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가의 名人을 찾아서4] 김형태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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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가의 名人을 찾아서4] 김형태 원장
  • 승인 2009.03.27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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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는 위기속에서 일어나는 것”

MPS와 사상의학으로 후배들에게 널리 가르침을 전했던 서초동 어르신어린이한의원 김형태 원장(55)은 MPS와 관련한 책을 번역하면서 제목을 아시혈요법이라 이름 붙였다. 그는 MPS라는 개념을 가져와 한의학분야에서 확장될 수 있게끔 한 일등공신이다.
그가 아시혈요법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재활의학과 수련의 출신이기 때문이다. 사상의학은 그의 전공분야가 아니었지만 MPS환자에게 약물요법을 실시하는 과정에서 각자의 사람에게 각각의 약을 처방할 수 있는 개별적인 변증방법의 하나로 사상의 변증과 치료방법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한다.

많은 후학들이 이제마선생의 의견에 주석을 달면서 독창적인 이론을 풀어갈 때 그는 다른 주석들을 배제하고 선생이 말했던 원론적인 부분에 집중해 스스로 도해를 만들었다. 이를 통해 사상의학을 자신만의 것으로 이해하게 됐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선생의 이론이 선생이 사용했던 시절에는 모르겠지만 모든 사람들한테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니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이론은 모든 것을 포괄하는 큰 시각을 만드는 것”이라며 그것이 진화의학을 공부하게 된 배경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진화의학적 관점이 내경에서 말하던 ‘우리는 소우주’라는 정의와 같다. 우주와 소우주는 언제나 교류하면서 상생한다. 외부환경과 독립돼 있는 게 아니라 사시사철의 변화, 밤낮의 변화, 세계의 변화와 마찬가지로 변화한다. 그러한 관점에서 보는 방식이 진화의학”이라고 했다.

■ 진화의학으로 영역 확대

그의 최근 강의는 MPS, 동의수세보원, 진화생리학, 마음의학(NLP, 심리학 등) 등을 포괄한다. 오랫동안 스터디그룹을 만들어 함께 공부해오면서 몇년에 걸쳐 하다보니 영역이 점점 더 넓어지고 ‘아는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다른 영역의 공부를 통해 또다른 영역을 보는 눈을 키우게 됐다.

“MPS, 사상의학, 진화생물학, 생태의학, 양생 등은 모두 한의학을 뒷받침하는 학문들이다. 한의학이라는 게 살아움직이지 못하면 박제된 의학이다. 살아숨쉬는 한의학을 하기 위해서는 독자적으로 과거에서부터 갖고 있던 우리 이론으로만 풀어내는 방법이 있고, 우리 주위에 있는 다양한 시각들을 도입해서 우리가 하는 방법을 새로 풀어내는 방법도 있다.” 그가 말하는 진화의학적 관점은 후자의 방법이다. 어떤 테크닉이나 툴에 한정해 보는 것이 아니라 확장된 개념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MPS를 예로 든 그는 “MPS는 사실 근육에 원인도 있겠지만 오히려 영양상태, 수면상태, 심리요인, 또 중력에 대한 불균형 같은 요인들도 근육통을 지속시키는 인자들이다. 이것을 없애는 게 사실 중요하다”면서 “한의학은 질환의 악화인자를 제거하는데 탁월한 의학이다. 결국 몸의 항상성의 불균형이 문제인데, 이게 한의학에서 말하는 음양과 기혈의 불균형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불균형을 조절해주는 방법으로 치료하면 MPS는 거의 완치된다”고 주장했다.

“양방의학은 병의 원인을 알고 해결하려 하지만 병이 발생하게 된 주변 환경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신경쓰지 않는다”고 양방의학의 한계를 지적한 그는 주변환경의 종합적인 원인을 찾아서 병증을 치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방법을 통해 기혈의 부조화를 조정할 수 있다며 “약이나 섭생이 제일 중요하다. 이런 방법들을 통털어 설명할 수 있는 개념이 바로 한의학에서 옛부터 말하던 ‘양생’”이라고 말했다.

그는 양생법이 한약이나 침치료의 주변부 치료라고 생각하지만 실은 반대라면서 양생이 주치료고 수가가 발생하는 치료기술들이 사실 보조치료라고 역설했다. 그가 강의를 꾸준히 하고 있는 이유도 한의사들에게 양방적 관점의 한계를 알려주고 벗어나게 하기 위함이다.

■‘마음의학’으로 몸과 마음을 치료

강의하고 있는 주요 테마중 하나인 ‘마음의학’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 계기에 대해 그는 “많은 환자를 보다보니까 한계를 느끼게 된 순간이 있었다. 어떤 근골격계 환자는 정성을 들여서 약을 쓰고 몸을 치료했지만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니까 도달할 수 없는 영역이 있었다. 마음을 바꿀 수 있는 기법이나 능력이 필요해졌다. 또 마음을 바꿔놓은 다음에 보이는 몸의 세계가 있다. 이렇게 양파껍질 벗기듯 나가다보면 안 보이던 세계가 드러난다’면서 “치료가 잘된 사람이 아니라 치료가 안 된 사람이 나를 이렇게 공부하도록 만든거죠”라며 웃었다.

NLP도 독학했다는 그는 “내가 필요하고 효과가 있고 또 잘할 수 있는 걸 찾아 공부한다. 필요한 툴이 NLP, EFT가 될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서 많은 방법들을 사용하면서 필살기로 만드는 것”이라면서 자신만의 필살기 만드는 법을 소개했다. 어쩌면 수박 겉핥기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그가 다방면의 분야를 조금씩 공부하고 있는 이유는 “한의사들이 자유롭게 학문의 영역을 넘나들며 활용할 수 있는 장을 넓혀나가고 싶다”는 바람 때문이다.
다만 그에게 자유로운 학습과 임상활용을 제약하는 족쇄가 있다. 여기에서 그는 학회들을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한의사가 사용할 수 있는 신의료기술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이론적 근거를 제공하는 논문 등 연구를 통해 국가에서 인정을 받아야 한다. 새로운 이론이나 임상기술에 대한 연구가 학회의 역할인데 현재 임상 8개학회에서는 전문의배출에만 신경쓰고 있는 것 같다. 신의료기술을 학회에서 연구해 임상가에서 쓸 수 있게 해줘야 하는데 지금은 거꾸로 된 것 같다”며 학회가 일반한의사가 전문의수보다 더 많은 개원가의 현실을 직시하고 일선한의사를 위한 기술개발에 매진해줄 것을 촉구했다.

■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

그는 최근의 한의계 위기의 원인을 이렇게 분석했다. “한의학의 주인이 한의사인지 국민인지를 먼저 생각해봐야 한다. 국민의 건강을 위해서 한의학이 있고 한의학을 전개해 봉사하는 사람이 한의사다. 국민을 주인으로 보다보면 그들이 먼저 나서 한의사들을 보호할테고 더 많은 힘을 보태줄 것이다. 또 한의업종의 관점에서 본다면, 여기서 파생된 수많은 직업군들이 있어야 상생할 수 있는 힘이 생길텐데 외연확대가 안 돼 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위기의 원인은 “변화가 오면 전체가 똘똘 뭉쳐야 하는데 각자 자신의 이득만 생각하고 변화가 왔다는 인식을 하지 못한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그 이유에 대해서 진화의학을 공부한 사람답게 이렇게 말한다.
“진화는 좋은 상황에서 일어나지 않습니다.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면서 일어나는 거죠. ‘강한 놈이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 남는 놈이 강한거다’라는 말이 있죠. 우리가 아직까지 살아남은 것을 보면 강한 사람들이기 때문이 아닐까요?”

민족의학신문 이지연 기자 leejy7685@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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