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기 없는 한의협 선거전 “이것도 선거냐” 불만 팽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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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기 없는 한의협 선거전 “이것도 선거냐” 불만 팽배
  • 승인 2006.03.05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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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공약 공지에 10일 소요 … 선거관리 운영에 ‘이상’

제37대 한의협 회장선출을 위한 선거전의 막이 올랐으나 선거국면에 들어섰는지조차 인식할 수 없을 정도로 선거열기가 바닥을 헤매고 있다.
한의협의 선거운동은 2월 17일 후보등록을 마치고 기호를 배정받은 뒤부터 시작돼 선거 전날인 이달 18일까지 29일간 실시되지만 한의협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권한대행 한윤승)는 후보등록 마감 뒤 10일이 지난 지난달 27일에야 비로소 선거공보를 발송, 실질적인 선거운동기간은 20일로 줄어들었다.
선관위는 선거공보물이 완성돼 회원들에게 배포될 때까지 일체의 선거공약 발표를 금지하고 후보들도 자신의 선거공약을 공개하지 않아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다. 공약이 공개되면 상대방 후보가 공약을 베낀다는 게 그 이유였다. 후보들의 선거공약이 외부에 공개되지 않음에 따라 한의계 내의 선거관련 동정도 일체 보도되지 않았다. 심지어 한의사들의 토론마당인 AKOM통신망에서는 후보들의 출마사실외에 일체의 뉴스가 게시되지 않아 한의계는 선거운동 없는 선거운동기간을 보내야 했다.
선거관련 보도는 기껏해야 전문지를 통해 후보등록 사실이 간략히 보도된 것과 모 신문에 모 후보가 인터뷰한 글을 AKOM에 퍼올려진 글이 전부였다. 그리고 일부 전문지가 주관한 기자간담회에 입장을 밝힌 것 정도가 선거운동이라면 선거운동이었다.
등록과정에서도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등록마감일 저녁 7시에 시작된 선관위의 후보적격심사가 밤 10시30분에 끝난 것은 후보자 중 제출서류가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다. 더욱이 이날 제출하도록 돼 있는 선거공약이 제대로 제출되지 않아 선거공보를 제작하는 데 애를 먹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선관위 사무국의 한 관계자는 “후보들이 선거공보에 실릴 선거공약을 다듬느라 후보등록 후 1주일이 지나도록 공약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혀 실소를 자아내게 했다.
한의협 회장 후보들의 공약 지연 제출은 한의협 선거관리규정을 위반하는 것으로 개선이 요구된다. 선거관리규정 제17조 선거공보 조항에 따르면 ‘후보자는 선거공보를 기재할 경우 원고와 사진을 후보자등록 마감일까지 위원회에 제출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이어서 ‘원고를 제출기한 내에 제출하지 아니한 후보자의 선거공보는 발송하지 아니한다’고 못박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일선한의사들은 선관위와 후보들의 행태에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모 한의사는 “과열선거도 문제지만 무열기선거도 문제다. 이런 선거운동이 어디 있느냐, 선거관리에 이상 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누가 후보로 나왔는지, 공약과 후보의 이력이 뭔지 기본적인 사실조차 너무 늦게 알려준다는 게 일선한의사들의 공통적인 불만이다. 그렇지 않아도 간선제로 치러져 회원들의 외면을 받는데 선거일정마저 체계적으로 관리되지 않아 선거의 열기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것이다.
한의협의 주먹구구식 선거는 양의계와 확연히 비교된다. 한의협보다 하루 앞선 이달 18일 당선자가 발표되는 의협은 직선제로 치러져 한의협의 선거방식과 다르긴 하지만 공식·비공식 선거기간이 5개월이어서 후보자와 후보자의 철학, 정견, 공약, 이력 등이 비교적 상세하게 알려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장동익 후보가 공약발표와 함께 출사표를 던진 시점이 지난해 10월 27일이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 크다. 또한 양의계는 1순위로 후보등록하려고 새벽부터 줄 서서 대기하는 데 반해 한의계 후보들은 접수마감시간 직전에야 등록해 대비된다.

따라서 일선한의사들은 선관위가 후보자 등록서류 심사를 보다 엄격하게 하고, 무엇보다 후보자 스스로 조기에 선거출마 결심을 함으로써 공약을 완벽하게 다듬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선거공보도 지금과 같이 획일적으로 만들기보다 후보들이 만들어온 문안과 디자인을 수용해 제작하는 것이 후보의 개성을 살리면서 시간절약에도 도움이 된다고 입을 모았다. 이외에도 현직 회장이 출마할 경우 선관위 사무국이 한의협 사무처가 되는 현실상 현직 회장과 선관위 양쪽을 눈치봐야 하는 문제를 시정하기 위한 대안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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