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도 전문가다운 인터뷰기법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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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도 전문가다운 인터뷰기법 필요
  • 승인 2006.09.29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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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호한 표현은 금물, 근거 갖고 정확히 표현해야

언론의 한의학관련 보도가 증가함에 따라 한의사의 언론과 방송에 대응하는 기법도 새롭게 개발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돼 관심을 끈다.
언론보도가 긍정적으로 작용할 때는 그다지 문제가 없지만 얼마전 mbc PD수첩의 ‘한의학 미스터리, 녹용’ 방송과 같이 개인뿐만 아니라 한의계 전체의 이미지에 악영향을 끼치는 방송일 경우에는 인터뷰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커진다.

한의계는 이 방송으로 인해 애초의 방송목적과는 달리 한의사가 마치 국민건강을 책임질 수 없는 집단이란 불명예를 입었다고 판단하고 ‘mbc PD수첩의 녹용관련 보도의 편파성과 왜곡 보도를 규탄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하는가 하면 일부에서는 한의사의 품위를 무너뜨린 회원을 제재해야 한다면서 화살을 인터뷰당사자에게 돌리는 경향을 띠었다.
일이 이렇게 된 데에는 환자를 가장한 방송사의 교묘한 취재와 잘못된 관행의 책임을 한의사에게 덮어씌우는 왜곡보도에 걸려든 측면을 부정할 수 없다는 동정론이 적지 않다.
그러나 한의사 개개인의 책임도 못지 않게 크다는 게 한의계 관계자들의 생각이다.

‘전문가들도 구분 못 한다’거나 ‘거의 다 그렇다’는 식의 일반화 내지 물귀신 화법, ‘책임지고 문 닫으면 되니까 다 나가’라는 식의 신경질적 반응, ‘나는 몰랐다’는 식의 책임 전가식 답변, ‘원용이 확실하다, 아니 원용은 없다, 순록이 더 좋다’는 식의 일관성이 없는 답변, 무지에서 오는 답변 등이 인터뷰요령이 없는 대표적인 사례로 거론됐다.
답변내용은 사람마다 약간씩 차이가 있었지만 하나같이 전문가다운 태도와는 거리가 멀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인터뷰에 무지한 결과 ‘한의약계가 국민의 건강을 책임질 수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게 합니다’라는 사회자의 충격적 멘트를 낳은 것이다.

이에 따라 한의계는 이번 일을 계기로 모든 한의사가 국민의 건강을 책임진 의료인으로서 인터뷰기법을 체득하여 국민에 올바른 정보를 주는 능력을 함양해야 한다는 데 공감하는 분위기다.
서울에 개원한 한 한의사는 “한의사들이 언론을 상대로 인터뷰하는 요령을 너무 몰라 무차별적으로 당하는 것 같다”면서 “전문가다운 차분한 대응을 할 수 있도록 인터뷰능력을 길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표현 하나하나에 주의해야 한다는 조언도 잇따랐다. 모 신문사의 한 국장은 “‘아’ 다르고 ‘어’ 다른 법”이라면서 표현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애매모호한 답변은 언론에서 자기들 입맛대로 해석할 소지가 있으므로 확실한 근거를 바탕으로 정확하게 표현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잘 모르는 사실에 대한 확실한 태도표명을 요구받을 경우 막연한 추리나 평가를 피하고 대신 ‘정확한 데이터를 보지못해 모르겠다’고 확실하게 선을 긋는 게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모 단체의 전임 홍보담당관계자는 “‘노 코멘트’, ‘상상에 맡기겠다’ 등의 표현은 ‘그렇다’는 이야기로 취급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상대방이 유도질문을 하는 등 명백하게 왜곡된 취재를 하는 경우에는 굳이 답변하지 않아도 되며, 답변하지 않을 경우라도 그 사실과 사유는 반드시 설명해주는 것이 좋다는 게 홍보전문가들의 의견이었다.
인터뷰어로 통보받은 경우 사전에 예상되는 질문에 대해 충분히 숙지하고, 갑작스런 요청에는 자신이 없다면 정중히 거절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도 나왔다.

언론의 왜곡보도는 언론인의 전문지식이 부족하거나 마감시간에 쫓겨 확인하지 않는 경우, 복잡한 사건을 단순하게 도식화시켜 보도하는 경향, 혹은 갈등 지향적 센세이셔널리즘 등 뉴스 처리 관행 탓이 크다.
잘못된 보도에는 언론인의 뉴스 가치 판단도 한 몫 한다. 뉴스 가치의 양대 축이 중요도와 흥미성이라면 흥미성을 강조할수록 왜곡의 여지가 넓어지는 경향을 띤다.
무엇보다 한의계 차원의 대책이 시급히 요청된다는 게 한의계 관계자들의 판단이다. 개인이 하면 좋지만 개인이 준비하기에는 전문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양의계도 언론보도의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협회와 학회차원에서 대책을 모색해왔다. 대한의사협회는 건강보도의 실태와 개선방안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하는가 하면 대한의학회도 의학정보의 전달방안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외국에서는 한국보다 앞서 의학정보의 언론발표시 한달 전부터 체계적인 브리핑 연습을 하는 방향으로 시스템화하는 등 대언론인터뷰에 비상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민족의학신문 김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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