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국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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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국가대표
  • 승인 2009.08.21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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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점프로 하나 된 상처 받은 젊은이들
마이너 운동종목에 관심 유도 … 원초적 가족애 감동 안겨

올 여름, 오랜만에 한국영화들이 할리우드의 막강 블록버스터들을 가볍게 제치면서 나날이 승승장구하고 있다. <해운대>가 현재 700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면서 2006년 <괴물> 이후 다시 한 번 1천만 명 관객동원의 신화를 일궈내지 않을까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해운대>와 더불어 여름극장가를 뜨겁게 달구며 한국영화 붐을 일으키고 있는 <국가대표> 역시 스키점프 선수들에 대한 이야기를 뛰어난 CG로 엮어내면서 많은 관객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1996년 전라북도 무주,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정식 종목 중 하나인 스키점프 국가대표팀이 급조된다. 이에 어린이 스키교실 강사 방종삼(성동일)이 국가대표 코치로 임명되고, 그의 온갖 감언이설에 넘어가 주니어 알파인 스키 미국 국가대표였으나 친엄마를 찾아 한국에 온 입양인 밥(하정우)과 나이트클럽 웨이터 흥철(김동욱), 고깃집 아들 재복(최재환), 할머니와 동생을 돌봐야 하는 소년가장 칠구(김지석), 칠구의 동생 봉구(이재응) 등이 한때 스키 좀 타봤다는 이유만으로 스키점프 선수로 나선다. 하지만 이들은 변변한 연습장도 없이 점프대 공사장을 전전하면서 제대로 된 보호장구나 스키점프복도 없이 오토바이 헬멧, 공사장 안전모를 쓰고 맨몸으로 훈련을 받는다.

국내에서는 한때 스포츠영화는 흥행에서 실패한다는 공식 아닌 공식이 있었지만 핸드볼 선수들의 이야기를 다룬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 큰 반향을 일으키면서 최근 <킹콩을 들다>를 비롯해 다양한 스포츠영화가 제작되고 있다. 이런 영화들은 주로 비인기 종목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영화를 보고 나서 해당 스포츠에 대한 관심까지 유발할 수 있다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높은 편이다. 실제로 <국가대표>는 그 누구도 관심조차 주지 않고 우리나라에 선수가 5명 밖에 없는 스키점프 팀이지만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오직 무한한 노력만으로 국제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낳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만으로 그 소임을 다했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영화 내내 스키점프 선수들의 삶을 세밀하게 그려내고 있다.

<미녀는 괴로워>를 연출했던 김용화 감독은 <국가대표>에서도 특유의 인간냄새 물씬 풍기는 이야기를 통해 관객들에게 스키점프의 매력과 가족애를 둘러싼 가슴 뭉클한 감동을 동시에 선사하고 있다. 물론 어디선가 많이 봐왔던 진부한 감동 스토리가 치밀한 구성력의 밀도를 다소 떨어뜨리지만 그 빈자리를 실제로 선수들이 스키점프를 하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킬 만큼 정교한 CG 기술이 충분히 채우면서 요즘 같이 불볕더위에 지친 사람들에게 시원함과 벅찬 감동을 안겨준다.

더 없이 아름다우면서 다이내믹한 스키점프의 매력을 맘껏 즐길 수 있는 영화 <국가대표>를 통해 대한민국 스키점프 뿐만 아니라 모든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많은 힘을 불어넣어 주었으면 좋겠다. 우리도 대한민국의 국가대표라는 자부심을 갖고 모두들 더운 여름 날씨에 지치지 말고 파이팅 합시다!!! <상영 중>

황보성진(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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