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공청회 내용이 부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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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공청회 내용이 부실하다
  • 승인 2006.08.11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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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계에 갑자기 공청회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표준질병사인분류 공청회, 한의학영문명칭 공청회, 그리고 국립대의대 혹은 국립한의학전문대학원 설립을 위한 공청회 등이 최근에 열린 공청회들이다.
공청회가 많이 열린다는 것은 그간의 선행연구작업이 꾸준히 진행된 결과 정책 채택의 직전 단계로 접어들었음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인접 의약단체, 유사의료업자, 또는 무면허의료업자 등과 갈등으로 귀중한 시간을 낭비했던 모습에 비춰 격세지감마저 느껴진다.

그런 한편으로 아쉬움도 지울 수 없다. 커다란 공청회장에 참석자 몇몇이 듬성듬성 앉아있는 모습을 보면 무엇 때문에 공청회가 열리는지 회의감이 들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공청회라면 관련 이해당사자들의 참석이 필수적이다. 핵심당사자들이 없는 상태에서 행사를 개최하는 것은 의견수렴을 주목적으로 하는 공청회 취지에서 벗어난다. 가령 한국한의표준질병사인분류 공청회라면 적어도 시도지부 보험이사와 분과학회 학술담당이사들이 참석했어야 마땅했다.

이해당사자의 참석 못지않게 내용을 채우는 일도 중요하다. 공청회에서 의견을 밝히지 못하면 불이익이라도 당할 것 같은 긴장감이 요구되지만 한의계의 공청회는 잘 안 되면 나중에 한 번 더 개최할 수 있다는, 어떤 면에서는 다소 안일하게 치러진다. 주제발표와 토론내용이 함량미달이라는 소리는 듣지 말아야 할 것이다.
선행연구가 치밀하게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중간발표 하듯이 공청회가 열린다면 당연히 개최의 취지가 흐려지게 마련이다. 이렇게 되면 참석률이 적다고 누구를 탓할 수도 없다. 이미 그 내용을 잘 아는 터에 굳이 아까운 시간 내 참석할 리 만무하다.

이런 점을 고려하여 공청회를 준비하는 단체는 사전에 주제발표자와 토론자의 인선 등 기본적인 점검사항을 철저히 체크해야 할 것이다. 특히 공청회의 목표, 사후 공청회의 성과를 홍보하고 정책에 반영하는 일련의 계획에 따라 행사를 기획할 필요가 있다. 내용이 없고, 절차적 완결성도 없는 공청회는 예산낭비, 시간낭비, 에너지낭비에 지나지 않고 실적 쌓기라는 비난밖에 남지 않는다. 한의협 집행진의 경각심이 요구된다.
일선한의사들이나 이해당사자들도 한의협이 모처럼 의욕을 갖고 여는 공청회가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관심과 참여가 요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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