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국 칼럼] 열감기에 아직도 辛溫한 약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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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국 칼럼] 열감기에 아직도 辛溫한 약인가요?
  • 승인 2003.10.06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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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전문지 기자에게 한의사들이 감기를 치료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는 소리를 듣고 매우 충격을 받았다. 물론 경험이 많고 연구를 열심히 하고 있는 한의사들은 아주 어려운 난치병들도 잘 치료하고들 있으므로 문제가 없겠지만 아직 임상 경험이 적거나 연구가 부족한 사람에게는 있을 수 있는 일이다.

한방에서 감기라 하면 체력이 약해졌을 때 차가운 풍한이 침입하여 생기는 병으로 복고 전통적으로 신온한 약을 많이 썼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은 고기를 많이 먹지 않고 육체노동은 많아 체질이 냉하였으므로 그랬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육류나 유제품의 소비가 매우 많이 증가하였고 대신 육체노동의 감소로 에너지 소모는 반 이하로 줄었다. 그러므로 현대인이 양허로 오는 감기는 적고 대신 기분이나 혈분에 열이 많아서 오는 감기가 많아졌다.

필자가 직접 한의원에서 쓰는 감기약을 물어보았더니 아직도 삼소음 패독산 소청룡탕 류를 적지 않게 쓰고 있는 것 같다. 패독산은 기가 평한 약이 같이 들어가 있지만 血分, 氣分의 열을 떨어뜨리는 약이 없다. 그리하여 열감기에 연교나 금은화 등을 가미하기도 하지만 아예 갈근해기탕이나 가감시평탕(박인상 교수님 처방으로 백작약 석고가 들어있음)같은 약을 쓰는 것이 낫지 않겠는가?

그리고 병이 더 깊어져 비염이나 기관지염이 되었다면 청금강화탕 같이 석고 황금 길경 지각 전호 등의 차가운 약에 반하 진피 패모 과루인 행인 복령 등의 거담제를 쓴다면 설사 병이 금방 낫지는 않겠지만 환자에게 시달릴 이유가 있겠는가? 여하튼 반드시 변증시치를 해야겠지만 현대인은 음이 허하여 열이 많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임상을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함소아연구소장
전 경희대 한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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