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위키칼럼 & 메타블로그 - 몰락한 사회주의자에서 고전에 집착하는 한의사를 본다
상태바
한의학 위키칼럼 & 메타블로그 - 몰락한 사회주의자에서 고전에 집착하는 한의사를 본다
  • 승인 2012.06.07 13: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임정태

임정태

julcho@naver.com


언젠가 진중권은 트위터에서 자칭 사회주의자들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자칭 좌파라고 하는 사람들은 사회주의를 증명해야 하는 명제가 아닌 증명할 필요가 없는 그 자체로 이미 완벽한 공리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그것은 그들 안에서 통하는 것이지, 좌파 밖에서는 공리가 아니다. 좌파가 아닌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왜 그것이 옳은지 증명해보여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자기들 안에서 먹히던 논증방식은 먹히지가 않는다.

하지만 좌파 안에서 그것을 대중에게 증명해야 한다거나, 사회주의는 이미 현실에서 실패한 정치방식이니 유럽식 사민주의로 가자고 주장하는 사람에게는 반동, 반공주의자라는 딱지를 붙인다.

결국 그 안에서는 목소리가 크고 가장 강경한 사람이 이기게 되어 있다. 논증을 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외적인 요소의 침입을 막으려고 하는 것이다.

사유의 북조선화 현상이다. 자신이 있으면 과감히 밖으로 나가고 내부로 이질적 요소들을 흡수해야 한다. 독서를 할 때는 다양하게 해야 하는데, 사회주의자라 해서 항상 자기들 문건만 돌려보니까 결국 폐쇄회로에 갇힌 사이비종교처럼 된 것이다. 이질적인 생각들과의 대결 속에서 자기의 사유를 단련시켜야 한다. 그래서 진중권은 말한다. 자칭 사회주의자라는 사람들에게 세 가지 질문을 던져보고 싶다고.
① 당신들이 말하는 사회주의란 무엇인가?
② 오늘날 과연 대중이 사회주의를 원하는가?
③ 원하지 않는다면 그건 그들이 무지하기 때문인가?

종교는 믿음에서 출발하나 과학은 회의에서 출발한다. 사회주의에 대한 종교적 신앙은 가슴에 품고, 현실에 나와 활동하려면 회의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래야 사회주의가 공리로서가 아닌 명제로서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

이것을 「황제내경」과 「동의보감」으로 대표되는 고전에 집착하는 사람들, 철저하게 고전이 옳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로 바꿔 생각해보면? 고전에는 오류가 없으니 고전으로 돌아가라고 하는 사람들은 고전의 내용을 증명되어야 하는 명제가 아닌 증명할 필요가 없는 그 자체로 이미 완벽한 공리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그것은 그 한의사그룹 안에서 통하는 것이지, 그 밖에서는 공리가 아니다.

그들이 아닌 대다수의 의료인과 환자들에게 왜 그것이 옳은지 증명해 보여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자기들 안에서 먹히던 진료와 논증방식은 먹히지 않는다. 하지만 한의사들 안에서 왜 한의학이 효과가 있는지, 고전이 어떤 효용이 있는지 대중에게 증명해야 한다거나 고전에만 의존하여 환자들에게 설명하고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은 이미 현실에서 외면받는 진료방식이니 서양의학의 지식과 연구방법론을 어느 정도 흡수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에게는 고전을 제대로 모르기 때문이라는 딱지를 붙인다.

의학공부를 할 때는 다양하게 해야 하는데, 한의사라 해서 맨날 고전만 돌려보니까 결국 폐쇄회로에 갇힌 사이비종교처럼 된 것이다. 이질적인 생각들과의 대결 속에서 자기의 사유를 단련시켜야 한다. 그래서 나는 묻고 싶다. 자칭 고전으로 돌아가라는 사람들에게 세 가지 질문을 던져보고 싶다고.
① 당신들이 말하는 진정한 정통 한의학이란 무엇인가?
② 오늘날 과연 대중이 ‘그러한 방식의’ 정통 한의학을 원하는가?
③ 원하지 않는다면 그건 그들이 무지하기 때문인가?

종교는 믿음에서 출발하나 과학은 회의에서 출발한다. 한의학과 고전에 대한 종교적 신앙은 가슴에 품고, 현실에 나와 활동하려면 회의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래야 한의학이 공리로서가 아닌 명제로서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

지구상 마지막 남은 정통 사회주의 국가인 북한이 현재 최악의 국가임을 보여주며 스스로 사회주의의 시대는 끝났음을 보여줬다. 고전이 절대적 권위를 누리던 시대는 끝났다. 수많은 환자들이 한의학을 외면하는 것이 그것을 보여준다. 이제 변해야 한다.

몸을 이해하는 방식이 서양의학과 다를 수는 있다. 그리고 다른 방식의 접근이 실제로 환자들에게 치료 효과가 있다는 것이 조금씩 동서양의 연구자들에게 논문을 통해 증명이 되고 있다. 하지만 논문을 통해 증명되었다고 해서 그것이 수천년 전의 고전의 설명방식이 옳으니 그 방식대로 환자들에게 설명해야 하고 그 방식대로 진료해야 함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지금 한의학이 대중에게 외면받는 것은 포스트 황제내경, 포스트 동의보감시대를 이끌어나갈 새로운 패러다임이 아직 정립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말 다행인 것은 지난 10년간 한의계에 수많은 논문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너네 근거 대봐라 하면 우물쭈물 하면서 아무 말도 못했지만 이제는 상당히 많은 질환에서 아쉬우나마 근거를 제시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앞으로 10년 뒤에는 자신 있게 근거를 제시할 수 있는 질환이 더 많아질 것이다. 

고전이 아니라 논문을 근거로 의사들과 대중에게 한의학의 치료효과를 설명하는 한의사들이 많아질수록 한의학의 가치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고 누구도 반박하기 어려울 것이다.

임정태 / 이제마뛰어넘기
근거중심 한의학을 추구하는 한방내과 전문의 (http://blog.naver.com/julcho)

이 지면은 온라인상에서 한의학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한의학 위키’와의 제휴로 만들어집니다. 더 많은 한의학 칼럼들이 www.kmwiki.net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한의학 위키 필진으로 생각이 젊은 한의사, 한의대생 블로거들의 많은 참여를 기다립니다. 참여를 원하시면 임정태 씨 메일(julcho@naver.com)로 보내주세요.  <편집자 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