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디스 이즈 잉글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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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디스 이즈 잉글랜드
  • 승인 2009.08.28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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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영국의 속내 사실적으로 묘사
영화 속 사회문제 우리사회도 빗겨갈 수 없어

광복절에 방영된 한 TV 프로그램을 통해 외국인들 가운데는 우리나라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이 별로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 심지어 아직도 외국의 원조를 받고 있는 나라, 중국어를 사용하는 나라 등등 우리가 대한민국에 대해 충만한 자부심을 갖고 사는 것과는 달리 외국인들은 우리나라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다는 점이 참으로 가슴 아픈 일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역으로 놓고 봤을 때 우리가 바라보는 다른 나라들은 어떠한가? 아마 마찬가지 아닐까. 특히 미국이나 프랑스 같은 나라에 대해서도 실상은 자세히 모른 채 막연히 환상만 가지고 바라보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럼 영국의 경우는 어떨까? ‘영국신사’라는 기존의 이미지가 예전 <트레인스포팅>이라는 영화를 통해 약간 바뀌면서 그들의 실상을 파악할 수 있었지만 <디스 이즈 잉글랜드>는 ‘똑바로 봐. 우리가 진짜야!’라는 포스터 문구처럼 매우 리얼하게 1980년대 영국을 그리고 있다.

숀(토마스 터구즈)은 나팔바지를 입고 학교에 갔다가 놀림을 당하고, 학교 선생님에게도 야단을 맞는다. 그러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우디(조셉 길건) 일행을 만나고, 숀은 자신을 인정해 주는 그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린다. 그러다가 우디의 친구인 콤보(스테판 그레이엄)가 감옥에서 출소하게 되는데, 숀은 콤보의 이야기를 통해 포클랜드 전쟁에서 전사한 아버지를 생각하면서 점차 콤보와 가까워진다.

우리는 1980년대 초반 영국사회를 배경으로 만들어진 영화들을 본 적이 있다. 주로 경제공황 속에서 어려움을 딛고 다시 일어선 영국인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헌데 <디스 이즈 잉글랜드>는 대처 수상이 집권한 시절을 배경으로 삼으면서도 단순히 그 시대 사건을 나열하지 않고 당대를 살았던 영국인들의 진짜 속내를 직설적으로 풀어내고 있다는 점에서 이전 영화들과 상당히 다르다. 물론 왜 우리나라도 아닌 영국의 이야기를 봐야 되는가 하는 의문이 들 수도 있지만 이 영화는 1980년대 영국의 이야기에 머물러 있지 않다는 것이다. 영화 속에 표현된 사회문제는 어느 나라에나 있을 법한 이야기로 특히 현재 우리나라도 빗겨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이전 영화들과 달리 사회를 우회적으로 바라보지 않고 너무나 직설적으로 우리가 몰랐던 영국의 진짜 모습을 표현하면서 진정 이 세상을 살아가는 진리는 과연 무엇인가라는 생각을 반추케 하는 <디스 이즈 잉글랜드>는 2006년도 작품이다. 비록 우리나라에 늦게 개봉되지만 유수의 영화제에서 수상한 작지만 강한 영화이다. 특히 숀으로 출연한 토마스 터구즈의 능청 맞은 연기는 영화를 보는 작은 재미이며, 이 작품은 블록버스터 홍수 속에서 많은 생각을 떠올리게 하는 ‘작은 영화’의 매력이 물씬 묻어난다. <상영 중>

황보성진(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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