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 우리과학] 신기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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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 우리과학] 신기전
  • 승인 2003.04.21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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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로켓 ''신기전'' 높은 과학기술력 돋보여
발사각도 사정거리 자유롭게 조정, 정확한 조준 자랑

문헌에 기록돼 전해오는 로켓 중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로켓은 1232년 중국에서 사용된 ''飛火槍''이다.

''비화창''은 글자 그대로 ''날아가는 불 창''이란 뜻이다. 창의 앞부분에 매달아 놓은 통에 화약을 넣고 발사하면 통속의 화약이 맹렬히 타면서 연소가스를 뒤로 분출하게 되는데, 그 반작용으로 앞으로 날아가는 것이다. 목표물에 도착한 로켓이 터지면서 불을 퍼지게 하여 목표물을 불태우는 것이 고대 로켓무기들의 임무였다.

이처럼 화기의 효능을 정확히 인식하고 있던 중국인들은 오랫동안 화약의 제조법을 극비에 붙여 그 기술의 국외유출을 엄격히 통제하였다. 이는 화약의 성분인 유황 목탄 염초의 세가지 중 유황과 목탄은 비교적 쉽게 얻을 수 있었지만, 염초만은 화학적 기술로써 제조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대륙이 원과 명의 교체기를 맞이하여 화약제조기술에 대한 감시가 소홀해지자 그 틈을 타서 우리나라는 화약의 제조법을 습득할 수 있게 되었다. 염초의 제조법을 알아내기 위하여 여러 사람의 노력이 경주되었지만, 최초로 실용성 있는 염초의 제조법을 습득한 사람은 고려의 최무선이다.

중국처럼 고려에서도 화약의 제조법에 관해서는 각별한 보안조치를 하였다. 화약장이라는 화약제조 기술자는 국가가 관리하였으며, 특히 적대국인 일본이나 여진으로의 유출을 예방하기 위하여 여러 가지 조치가 행해지기도 했다.

고려가 본격적으로 화약과 더불어 화약병기의 자체 생산단계에 들어가게 된 것은 우왕(禑王) 3년(1377) 10월 최무선의 건의에 의해 화통도감이 설치면서부터다. 따라서 고려가 동양권에서는 중국에 이어 두 번째의 화기 보유국으로 등장하게 된다.

고려가 화통도감을 설치한 것은 왜구의 창궐을 격멸하려는 의지와 함께 국가기관으로서 화약병기 제조기술의 보안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이었다. 이에 따라 화기·총통 등 다양한 무기개발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지게 된다.

그 당시 제작된 무기 중 로켓과 비슷한 무기는 ''火箭''과 ''走火''라는 것이 있는데, 불화살로 불리는 ''화전''은 화살의 앞부분에 솜을 매달고 쏠 때에는 기름에 묻혀서 불을 붙인 다음 화살로 쏘는 것으로, 로켓의 원리가 도입된 것은 아니지만 목표물을 불태우거나 적을 혼란시킬 때 사용한 火器이다.

반면, ''주화''는 화살의 앞부분에 화약이 들어 있는 약통(로켓 추진기관)을 매달아 점화선을 이용하여 약통 속의 화약에 불을 붙이면 불을 뒤로 뿜으며 날아가는 것으로, 목표물을 불태우거나 살상용 혹은 적을 혼란시킬 때 사용한 火器이다.
따라서 ''주화''는 국내 최초의 로켓이며, 세계에서도 4번째로 개발된 것이다.
이후 보다 더 발달을 거듭하면서 ''신기전''과 ''신기전 火車''의 개발로까지 이어진다.

신기전은 목판·금속활자 자격루 거북선 등과 더불어 한국의 위대한 발명품이자 발전된 과학기술을 상징한다.

신기전은 ''주화''를 1448년(세종30년) 성능을 2∼3배 가량 개량한 것으로, 대나무 화살의 앞부분에 쇠촉을 달고, 그 뒤쪽에 원통형의 종이약통을 부착하여 불을 붙이면 발사되는 병기이다.

설계도는 1474년 편찬된 ''국조오례서례'' 병기도설에 자세히 기록되어 있으며, 설계도는 세계에서 남아있는 가장 오래된 로켓설계도로서, 우리나라의 고대 로켓이 지난 83년 헝가리에서 열린 제34회 세계우주항공학회(IAF)에 소개되어 세계적으로 공인 받은 것이다.

신기전은 심지불을 붙여 화약을 채워 넣은 발화통과 약통을 쏘아 목표물을 맞추면서 폭발하게 되어 있다. 발화통 속의 폭탄은 자동 폭발하게 돼 있고 반경 50m이내 지역에 집중공격이 가능하여 파괴력이 대단하다.

그 구조는 화약과 쇳가루를 종이에 싼 폭탄인 발화통과 현대 로켓의 모터와 원리가 똑같은 추진제통(약통), 그리고 방향을 유지해주는 안정막대로 구성된다. 안정막대 끝에는 깃털이 붙어있다.

발사 원리는 점화선에 불을 붙이면 화약과 숯(연료)이 들어있는 추진제통이 타면서 강한 가스를 내뿜는다. 분사되는 가스의 반사작용으로 폭탄이 발사되며, 추진제통의 불이 폭탄에 인화되면 터진다. 특히 안정된 반탄 충격 흡수능력을 갖춘데다 발사각도와 사정거리의 조정도 가능하여 정확한 조준능력을 자랑한다.

신기전 화차는 신기전의 발사각도를 0°에서 43°까지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어 높은 국방과학기술력을 엿보게 한다. 또한 수레바퀴가 달려 있어 이동이 자유로웠으며, 전투능력에서 탁월했다.

신기전의 종류로는 대신기전, 중신기전, 소신기전, 산화신기전 등이 있는데, 중신기전과 소신기전은 주로 로켓발사틀인 신기전기에서 발사되었다.

발사할 때에는 신기전기가 실려있는 화차의 발사각도를 조절한 뒤, 신기전 약통에 붙여진 점화선을 한데 모아 불을 붙이면 발사되었다. 신기전의 사정거리는 중신기전이 50m, 소신기전이 100m 가량이다.

이예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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