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규 2기 집행부에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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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규 2기 집행부에 바란다
  • 승인 2004.03.26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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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규 한의협 회장이 재선됨으로써 앞으로 2년간 다시 한의협호의 키잡이 역할을 하게 됐다.

단명에 그쳤던 지난 10여년 간의 한의협 회장 직책이 다소 안정화되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비록 회장 출마자가 단수후보여서 안 회장의 당선은 지난 2년간의 회무를 그대로 인정한 것은 아닐지라도 대과 없이 회무를 이끈 데 대한 평가가 아닌가 한다.

그렇다고 안 회장의 재선 성공을 단순히 대과가 없었다는 말 한 마디로 단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한 집행부의 활동을 그처럼 단순화시키는 것은 무책임에 가깝다. 한 집행부가 2년간 활동을 했다면 거기에는 분명 잘잘못이 따라붙게 되어 있듯이 평가는 냉정해야 한다. 그래야 다음 2년의 길잡이가 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평가는 없다. 평가를 안 하는 게 아니라 평가를 유보하고 있다고 해야 옳다. 한의계에 평가할 만한 주체가 없는 탓도 있지만 침묵을 가장 가혹한 평가라고 인식하는 정서가 내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부득이 평가는 집행부 스스로 하는 수밖에 없다. 숨어있는 민심을 읽어야 한다는 뜻이다.

침묵하는 회원의 정서가 무엇인지는 딱히 꼬집어 말할 수는 없다. 다만 일정한 흐름은 감지할 수 있다. 한의사의 정서는 직업인으로서의 정서가 우선적일 테지만 한의사도 국민의 한 사람이며, 사회 구성원의 일부라는 점에서 보면 사회의 흐름과 한의사의 정서 내지 사유패턴을 따로 떼어 사고할 것도 아니다. 이 점에서 보면 한의사 세계는 거대한 변화의 흐름을 타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한의사는 눈에 띄지 않게 다양성과 합리성을 추구하는 사회적 가치를 끊임없이 수용해오고 있다. ‘한의학적’이라 하면 통용되던 시대는 지났다. 한의협 정책도 상식을 벗어날 때는 단호히 아니라고 주장하는 한의사가 늘었다. 한의사의 의료행위도 뚜렷한 근거가 없으면 인정받을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인정받지 못하는 정도가 아니라 인접 직능의 견제와 의료소비자의 제소를 피할 길 없다. 시민의 참여도 두드러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정책의 대상과 폭도 엄청 확대됐다. 로비로 될 일이 아니다. 전문의제도와 같이 한의사간 이해가 대립하는 사안도 마찬가지다.

시대는 변하고 있다. 회원도 변하고 있다. 사회와 소통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시대를 살고 있다. 한의협 집행부도 이 점을 직시하여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안재규 회장은 대과 없음에 만족하지 말고 그간의 회무활동을 재점검한 뒤 우선 신 집행부 구성부터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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