는 데서 비롯되는 측면이 강하다.

소위 IMS(경근침자법)나 니들텐스는 재활의학과, 마취통증의학과, 가정의학과, 신경외과, 정형외과에서 사용하고 있다. 이중 가정의학회 회원을 중심으로 구성된 IMS학회 회원이 3천여명이며, 신경외과전문의 500여명은 별도의 IMS관련 학회의 결성을 준비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외에도 침시술은 이비인후과, 치과 등 양방의 모든 전문과목으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그나마 양방의 침시술은 자동차보험을 비롯해서 건강보험에서 급여항목으로 인정받지 못해 1~2만원 하는 높은 치료비에 가로막혀 아직은 가격경쟁력을 갖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올 8월부터 실손형 민간의료보험이 시행되면서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현재 입원과 수술에 적용되는 실손형 보험이 3, 4년 뒤 외래분야로 확대될 경우 침놓는 양의사의 수는 한의사의 수만큼 많아지고, 양의사의 IMS시술과 한의사의 침시술 가격이 비슷해질 가능성이 높다. 즉, 비싼 본인부담금은 민간보험사가 내고, 나머지 진료비는 건강보험에서 지급되면 양방의 경쟁력은 급격히 향상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침과 물리치료, 진통·소염제까지 투여하면 양방선호도는 더욱 높아갈 것으로 예상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듯 급변하고 있는데도 한의계는 속수무책이다. 한의협의 한 관계자는 “민간의보에서 비급여의 인정 폭을 확대하면 대처할 방법이 없다”고 발만 동동 굴렀다.
그는 민간의보 이외에도 적용범위 확대, 영리법인 허용, 전문의의 표방, 매년 한의원 500곳 증가 등을 한의계를 위협하는 요소로 들었다. 하나같이 한의원간 폭발적 갈등을 유발시키는 사안들이다.

반면에 한의계의 준비는 대단히 미흡한 실정이다. 양방의료기관은 역할 분담을 이루어 갈등의 폭이 적고, 설사 영역갈등을 해도 전문분과별로 이루어지는 데 반해 한의계는 내용적으로나 질적으로 별 차이가 없는 9천여 곳의 한의원과 한방병원이 한꺼번에 갈등에 휘말릴 위험성이 크다는 것이다. 특히 영리법인이 허용될 경우 거대 한의원 체인이 만들어져 갈등이 폭발적 양상으로 표출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경기도에 개원한 한 한의사는 “현재 일어나고 있는 문제들은 한의학의 장점을 알리지 못해 생기는 현상들”이라고 진단하고 대안으로 “다양한 방법의 홍보”를 제안했다. 침과 관련해 그는 홍보방안으로 △한의사도 전기침을 놓는다는 인식을 국민의 뇌리 속에 각인시킬 것 △침의 대가 초청 공개시연 △종합병원내 한의사 근무 △침구관련연구소 설치를 통한 학문적 성과 축적 △침과 관련된 규격의 표준 주도 △난해한 침구서적 국역 △의학전문기자 양성 △치료비가 부족해 치료받지 못하는 환자의 무료시술을 통한 홍보 등을 제시했다.

그러나 한의계는 과거 법률, 제도적 대응에 치중한 나머지 일선한의사나 한의 각 단체가 미처 ‘한의사의 침 알리기’에 관심을 기울이지 못한 측면도 있다. 따라서 지금 시급한 것은 위기를 공감하고 변화양상을 제대로 읽고 대처방안을 모색하는 일이란 의견이 많다. 한의계인사들도 이 점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 지금부터 획기적 방안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 공통적인 의견이다.

김현수 한의협 부회장은 “내부의 긴장과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우선 변화의 양상을 알리는 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한의계의 위기주기가 과거 10년이라면 지금은 5년으로 짧아진 지금 한의계가 어떤 방법으로 내부의 긴장과 혁신에 성공하여 한의사의 침의 우수성을 알릴 수 있을지 일선한의사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승진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