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지 ‘불량’ 양산에 눈치 보는 官·韓·業
상태바
억지 ‘불량’ 양산에 눈치 보는 官·韓·業
  • 승인 2008.10.10 14: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webmaster@http://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한약재 파동 가능
국감지적 불량한약재 증가는 카드뮴 기준이 원인

현실에 맞지 않는 한약재 위해물질 기준이 얼마나 심각한 지경인지 드러났다. 비정상적인 경로를 통해 들어오는 한약재 덕분에 수급문제는 크게 느끼고 있지 못하지만 언제까지 버틸 수 있겠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 임두성 의원은 1일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중국산 수입 한약재 현황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중국산 불량 한약재 322건을 적발 871톤을 폐기했다고 밝혔다.

임 의원이 주장하려고 했던 것은 “불량한약재 수입이 계속되고 있으니 관리를 강화하라”는 내용이었지만 한의·약계측면에서는 단순히 위해성 문제만으로 볼 수 없다는 지적이다. 2006년 4월 25일 총 중금속 30ppm 이하로 하던 것을 개별 중금속 기준으로 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이날을 기준으로 불합격 건수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안전한 한약재를 선별해 수입했다기보다 제조업체 자가품질관리로 외부 검사를 받지 않아 검사건수 자체가 줄어든 탓이다.

그러나 2008년 3월 28일부터 유해물질인증기관 검사를 거치도록 규정이 바뀌면서 불합격 건수도 대폭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6월까지 77건이 부적합 판정을 받았고 중금속과 관련된 것이 38건이며 이중 35건이 카드뮴 함량 초과다. 업체에서는 자체 내 시험과 정보를 통해 어떠한 품목이 문제라는 것을 알고 있다. 개별중금속 검사를 시행한 첫해는 이러한 정보가 부족해 저령, 세신, 황련, 속단, 백출, 애엽 등이 불합격됐다. 모두 카드뮴 0.3ppm 이하 기준을 넘지 못한 것이다.

식약청 자료에 따르면 2008년에 전호, 사삼, 육계, 사상자, 울금 등에서 카드뮴이 기준치를 초과했다. 황련, 세신과 같이 소문난 한약재 말고도 다른 것에도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업계에서 카드뮴 함량이 높다고 보는 한약재는 황련, 저령, 세신, 계지, 인동, 우술, 택사, 오약, 저령, 속단 등이다. 이 중 “오약과 속단은 기준에 맞는 것이 단 하나도 없다”고 자신하는 업계 관계자도 있다. 그런데 불합격 품목에 많이 들어 있지 않은 이유는 ‘안전한 것만 골라서 수입’했기 때문이 아니라 ‘정상적으로 수입’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상태가 지속되면 한약재 오염 파동은 어느 단체에서든지 마음만 먹으면 바로 일으킬 수가 있다는 점이다.

한 관계자는 “유통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 당연한데도 아직까지 아무런 일이 발생하고 있지 않은 게 진짜 문제”라며 “실태를 알고 개선안까지 만들어 놓았던 식약청이나, 기준을 초과할지 뻔히 아는 업체나 서로 눈치만 보고 있어 한의사들만 피해를 보고 있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위해 물질기준을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완화’하는 것이라는 부담 때문에 그저 눈치만 보고 있는 셈이다.
2006년 개별 중금속 기준을 정하면서 한약재를 ‘오염’, ‘유독’한 물질로 둔갑시켰지만 이를 더 이상 방치하면 문제 해결만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의 견해다.

민족의학신문 이제민 기자 jemin@mjmedi.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