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의 다양성, 엑스제의 활용(6·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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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의 다양성, 엑스제의 활용(6·끝)
  • 승인 2007.01.19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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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형의 변화만이 한의원 수익을 안정적으로 보장”

6. 한방 제형연구회가 나아갈 길

국민들의 눈을 어둡게 하는 광범위한 한약 폄하 보도는 일선 한의사들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다.
올해로 개원 13년째인 필자가 느끼는 환자들의 탕약 불신으로 인한 고충은 이렇다. 한약의 안전성 문제가 언론을 통해 연달아 터지면서 초진환자가 대폭 감소하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한약으로 치료에 효험을 본 고객들 중 젊은 부인들은 한약의 안전성을 의심하는 정도가 심하다.

특히 장기간 한약이 필요한 소아 환자의 부모가 갖는 염려가 더 심한 것 같다. 아울러 건강기능식품의 광풍이 탕약을 잠식하는 정도가 경영압박의 큰 요인이 된다.
이런 상황에서 탕약의 장점을 설득시키면서 간단히 먹을 수 있는 새로운 제형의 한약 개발과 공급은 필수적이다.

1990년대 전까지 가정에서는 한약을 복용하기 위해 재래탕전기로 1, 2첩을 다려먹었다. 이 뚝배기 약다리기 방법이 1세대라면, 1988년부터는 현재와 같은 1제 분량의 탕전기 보급으로 한의원에서 탕약을 공급하는 2세대 약탕기 문화로 변화했다. 이 2세대 약탕기 보급으로 인한 한약의 폭발적인 공급은 한의원의 르네상스를 가져왔다. 한 때는 한의사가 미래의 최고 직업군으로 인기가 오르면서 호황을 누리기도 했다.

문제는 최근 경제적인 상황과 그 흐름으로 볼 때 환자 개인이 질병 치료 목적 이외에 추가적인 의료비 지출을 예상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10~20년 후 한의원 주요 고객층이 될 20~30대의 한의원 이용률도 저조해 경영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이에 대한 해결방법으로 진료비의 문턱을 낮춰 보다 많은 환자가 부담 없이 한의원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보험약제 및 치료 위주의 진료시스템을 구현하는 방식을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한 예로 보험급여 위주의 매출구조가 한의원의 운영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인천의 둘리한의원<사진> 사례에서 탕약문화를 탈피하는 제형으로의 변화가 어떻게 도움이 되고 있는지 살펴볼 수 있다.
둘리한의원의 노영호 원장은 “의료 보험 급여 진료는 우선은 문턱이 낮은 병원을 만들어 낼 수 있으며 이는 양·한방을 찾는 모든 소비자들이 공략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첩약위주의 진료가 수익 구조에서는 월등하지만 장기적으로는 한의원 수명을 단축시킬 뿐 아니라 전체 한방시장을 위축시키는 원인이라고 지적한 것으로 알고 있다.
둘리한의원은 보험급여 위주의 매출구조에서 일 평균 50명 이상의 내원 환자를 유지하면서 월 평균 5천만원 이상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의료보험 수가 적용대 비보험 비율은 35:65 정도라고 하는데 이는 필자의 한의원 구조와 유사한다.
필자도 일반엑기스 및 치료위주 진료시스템으로 한의원의 문턱을 낮춰 보다 많은 환자가 지속적으로 내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한미FTA 협상의 한의사 자격 상호 인정 문제와 함께 생각해 볼 것이 한의학에 대한 의사들의 비방이 꼬리를 물고 일어나고 최근에는 약사회, 우리가 만들어낸 한약사회 등 제도권 단체를 비롯해 불법 침구사단체, 지압단체 등에서 한의학에 대한 폄하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의사와 약사의 공격에 이어, 한약사들까지 한약사제도를 폐지하고 한약사를 한의사 또는 약사로 전환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주장하는 것에는 참으로 당황스럽고 갑갑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이러한 비슷한 행위가 반복되는 데에는 그럴만한 배경이 있다. 그것은 바로 첩약위주의 진료만을 고집한 결과 한방의보와 한약보험약 시장을 키워 한의학을 대중 속으로 편입시키려는 노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사실 고려수지침학회장이 한약에 80~90 % 이상 부작용이 있다고 주장할 때 만약 한방제약회사를 제대로만 키웠다면 적절한 대응이 이뤄질 수 있었을 것이다.

그 제약회사들이 죽기 살기로 이들의 잘못된 주장을 고발하고 제소했다면 다시는 한약을 폄하하거나 비방하는 일들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현실은 한방진료비 부분에서 한방 의료보험약이 차지하는 부분이 급속도로 하락하고 있고 한방제약회사들은 모두 문을 닫아야할 처지에 놓여 있다.

그래서 한방제약회사들은 그대로 앉아서 죽느니 차라리 건강기능식품을 만들어 직접 소비자들과 만나는 행사장을 만들고 있다. 한의사 처방 없이 직접 환자들을 만나 한방제품들을 판매하고 있으며 그쪽으로 매출을 늘리고자 투자하고 판매직원들을 늘리고 있다.
그리고 향후 그들은 말할 것이다.
“제약회사를 통하지 않은 한약은 중금속과 농약이 혼합된 약을 먹는 것이다”라고. 한의계는 그때의 상황을 어떻게 대비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할 것이다.

이런 혼란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현재 한의원에 공급되는 56개 혼합 엑스제를 복합엑기스로 바꿔 경쟁력 있는 감기나 소화기질환 약제로 개발해야 한다.
그리고 모든 한약제품을 의료보험약으로 등재 시키고, 보험급여 중심의 전략적 운영으로 고객만족도와 한의원의 수익의 안정성, 한의학의 우수성을 함께 보급, 신장시켜나가야 할 것이다. <끝>

문대원
한방제형연구회장(www.jehyung.com), 전북 전주시 남경한의원장

※ 그동안 귀중한 원고를 보내주신 필자와 성원을 보내주신 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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