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킹콩을 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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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킹콩을 들다
  • 승인 2009.07.03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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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센 소녀들, 세상을 들다

7월은 본격적으로 더위의 시작을 알리는 달이자 새로운 서비스들이 시작되기도 해서 여러모로 많은 의미를 담고 있는 것 같다. 영화계 역시 7월은 여름방학 시즌으로 각종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봇물 터지듯이 상영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상영되는 모든 영화들이 블록버스터 영화들만은 아니다. 비록 엄청난 물량 공세 영화들의 틈새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경우가 많지만 당당하게 자신들만의 이야기를 선보이는 영화들도 있는데 이 중 <킹콩을 들다>라는 영화가 네티즌들의 높은 평점과 각종 언론의 호평으로 인해 관객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88올림픽 역도 동메달리스트였지만 부상으로 운동을 그만둔 후 시골여중 역도부 코치로 내려온 이지봉(이범수)은 가진 거라곤 힘 밖에 없는 시골소녀들을 만나고, 개성도 외모도 제각각이지만 끈기와 힘만은 세계 최강인 소녀들의 열정에 감동하게 된다. 그래서 오갈 데 없는 소녀들을 위해 합숙소를 만들고 본격 훈련에 돌입하지만 역도를 할 수 있는 기구조차 마련되어 있지 않아 맨 땅에서 대나무 봉으로 시작하게 된다. 하지만 그들은 이지봉의 노력에 힘입어 어느새 역기 하나쯤은 가뿐히 들어 올리는 역도선수로 커나가고 마침내 올림픽 금메달에 도전하게 된다.

2000년 전국체전 여자 역도부문에서 5명의 선수가 15개의 메달 중 14개의 금메달과 1개의 은메달을 휩쓴 사건을 모티브로 제작된 <킹콩을 들다>는 역도를 소재로 하는 스포츠 영화다. 그로 인해 이러한 장르의 영화들이 가지고 있는 전형적인 이야기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이 영화의 강점은 2008년에 개봉하여 많은 관객들에게 감동을 주면서 핸드볼에 대한 관심을 갖게 했던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우생순)>과 같이 실화가 가져다주는 자연스러운 감동을 중심으로 스포츠와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매우 잘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어찌 보면 새로울 것 하나 없는 영화이지만 <킹콩을 들다>는 이범수와 신인 여배우들의 연기가 자연스럽게 잘 조화를 이루며 블록버스터 영화에서 느낄 수 없는 인간 냄새를 물씬 느끼게 해준다. 또한 <킹콩을 들다>라는 영화 제목 때문에 영화 속에 정말 킹콩이 나오냐는 우스개 질문도 있을 수 있지만 이것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영화를 보면 알 수 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힘과 기, 무한 감동을 전해주었던 역도선수들의 모습처럼 <킹콩을 들다>는 일찍 다가온 더위에 미리 지쳐있는 사람들에게 시골 소녀 역사(力士)들의 힘과 기를 전해주며 감동의 도가니로 들어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상영 중>

황보성진(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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