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perimental Biology 2006 학회 참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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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perimental Biology 2006 학회 참관기
  • 승인 2006.04.28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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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학회에 더 많은 논문이 발표되기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Experimental Biology 2006’(4월 1~5일)은 미국 생명과학 관련 6개 학회 (The American Physiological Society, American Society for Biochemistry and Molecular Biology, American Society for Pharmacology and Experimental Therapeutics, American Society for Investigative Pathology, American Society for Nutrition, American Association of Anatomists)가 연합으로 개최하는 통합 학술 대회로 매년 미국내 주요도시를 순환하며 열린다.

이 학회 참석을 위해 4월 1일 토요일 오후 6시 반 인천공항을 출발했다. 9시간여의 긴 비행 끝에 창밖으로 미국 서해안이 나타났다.
필자는 지금까지 8개국(영국, 독일, 러시아, 필리핀, 중국, 홍콩, 쿠웨이트, 이라크)을 다녀보았지만 미국에는 처음 가는 것이라 약간은 기대가 되는 여행이었다.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내리니 토요일 오후 1시경이었다. 17시간의 시차 때문에 거의 하루를 번 셈이다. 한국으로 돌아갈 때는 도로 하루를 잃겠지.

■ 까다로운 입국 심사

입국수속을 받기 위해 줄을 섰다. 말로만 듣던 미국 입국심사. 좌우측 둘째 손가락의 지문을 찍고, 홍채 촬영하고 간단히 미국입국사유와 체류기간을 묻고는 입국허가 도장을 찍는다.
Bart(Bay Area Rapid Transit)라는 지하철을 타기 위해 공항 내 지하철 역으로 갔다. 이것을 타면 샌프란시스코 시내까지 갈 수 있어서 편리하단다. 요금은 6달러 정도. 알고 보니 샌프란시스코 공항에는 캘리포니아를 관통하는 기차(Caltrain)역도 있었고 공항 내를 순환하는 경전철(주로 칼트레인을 갈아타는 곳과 렌터카 사무실을 왕복)도 있었다. 이 칼트레인을 타면 스탠포드대학도 가고 LA도 갈 수 있다고 한다.

바트는 우리나라의 기차 같은 구조의 전철이었다. 시내까지는 20km가 좀 넘는 거리다. 어느덧 Powel 역에 도착해 내렸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숙소인 Ramada downtown 호텔은 한 정거장 전역인 Civic center역에서 내리는 것이 더 가까웠다. 호텔 방에 짐을 풀고 일행들과 함께 1칸짜리 전차를 타고 해안가로 가서 늦은 점심식사를 한 후 오후 4시경 학회장인 Moscone Center로 택시를 타고 갔다.

학회 안내센터에 들러 컴퓨터로 참가등록을 하고 명찰과 학회지, CD, 기념가방을 받았다. 등록비가 학생은 8만원, 박사이상은 30만원이나 하니 꽤 비싼 편이었다. 발표장은 여러 곳으로 나뉘어져 있었는데 각 입구마다 명찰을 확인하였다. 등록 첫날이고 시간이 너무 늦어 오후 일정이 거의 끝났기 때문에 많이 보지는 못했다.

학회 두 번째 날부터는 아침부터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진행되었다. 우선은 proteomics(단백체학) 관련 강좌를 들어보았다. 질병의 진단과 치료에 있어서 단백질이 어떤 위치에 있으며 또 앞으로 어떤 연구방향을 가져야 하는지 설명하고 질문과 토론이 있었다. 한의학의 원리규명과 한약의 약리학적 기전연구에 있어서 이러한 proteomics 정보는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할 것으로 예측되었다.

그 다음에는 1989년도 노벨화학상을 공동수상한 Thomas R. Cech 박사의 특별강연을 들었다. Cech 박사는 미국 HHMI(하워드휴즈의학연구소)의 소장이기도 하였는데 이 재단은 340여명의 미국대학교수들에게 1년에 100만 달러씩을 자유연구비로 제공하고 있는 곳이다. 이 재단에 연구자로 선정되는 것만으로도 명예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인지 청중들이 많았다.

■ 노벨수상자의 강의

강연의 주제는 ‘과학교육을 어떻게 더 잘 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것이었다. 중고등학교와 대학생들에게 어떤 식으로 과학 교육을 해야 과학적 창의성을 높일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계획에 대해서 설명하고 현재 운영중인 ‘교육법 비교연구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간략히 설명하였다. 이 프로그램은 요약하자면 몇 군데의 과학교육연구집단에게 연구자금을 주고 추후에 각각의 과학교육을 받은 피 교육생들의 학습성취도를 평가해서 가장 우수한 집단을 찾아내는 프로그램이었다.

중국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오후에는 기기전시회를 보았다. 많이 알려져 있는 실험기기, 시약 회사들이 다 모여 있는 듯 했다. 눈에 띠는 것은 1회용 gel(running machine과 gel판까지)이었다. 보다 안전한 southern blotting을 위한 것이라 위험한 실험을 반복해야 하는 상황에서 유용한 것으로 판단되었다. 기기전시회를 둘러 본 후 pharmacology분야의 발표를 들었다.

세 번째 날에는 포스터발표를 주로 보았다. 한약이라고 할 수 있는 천연물들을 소재로 한 다양한 실험 논문들도 여러 편 볼 수 있었다. 인삼, 마늘, 한국 잣 등의 약리적, 영양학적 효능에 대한 논문들이 눈에 띄어서 포스터 발표자와 실험내용과 결과 등에 관해 대화를 나누었다. protocol이나 결과들이 국내학회지에 발표되는 것보다 그렇게 월등히 뛰어난 것이라고 보이지 않았다.

포스터 발표는 여럿 눈에 띄었으나 한국 한의학계의 구연발표는 없었다. 우리 한의학회의 연구자들도 실험결과를 이런 국제학회에 발표하는 기회를 점차로 확대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학회장 내의 간이식당 점심메뉴 가운데는 ‘Korean Bento’라는 것이 있었다. 쌀밥과 갈비, 닭고기조림, 샐러드 등이 들어있는 도시락으로 10달러정도 하였다. 이런 곳에서 만난 특별한(?) 한국음식이라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네 번째 날 오후에는 스탠포드 대학에 다녀오기로 했다. 샌프란시스코 공항까지 전철을 타고 가서 거기서 승용차를 렌트한 후 출발하였다. 40분 정도 달려 스탠포드 대학에 도착했다. 넓은 캠퍼스라 그런지 무료셔틀버스가 계속 다녔다. 학교 안에 대학병원도 있었고 기숙사촌, 쇼핑몰, 대형서점, 도서관 등이 있었다. 이런 곳에 와서 연구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학내의 기념관에서 ‘스탠포드’라는 목사가 설립하였다는 설명문을 보았다. 하버드대학을 비롯한 미국 상위의 대학들은 모두 사립대학이라는 현실이 우리나라와 대비되었다.

학회가 끝나고 한국 오기 전날에 다시 스탠포드 대학과 그 옆의 산타클라라를 방문할 수 있었는데 실리콘밸리가 가까워서 그런지 도시의 규모가 꽤 컸다.
이번 학회를 보고 느낀 것은 우리 한의학 연구자들도 더욱 많이 국제학회에 진출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거듭 들었다. 자신감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이러한 국제적 규모의 학회에 연구결과를 발표하면 좋은 열매들을 맺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
내년도 EB 2007 학회는 Washington DC(4월 28일~5월 2일)에서 열린다고 하니 많은 분들이 참석했으면 한다. (www.faseb.org/meetings/2007/e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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