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갑섭 행림서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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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갑섭 행림서원 대표
  • 승인 2010.01.18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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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성 기자

최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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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방촬요 출간 필생의 숙원사업”
이갑섭 행림서원 대표

“삼방촬요 출간 필생의 숙원사업” 

한의계 학술적 풍토 마련을 위해 삼대에 걸쳐 한의학 누리사랑을 온몸으로 실천하고 있는 이가 있다. 바로 이갑섭 행림서원(杏林書院)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행림서원은 이갑섭 대표의 조부 故 이태호 선생이 1923년 서울 안국동에서 한의서 출판업을 시작하면서 지금까지 한의계와 오랜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행림서원은 그동안 <침구경험방> <향약집성방> <사암도인침구요결> 등 40여 편의 비중 있는 의서들을 출판했다. 행림의 더 중요한 가치는 한의서를 본격 출판하면서 고의서 대량 공급체제가 구축됐다는 점이다. 그동안 의서가 소량의 필사본 형태로만 제작돼 한의사들에게 전해지다 보니 고의서를 마음껏 공부하는 일조차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갑섭 대표는 “고전의서들을 찾아내 보존과 계승의 가업을 잇는다는 점과 오늘날 한의계에 학술적 풍토를 함양하는데 일정 부분 기여했다는 점에 자부심을 느낀다”며 “아마 조부 때부터 한의계가 행림에 보여준 변함 없는 사랑과 신뢰가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의학에 대한 진한 애정을 자랑하는 그이지만, 이 대표에겐 한의계와 남다른 인연을 자랑하는 사연이 숨어있다.

3대에 걸친 고전의서의 보존과 계승의지
한의계 학술적 풍토 함양 기여에 자긍심

이 대표는 사실 20여 년 전 행림출판사를 설립해 국내 최초의 밀리언셀러 김홍신의 ‘인간시장’을 비롯해 ‘마드모아젤’ 등 유명 서적과 잡지를 출판해 출판계의 거목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새홍지마라고 할까? 노조파업으로 이 대표는 출판사를 정리해야 할 정도로 사운의 위기를 맞는다. 그러던 중 우연히 故 홍원식 교수의 충고가 그를 한의계로 복귀시켰다. 홍 교수는 이 대표에게 “왜 여기서 이러고 있느냐? 조부와 선친의 뜻을 따라 어서 처음에 있던 자리로 돌아가라”는 말을 전했다고 한다.

이 대표는 “당시 그의 말을 듣는 순간 머리를 한 대 맞은 듯한 충격을 받았다”며 “내가 있어야 할 처음의 자리가 결국은 한의계라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잠시지만 그는 그간의 외도(?)를 보상하려는 듯 고전 의서와 한의사들이 개인적으로 만든 의서를 출간하는데 온 힘을 다했다.

특히 2007년 8월에 조부가 생전에 산더미처럼 모아놓은 원고더미 속에서 송시열(宋時烈) 선생의 ‘삼방촬요’를 찾아내는 성과까지 일궈냈다. 이 대표는 이제 남은 인생을 한의서 복원에 힘쓰고 싶다는 뜻을 표했다.
“우선은 <삼방촬요>를 국역해서 그 책이 팔리든 안팔리든 한의계에 제공할 계획입니다. 그 다음에 좀 더 욕심을 낸다면 <향약집성방> <동의보감> 등을 고급스러운 한지로 제작해 원형의 맛을 재현하는 것이 행림과 저의 마지막 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최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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