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인터뷰- 김현수 강남구한의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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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인터뷰- 김현수 강남구한의사회 회장
  • 승인 2009.11.11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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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성 기자

최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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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회 이상의 역량 역할 요구 받아
김현수 강남구한의사회장은 분회가 가진 조직적 기능과 역할을 다할 때 진정한 소통과 헌신이 생긴다고 강조했다.
분회 이상의 역량 역할 요구 받아 
소통과 헌신이 내부역량 강화요인

강남구한의사회는 지난 몇년 간 한의계 내 모범 분회로 정평이 났다. 활발한 봉사활동은 물론 2008년에는 강남구청과 공동으로 진행한 금연사업이 성공을 거뒀다. 한의원 100여 곳이 금연캠페인에 동참 중이니, 지역사회로부터 호평이 흘러나올 수밖에 없다.

새터민들을 위한 상시 진료봉사에도 강남구한의사회는 적극 참여하고 있다. 분회가 가진 역량과 역할 그 이상을 소화하고 있는 셈이다. 4년여 간 강남구한의사회를 이끌고 있는 김현수 회장을 지난 11일 만나 지역사회 봉사활동과 한의계의 여러 현안에 대해 의견을 들어봤다.

“우리가 흔히 분회라고 할 때 회는 모일 회(會)를 뜻하잖아요. 분회장을 맡으면서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줄곧 생각해 왔죠. 결국 좋은 분회란 좋은 만남이 있고 좋은 사람이 있어 좋은 정보를 서로 공유하는 곳이란 생각이 들더군요. 분회가 이런 기능과 역할을 다할 때 회원들 사이엔 소통과 헌신이 자연스레 생기고 내부적 역량은 절로 강화될 겁니다.”

김 회장이 말하는 분회의 의미다. 맞는 말이지만 실천이 어려운 대목이다. 오죽하면 한 시인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섬이 있다. 그 섬에 가고 싶다고 읊었을까. 헌데 강남분회가 모범생 평가를 받는 걸 보면 김 회장은 자신의 철학을 행동에 옮긴 모양이다. 사실 강남분회 소속 회원은 500명을 넘어설 만큼 규모가 크다. 말이 분회이지 분회가 아닌 셈이다. 그래서 한의계 내부로부터 적잖은 기대와 주목을 받고, 어떤 일을 수행할 때 나름대로 말 못할 고충(?)도 있다고 한다.

강남구한의사회 회원들이 구민을 상대로 금연 시술을 벌이고 있다.  
내부 기대를 염두에 두고 김 회장은 2007년 4월 임상강좌를 열었다. 임상강좌 내용은 진료현장에서 적용 가능한 임상기술과 한의원 경영능력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실사구시를 지향한 것이다. 반응이 뜨거웠다. 우수한 내용 뿐 아니라 사전 등록비를 1만원으로 책정했기 때문이다. 님도 보고 뽕도 따는 격이니, 수강생이 몰리는 건 당연지사다.

그럼 왜 하필 만원일까. 김 회장은 “입금 내역을 알아야 사전 접수자가 대략 몇 명인지 파악이 가능하고 이에 대한 대관 문제나 교재 배부가 가능하기 때문이지 사실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환하게 웃는다. 그는 이어 “당시 네트워크 한의원 원장을 초빙해 MOT(Moment of Truth) 마케팅 기법과 고객관리 요령 등 경영 관련 강의, 학회에서만 일부 발표된 정안요법 등을 세미나로 구성해 훗날 한의계에 보급시켰던 일이 기억에 남는다”고 덧붙였다.

‘가족의 밤’ 행사 내부적 평가 우수
당일 200여명 참석, 역대 최다인원

▲ 가족의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고, 노한의사가 악기를 연주하며 감흥에 젖어있다.

최근 열린 ‘가족의 밤’ 행사에 관해 김 회장은 이번 행사가 기자의 시각(본지 733호 현장수첩)과 달리 예상보다 적은 비용으로 알뜰하게 진행됐으며 10월31일 행사 당일엔 200명 이상이 참석해 역대 분회행사 중 최다 인원을 동원한 성공적인 행사였다고 설명했다.

“대부분 부부동반이었어요. 참 인상 깊었습니다. 등반대회나 체육대회도 진행해 봤지만 참여율을 높인다는 게 무척 어려운 문제였거든요. 물론 이번 행사에 부족한 점도 있고 하필 비까지 와서 아쉬움이 남지만 회 원들 단합과 애회심을 기른다는 취지는 잘 살렸다는 게 대체적인 평입니다.”

김 회장은 인터뷰 내내 회원 간 결속을 강조했다. 소통의 중요성 때문이다. 아무리 숫자가 많아도 규모가 커도 모래알 집단은 어떤 일도 해내기 어렵다. 강한 내부 결속력 때문에 대사회 발언권이 높은 경우를 우리는 현실에서 곧잘 목도하기에 그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 진다.

“처음 분회장을 맡았을 때보다 회원 수가 많이 늘었어요. 회원을 일일이 만나 진솔한 대화를 나눠야만 하는데 이게 생각처럼 쉽지는 않아요. 그래서 홈페이지 활성화, 이메일을 이용한 뉴스레터, 회보 제작, SMS 서비스(그는 이를 ‘소통의 4대 축’이라고 부른다.) 등을 적극 도입했는데 아직 미흡한 점이 많아 회원들에게 미안할 따름입니다. 회원들의 공동체 의식이 한의사 공동목표를 낳고 목표 실현을 위한 행동력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내부 단합은 조직의 동맥과 같아요.”

조직이 발전할수록 의무와 역할은 비례
한의사 사회적 위상 옛날과 사뭇 달라

김 회장은 삼성동에서 줄곧 한의원을 운영해 왔다. 한의협 무임소 이사이기도 하다. 한의계 현안과 향후 과제에 골똘할 수밖에 없다. 그의 입에선 조직의 책임론이 흘러나왔다.

“어떤 조직의 규모와 기능이 커지면 그와 비례해 사회적 요구도 커지기 마련입니다. 한의협도 마찬가지죠. 과거처럼 회장 운영이사 등 몇몇이 이끌어 가기엔 조직이 크게 성장했어요. 이제는 역량 있는 일선 한의사들이 운영위원회나 T/F팀 같은 활동에 적극 참여해 한의계 발전을 더욱 앞당겨야 할 것입니다.”

김 회장은 후배들에게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 전국구 수재들로 일컬어지던 한의대 후배들이 5~10년 후면 사회의 구심축이 될 것이고, 이들이 본격적으로 나서면 한의계는 발전할 수밖에 없다고 믿기 때문이다. 다만 몇년 간의 공백이 문제다.

“선배 한의사들이 몸을 던져서라도 기회의 터전을 다져야 합니다. 한의계가 지금 당장은 어렵다 하더라도 한의학 미래는 분명 밝아요. 한의사 모두가 임상현장에서 최선을 다하면 길이 보일 겁니다.”

한 역사학자는 현재와 과거의 대화가 역사라 했다. 뜻 있는 한의사들이 전통과 통섭하며 오늘을 부단히 가꿔가면 분명 김현수 회장의 예측은 들어맞을 것이다. 오늘은 어제가 되고 미래는 또다른 오늘이 될테니까.

<취재후기>

인터뷰 전, ‘가족의 밤’ 행사와 관련한 기자의 보도에 관해 김현수 회장과 잠시 대화를 나눴다. 김 회장은 “모르는 사이도 아니고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느냐? 섭섭하고 불쾌하다”는 말 대신 기사의 의도가 무엇인지, 기자 입장에서 ‘가족의 밤’ 행사를 어떻게 느꼈는지를 먼저 물어보았다. 기자 앵글과 사실 사이엔 다소 차이가 있다는 점을 설명하면서 교감대를 넓히려 애쓰고 시종 진지한 자세를 보였다.

설령 사전취재를 했을지라도, 행사 당일 현장을 챙기지 않은 기자는 내심 미안했다. 행사 내용이 예상과 달리 치러졌다면 응당 자기 부정이 될지라도 현장수첩 내용과 달리 행사가 이러저러하게 치러졌다고 보도했어야 옳았다. 기자에게는 끊임없는 현장 확인이 생명인데, 기본을 놓쳤으니 김 회장 질문에 궁색해 질 수밖에 없었다. 기사는 생물이기에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를 수 있고, 관점도 상황 변화에 따라 달라지기 마련이다. 혹시 기자의 불찰이 분회 활동에 누를 끼쳤다면 너른 아량에 이해를 구한다.

이번 일을 계기로 기자 역시 한동안 잊고 지낸 “기사는 발로 쓴다”는 초심을 다시 집어들게 됐다. 고마운 일이다. 인터뷰를 끝내고 김 회장과 헤어지면서 초심을 잃지 않고 한의계 발전을 위해 좋은 기사를 양산하겠다는 생각이 가슴 속에 스며들었다.

최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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