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보성진의 영화보기 -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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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성진의 영화보기 -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
  • 승인 2009.10.28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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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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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사상 처음 보는 작전으로 나치에 복수
전투장면 없는 전쟁 심리영화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
감독: 쿠엔틴 타라티노
출연: 브래드 피트, 멜라니 로랑, 크리스토프 왈츠

영화에서 감독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같은 소재도 연출이 누구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영화가 나오고, 연기를 잘 끌어내 무명배우를 일약 스타덤에 올려 놓기도 한다. 때문에 유명 감독들은 자신만의 스타일로 전세계인의 감정을 들었다 놨다 하는 묘한 힘을 가지고 있다. 그 중 1994년 깐느영화제에서 <펄프 픽션>으로 황금종려상을 거머쥐며 일약 세계적 영화감독으로 부상했던 쿠엔틴 타란티노의 작품이라면 일단 신뢰를 가져도 좋다.

<저수지의 개들> <킬 빌> <데쓰 프루프> 등의 작품을 연출하면서 정통성을 벗어난 독특한 영화미학으로 관객들에게 신선함을 전해주었던 쿠엔틴 타란티노의 신작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은 독일의 나치에 점령되었던 프랑스를 배경으로 나치에 대항하는 유태인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시기, 쇼산나(멜라니 로랑)는 가족들이 랜다 대령(크리스토프 왈츠)에 의해 몰살 당하는 상황에서 홀로 살아남는다. 또한 나치의 잔인하고 폭력적인 행태에 분개한 유태인 출신의 미군 알도 레인 중위(브래드 피트)는 그와 뜻을 함께 하는 사람들을 모아 ‘개떼들’이라는 조직을 만들어 프랑스의 한 작은 마을에 위장잠입해 피의 복수극을 시작한다. 몇 년 후 쇼산나는 극장을 운영하고, 그녀를 흠모하는 독일 전쟁영웅에 의해 나치 영화를 상영한다. 그리고 영화 상영 일에 나치의 모든 중역이 참석하는데 이 때 알로 레인의 ‘개떼들’이 몰래 스며든다.

정치적 이데올로기와는 전혀 상관없는 B급 유머의 영화들을 연출했던 타란티노 감독이 왜 갑자기 이러한 영화를 만들었을까 싶은 의문이 들기도 하지만 영화를 다 보고 난 후엔 역시 타란티노의 영화 답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은 이전의 나치와 제2차 세계대전을 다루었던 영화들과 엄청난 차이가 있다. 오히려 타란티노 감독의 영화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다는 것을 느끼며 그 누구도 상상할 수 없는 기발한 작전으로 나치에게 복수를 감행하는 것을 보면서 그의 상상력에 감탄하게 된다.

하지만 전쟁시대가 배경인데 전쟁장면은 나오지 않고, 한정된 공간에서 오랜 시간 대화하는 장면과 152분이라는 상영시간은 관객들을 지치게 한다. 물론 독일군이 유태인을 학살하거나 ‘개떼들’이 독일군을 학살하는 장면 등은 좀 끔찍하게 표현됐지만 타란티노의 팬이 아닌 일반 관객들에게는 좀 지루하지 않을까 싶다. 다만 냉혈한 랜다 대령의 역할을 한 크리스토프 왈츠의 연기는 모두가 감탄할 수밖에 없다. 그는 이 영화로 2009년 깐느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상영 중>

황보성진/ 영화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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