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국 칼럼] 깜깜한 한방, 변증치료로 투명성을 확보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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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국 칼럼] 깜깜한 한방, 변증치료로 투명성을 확보하자!
  • 승인 2003.09.05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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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임상을 하고 서로 이야기를 할 때 어떤 병에 어떤 처방을 썼더니 나았다는 말을 한다. 그러나 그 병의 증상이 寒證인지 熱證인지 脈象이 어떠하였는지 또 나아가서는 병의 원인이 무엇이었는지 등에 대하여는 별다른 언급이 없는 경우가 많다.

우리 한의사들은 그래도 말하는 사람이 표현은 하지 않고 있지만, 나름대로 병인은 확실히 모른다 하더라도 辨證을 하고 자기의 경험을 살려서 치료했으리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일반인들은 설사 병이 나았다 하더라도 한의사의 명확한 설명이 없으면 마음속으로 한의학을 깊게 신뢰할 수 없게 된다. 만약에 병이 낫지 않으면 자신이 속았다고 생각할 것이다.

더구나 현대인들은 서양과학의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설사 우리가 한의학용어로 아무리 잘 설명한다고 하더라도 환자들이 잘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의사가 병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다면 설사 환자가 말은 알아듣지 못하지만 마음으로 한의학을 믿게 될 것이다. 그런데 환자가 많고 또 환자가 알아듣지 못한다고 하여 아예 설명을 하지 않으면 국민은 우리와 점점 멀어질 수밖에 없다.

왜 우리는 환자에게 할 말이 적어지는가? 아마 辨證施治를 하지 않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변증시치를 하겠다는 생각이 투철하면 원인의 규명에 철저하고 辨證이 확실하면 한방용어가 아니더라도 여러 가지로 설명을 할 수 있지 않은가?

이렇게 변증시치를 한다면 얼마든지 자신의 진료부를 공개할 수 있고 임상결과를 공개할 수도 있다. 물론 변증시치는 어렵다. 그러나 하려고만 하면 누구나 할 수 있다. 잡다한 치료 기술에 너무 현혹되지 말고 다같이 변증시치를 하여 한의학의 정통성을 확립하자!

함소아연구소장
전 경희대 한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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