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가의 名人을 찾아서3] 황만기 원장
상태바
[개원가의 名人을 찾아서3] 황만기 원장
  • 승인 2009.03.13 14: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webmaster@http://


“한방소아과, 블루오션으로 만들어야죠”

어린이전문한의원으로 명성이 자자한 서초아이누리한의원 황만기(39) 대표원장은 원래 한방신경정신과쪽에 관심이 많았다. 한방신경정신과를 전공해 사이코소매틱(Psychosmatic 심신질환적인)한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했으나 우연히 어린이전문 한의원에서 부원장으로 근무하면서부터 방향을 선회하게 됐다. 그가 한방소아과의 전망이 밝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양방과 경쟁해서 밀리지 않기 때문이다. “어린이진료는 전인적인 관점에서 바라봐야 하기때문에 한의학적인 관점과 잘 맞는다”면서 특히 그가 전부터 관심을 갖던 정신과분야와도 잘 접목할 수 있다고 했다.

■ 소아진료는 한의학적 관점과 잘 맞아

서초아이누리한의원에 내원하는 환자들은 최소 생후 이틀된 아이부터 나이대는 다양한 편인데 어리다고 해서 무조건 증류한약을 권하지 않는다. 증류한약의 비율이 10%도 안 될 정도라고. 대신 탕약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지 않도록 특별한 복약지도가 필요하다. 황 원장은 “여러 차례로 분복하거나 물이나 과일즙을 넣어 희석하고 미지근한 온도로 맞춰주는 등 몇 가지 팁을 부모에게 일러줘 아이가 탕약에 익숙해지면 쓴약도 별 거부감 없이 먹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곳에서는 만 2~3살된 아이에게도 일반 침을 놓는다. 한의원 공식블로그를 보면 실제 침맞는 장면을 사진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황 원장은 “처음에는 부모들도 두려움을 갖는데 치료적인 측면에서도 효과적이고 게다가 아이들이 침을 잘맞는 모습을 보면 부모들도 대견스러워한다”며 다만 아이가 두려움을 느끼지 않도록 여러 장치(다정한 말을 하거나 퍼포먼스를 통해)를 해놓는 것은 필수라고 조언한다.

황 원장은 소아과의 특성상 아이뿐 아니라 부모에게도 신경을 많이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여기에는 나름의 노하우가 있다고. 소아환자와 보호자가 온라인과 오프라인 MOT(Moment of Truth)를 가리지 않고 매순간마다 행복감을 느낄 수 있도록 신경을 많이 쓴다.

먼저 초진시에는 크고 다정한 목소리로 이름을 불러주고, 아이가 마치 병원놀이를 하는 것처럼 여기게끔 일상적인 대화를 건네면서 의료행위를 차근차근 설명해주어 안심시킨다는 것. 항상 활짝 웃는 얼굴을 유지하면서 마치 배우인 것처럼 진료행위를 퍼포먼스해 보여주는 것도 그만의 진료 노하우다. 그는 “진부한 표현같겠지만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놀이의 관점에서 진료하는 것이 부모들에게도 편안함을 느끼게 하면서 진료에 신뢰감을 쌓게 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라

한의대를 다닐 때는 교과서로만 공부하다보니 임상경험이 다소 부족하다고 느꼈던 그였다. 개원가에 들어선 이후부터는 많은 사례를 접하면서 풍부한 경험을 쌓았다. 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의료봉사활동을 하면서 발달장애아동들의 사례도 많이 접했다고 한다.

심리행동분야에 관심을 갖게되면서 각종 전문자료를 찾아가면서 연구를 해온 그는 “병증을 여러 축(생의학적, 사회적, 문화적, 신경정신적인 면)으로 바라보다보니 환자와 보호자와의 문답을 통해 병증 자체로서만이 아니라 병을 근원적으로 해석하게 됐다”면서 “이러한 과정을 통해 나뿐만 아니라 환자들도 치료과정에 만족해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아이와 더불어 부모의 마음도 더 잘 이해하고 Care하게 되면 더 큰 치료효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초아이누리한의원 환자의 대부분은 비염, 아토피 환자다. 비염이나 아토피는 완치가 어려운 분야이기 때문에 부모나 소아환자가 여러 병의원을 전전하다 온 경우가 많다. 때문에 의료인에 대한 불신감이 높아져 극도로 예민한 상태인데다 치료기대감은 더 크다. 그런 점을 컨트롤하는 것이 가장 큰 어려움의 하나로 꼽힌다. “예후를 잘 설명해줘 지속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게끔 신뢰감을 줘야 한다”고 말하는 그 역시도 “매 케이스마다 도전”이라고 말할 정도로 환자관리는 까다로운 게 사실이다.

그러나 그는 “환자를 다루는 게 쉽지는 않지만 학문적으로는 매우 흥미로운 분야라고 생각한다”는 말로 한방소아과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특히 “비염은 심리적인 스트레스가 병증과 연결돼 나타난다. 이런 부분에서 학문적인 호기심을 느낀다”며 소아과영역중에서도 비염분야를 계속 관심을 갖고 연구해볼 생각이라고 의욕을 불태웠다.

■ 레드오션의 적조를 걷자

현재 한방소아과전문을 내세우는 한의원들은 많다. 진입장벽도 높고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레드오션’으로 치부되기도 한다. 그러나 황 원장은 “생존 자체가 쉽지 않다보니 이 분야에 뛰어든다는 도전 자체가 의미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렇게(레드오션으로) 보이는 이유는 나를 비롯한 이 분야 종사자들이 힘을 다 발휘하지 못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더많은 한의사들이 도전하면서 국민들에게 한방소아과의 치료성과가 잘 알려지게 되면 결국 적조가 걷히며 블루오션이 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한의사를 대상으로 소아과질환 관련 강의(프로네시스 세미나)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는 이유도 함께 도전할 동료들을 더 많이 만들어내기 위함이다.

또 바쁜 임상의 와중에서도 그가 주변 동료들과 함께 꾸준히 책을 출간하는 이유 역시 그가 지금까지 쌓아온 학문적 성과를 한의사들과 공유하기 위해서다. 다만 개원가에서 풍부한 임상경험을 토대로 책을 출간하거나 연구논문을 발표하려면 경제적인 이득을 포기해야 하기 때문에 노력의 대가를 한의계에서 일부나마 보상해주는 것도 한의학의 발전을 위한 한 방법이 될 수 있다며 조심스럽게 제안하기도 했다. 보상장치가 있다면 임상에서도 학문적 성과가 더욱 활발해지지 않겠냐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위기의 개원가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한의사들에게 마지막으로 이런 메세지를 전했다.
“치료설계나 처방같은 구체적인 치료정보도 물론 필요하지만 최우선 과제는 마인드의 전환입니다. 한의사들 스스로가 위축된 인식의 틀, 고착화된 익숙한 습관들로부터 탈피해야 한다는 거죠. 제가 가장 하고싶은 말은 ‘Turn and Widen’입니다. 원장님, 인식을 바꾸면 행복감도 증진되고 매출도 따라 올라갑니다. 항상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자신의 처방에 자신감을 가지시길 바랍니다.”

민족의학신문 이지연 기자 leejy7685@mjmedi.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