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레인지에 쓰이는 마이크로파(파장 약 12cm, 주파수 2천4백50MHz)는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다. 마이크로파가 음식을 데우는 기본 원리는 共鳴이다. 전자레인지로 익힐 수 있는 음식은 수분을 함유해야 한다. 마이크로파는 대부분의 물질을 그냥 통과하지만 마이크로파 진동수와 공명을 일으키는 물질을 만나면 물질에 흡수돼 음식을 익힌다. 그런 물질 중 으뜸은 물이다. 다음으로 지방, 탄수화물, 단백질 순으로 마이크로파를 흡수한다. 따라서 수분과 지방을 많이 포함된 부분이 먼저 뜨거워지고 다른 부분은 뜨거워진 수분의 전도에 의해 데워진다고 할 수 있다.
물분자는 마이크로파의 에너지를 잘 흡수한다. 전자레인지에서 사용하는 마이크로파의 에너지는 물 분자의 회전 에너지 간격과 정확하게 같아서 공명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마이크로파의 에너지를 흡수한 물 분자는 빠른 속도로 회전을 하다가 옆에 있는 다른 분자들과 충돌하면서 그 에너지를 전해주기 때문에 음식이 뜨거워지게 된다.
주방에 있는 그릇 중에는 전자레인지에 사용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이 있다. 종이, 유리, 세라믹등으로 만들어진 그릇이나 도자기류, 전자레인지에 넣어도 되는 열에 강한 플라스틱 그릇은 마이크로파를 흡수하지 않고 투과시킨다. 따라서 전자레인지에 사용해도 그릇이 가열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금속의 경우는 이야기가 다르다. 금속은 거울처럼 마이크로파를 반사한다. 금속 그릇에 음식을 담아 전자레인지를 가동시키면 마이크로파는 그릇 표면에서 반사되면서 금속의 전자를 떼어낸다. 따라서 금속으로 된 그릇을 넣으면 스파크가 일어나고, 전자레인지의 마이크로파 생성 장치(마그네트론)에 너무 많은 전류가 흐르게 되기 때문에 화재 발생의 원인이 된다. 에너지를 반사해버리니 그릇속의 음식물이 데워지지 않음은 물론이다.
따라서 은박지나 알루미늄 포일, 금이나 은으로 장식된 그릇 등 금속성 그릇이나 포장물은 마이크로파가 반사되어 빛이 나거나 스파크가 일어난다. 열에 약한 프라스틱이나 유리그릇, 비닐 등도 오래 작동할 경우 변형되거나 파손될 수 있다. 그리고 식품의 부위에 따라 수분량이 달라 가열온도차이가 생길 수 있으므로 골고루 데우기 위해 회전하도록 되어 있다. 그릇 때문에 회전판이 멈추지 않도록 해야 한다.
나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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